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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까다의 창작집(3) - 묘수풀이집-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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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1월 10일) - 사까다의 창작집(3) - 묘수풀이집-8
11월 8일.
밤 9시 11분.
창을 열고 사까다의 珠玉詰碁 꺼내본다. 어두운 밤이니 알맞다. 사까다의 묘수집을 즐기면 좋은 시간이다. 문제가 대체로 예리해서 밤을 배경으로 보면 그도 괜찮은 맛이리.
아까 낮에 봐 두었던 문제가 어디 있더라? 여기 있군.
p. 159에 154번째 문제로 있다. 제목은 별로 재미가 없군. 起死回生. A급 문제다.
문제-1
하나 더 볼까. 173번째 문제로 ‘패의 기술’이 있다. 이건 B로 분류되어 있군.
188번째 문제로 痛快가 있군. B급. 실전에서 얻었군.
114번째 문제 하나 더 하자. C급인데 어렵다.
문제의 이름은 우상귀부터인데, 나는 그만 좌상귀부터 풀었다. 눈이 왼쪽에 먼저 갔다. 요즘 내가 변했나. 우상귀 아니면 좌하귀를 대상으로 묘수풀이는 실려있지 않던가? 대개의 묘수집에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이 잘 잡히지 않는군.
프로들의 손에서 떠나지 않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묘수집이다. 묘수풀이를 멀리하면 곧바로 감각이 무뎌진다. 수를 읽어도 멍하고, 대국에 임하여 집중하기에도 힘이 든다. 아마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누구나의 연구실에도 가보면, 셋 중의 하나로 시간이 지나간다. 대국. 복기. 묘수풀이.
아, 물론 가벼운 일상잡화야 어찌 떠나랴.
내일 아침 뵙겠다. 밤 9시 38분.
11월 10일 새벽 5시 28분.
나에게 사까다는 특이한 시간이었던가 보다.
그의 귀수묘수와 그의 妙 시리즈를 다룬 것이 이번 독서일기의 첫째.
바둑에서도 헤게모니 개념을 써야만 하는가. 그러나 나에게 자아와 타자, 내면화, 인식의 울타리로써 일본의 어느 기사, 또는 어느 신화가 주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겠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나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져 있을 것이다. 그 또한 부정할 필요는 없다.
사소하다.
그 문제가 있다면, 있다 하더라도, 우리에겐 훨씬 큰 理想이 있다. 그것을 가지면 된다. 사실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둑은 그 얼마나 가벼운 것이랴. 내 보기에 우린 거침없이 일본의 중세, 중국의 고대, 우리의 어제를 가벼이 드나들 수 있다.
나는 김천중학교를 다녔다. 지금쯤이면 뒷산에 벌써 가을이 물러가고 있겠다. 학교 앞의 너른 들녘도 고독으로 다가서고 있겠다.
물론 난 안다. 몇 해 전인가 들렀던 그 학교는 내 학교는 아니었다. 이제 그 학교는 그 학교의 시간에 가까운 후배들의 학교였다. 높은 아파트로 인하여 뒷산이 초라해지고, 밀려온 도로로 인해 들녘이 몸살을 앓는다는 이유만이 아니다.
나도 변했다.
그러므로 내 학교가 내 학교다.
그 학교의 교가에 이런 구절이 있다.
큰 理想에 새로운 일 현실이 주장.
내가 서울에 와서 적응하기 힘들 때 그 삼한대처 김천고을 황학산 밑의 들며날며 갋아드는 학우들이 그 얼마나 힘이 되어 주었던가. 그 학우들은 나의 선배요 동료였고 후배들이었다.
저것 봐라 낙랑장송 높이 푸르러… 다사할 손 맘의 고향… 한 가지로 맘에 새긴 이상의 보람.
우물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일이었다. 연못은 예나 다름없었어도 말이다. 실로 우물의 뜻은 크나큰 것인데… 아쉬웠다.
사까다의 주옥힐기.
권하고 싶은 사활집이다. 어렵겠지만 권한다. 지금의 나에게도 어렵다. 입단 전후의 나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겠지만. 쉬운 것도 쉽지가 않다. 오묘해서 말로 풀어낼 수 없다. 뭐 그런 얘기는 아니지만 나는 노력해도 저 정도로 예민한 묘수집을 얻을 수 없으리.
그래도 하나 써볼까. 그런 맘도 든다. 아서라 아서. 용직아. 각자에게 맞는 일이 있는 거야. 왜 너 자신에게 알맞은 일을 하려고 하지 않지? 그래. 맞다. 난 나에게 맞는 일이 있다. 제대로 보고 있는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안다.
오랜 만에 새벽에 일어났다. 참, 살펴지는 시간이구나. 어제는 약간은 절망했었지. 이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거 아닐까. 그런 맘도 들었지. 지금 보니, 어제 그 맘은 지나친 욕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문제1의 답
앞서의 문제, 그 답을 드린다.
0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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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님 급한 질문이 있는데 어떻게 연락해요? nac777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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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입니다. mail 드렸었는데... moonro11@hanmail.net 결국은 늦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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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