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詰碁歲時記- 묘수풀이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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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0월 31일) - 詰碁歲時記- 묘수풀이집-2
열흘이 흘렀다. 묘수풀이 책을 산책한다 말을 남겨두고 열흘을 쏘다녔다. 물론 묘수풀이 산책은 아니었고, 사소한 일상이 열흘을 붙잡았다.
묘수풀이 책을 다루려면 먼저 묘수풀이를 다뤄야 하리.
묘수풀이를 다루려면 앞서 묘수란 무엇인가를 다뤄야 하리.
묘수란 무엇인가를 말하려면 함께 맥이란 무엇인가, 그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하리.
맥이란 무엇인가.
나는 맥을 해결책이 있는 반상의 문제에 대한 가설로 이해한다.
묘수란 무엇인가.
나는 묘수를 해결책이 있는 영역에서 발견된 일반화되지 못한 설명으로 이해한다.
말이 복잡하다. 내가 봐도 그렇다.
문군. 그러면 말야. 좀더 쉽게 설명할 수는 없는걸까? 아니면 자네가 잘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는 폭밖에 더 되나?
맞는 말씀이시다. 그래도 이 정도밖에 나는 모른다. 그렇다고 하나의 정리에 불과하다. 전제로부터 얻어지는. 그런 얘기를 하면 그 또한 엉망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설명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묘수풀이 책이란 무엇인가.
묘수를 펼쳐보인 책이다.
사활을 다룬 책이다.
사활의 묘수와 맥을 섞어둔 책이다.
이렇게도 쓰이고 저렇게도 쓰인다. 나도 무심코 지나쳐 여기까지 왔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도 대개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 형태의 일반화에 우리가 근접하면,
형태의 심층구조에 대해서 우리가 약간 알게 되면,
그러면 맥에 대해서 한 마디 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맥을 훨씬 쉽게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문군. 자네는 뭐하나? 프로가 되어서, 글도 쓰고 하면서 그런 일도 좀 하지 그러나. 술 마시는 시간에 좀 남는 일도 하면 안 되는가? 그리 말씀 하시면 곤란합니다. 저는 자신은 하지도 않고 그런 말 하는 사람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아니, 제대로 말하면 개인과 집단의 본질적인 괴리에 대해서, 도덕에 대해서, 의무에 대해서 공부 한 줄 한 적 없으면서 흘러온 말을 금과옥조로 여겨 그리 말하는 사람을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그냥 우리가 즐겨 보고 바둑 실력의 진보에 보탬이 될 만한 부분적인 해결책 - 맥과 묘수 -을 잘 펼쳐보인 책을 난 묘수풀이 책이라고 볼랍니다. 맥과 묘수만 있나? 묘수 앞의 수는 묘수 아닌가?
실로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문제다. 해결하려고 하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문제. 그러나 다루면 내 시간만 낭비될 그런 문제. 당연히 나는 다루지 않는다. 내가 조금 전에 가볍게 실랑이한 방식은 참고할 만할까?
선기무고는 넘기겠다. 다루려면 끝이 없다. 유쾌한 묘수풀이집이 많다.
詰碁歲時記
제목부터가 즐겁다. 힐기는 묘수풀이를 말한다. 세시기는 이름 그대로 세시기인데, 이 묘수집이 안은 문제가 모두 365개. 하루에 하나다.
저자는 누구인가. 김수장 九段이 묘수풀이의 대가로 꼽은 선생. 하시모토 우따로.
1968년 동경 金園社 발행.
책의 수준? 프로에겐 쉽고, 아마에겐 즐겁다. 프로에게도 즐겁다. 그러나 실은 프로들에게도 재치를 듬뿍 안겨주는 아리따운 문제로 가득하다.
가득하다고 할까, 그득하다고 할까.
그 표현에 조심하고 싶을 정도로 민감하고 감수성 높은 묘수와 맥으로 짜여진 문제, 짜여진 책.
모든 문제 하나 하나에 작가들의 俳句를 인용했다.
현존하는 작가들의 俳句도 인용하면서, 인용의 허락을 받지 못한 일부 작가가 있음을 밝혔다.
하시모또 선생의 독서 폭을 짐작할 수 있겠다.
俳句란 무엇인가. 내 일본어를 모르고 일본 문학을 모르니, 모르겠다. 나쇼몬 읽은 적이 10년도 훌쩍이나 넘었으니 정말 내가 이 도서일기를 쓴다는 것에 그 죄값이 만만치 않다.
내가 지닌 선생의 책이 몇 권 있다.
詰碁歲時記
詰碁: 奧の細道
風と刻
어? 이 밖에 없나?
이 분의 책에 詰碁五十三次도 있는데, 그건 내 없다.
충암 다닐 때 정대상 선배가 말했다. 하시모토 선생은 가만 앉아 있어도 머릿 속에 묘수가 생긴다 하더군.
틀림이 없다. 묘수 정도가 아니리. 나도 심심하면 간단한 것은 만들 수 있다. 물론 머릿속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詰碁歲時記를 본 이후엔 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매우 드물 것이다. 웬 만한 프로도 장담 못하리.
이 책을 중급자에게 알맞은 것으로 편집했는지 내 모르나, 그 뒤에 숨은 수순과 급소의 재치는 그 이상이다. 중급자 수준으로 문제를 만들려는 의도는 선생이 분명히 가졌다. 그래서 더욱 놀란다. 고급자에 맞추어 문제를 만들었다면, 내 놀랄 필요는 없다. 그건 선생에게 더욱 쉬운 일이었을 터니 말이다.
그러므로 노고가 담긴 책이다.
나는 스포츠투데이에 매일 묘수풀이를 하나씩 연재하는데, 애초에는 내가 만든 거 1/3, 지나치다가 본 프로 바둑에서 1/3, 고전과 프로들의 묘수집에서 1/3을 게재했었다.
그러다가 난 알았다. 내가 다른 분들께 미안해서, 또는 염치를 약간 차리려고 1/3을 내 문제로 넣겠다는 일부의 맘이 있었던 것이 실은 실수였다는 것을 알았다. 오만도 아니었지만, 겸손도 아니었다.
나는 독자가 쉽게 즐기면서 바둑의 실력에 향상을 줄 수 있는 문제를 선별하는 것에 충실해야 했다. 그게 훨씬 바람직했다.
그래서 그 언제부턴가 내가 만든 문제는 거의 신문에 게재하지 않는다. 내가 바둑을 두다가 우연히 얻은 형태를 나도 즐기면서 가끔 수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가능하면 기존의 묘수집과 다른 프로들의 바둑을 스치면서 얻는다. 그게 백배 낫다.
그럴 때, 선생의 詰碁歲時記는 가장 긴요한 책이 되어준다.
중급 수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묘수집이다. 중급에는 아마 3단도 포함되리.
때론 어렵다. 그 때는 약간 바꾼다. 수순을 약간 진행시킨다. 그래서 선생에게 양해도 얻지 않고 낸다. 물론, 가끔은 선생의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솔직히 소개한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뻔하다. 내 실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아름다운 주제를 독자가 어찌 모르겠나.
나는 전혀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워 할 뿐이다. 내가 詰碁歲時記를 옆에 지니고 그 아름다운 문제를 책을 지니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 드릴 수 있음을 자랑스러워 한다.
물론 선생도 모든 문제에 독창적일 수만은 없다. 그건 누구도 불가능하다.
중급자들에게 알맞은 수준의 맥, 수순, 급소, 형태 등을 알리려 하면서 오히려 독창적인 문제만을 제공하려고 한다면 그건 좁아진다. 그런 노력은 愚에 해당된다.
실로 많은 문제에 현현기경 등에 실린 맥을 살리고 있다. 그러나 그게 어떻다고? 그럴 경우에도 답에 이르는 변화는 훨씬 다채롭다. 가벼이 허술히 다루지 않고 있다.
다음 문제로 일기를 마쳐보자. 선생이 허물하지 않으시리.
道具市-문제
10월 31일 문제로 새긴 道具市. 흑이 먼저 둔다. 패가 정답인데, 해답에는 흑이 사는 수순이 그려졌다. 난 안다. 왜 패를 그리지 않았는가. 그건 여러분도 답을 보면서 알 수 있으리. 드러내는 방식에는 다 뜻이 있다.
이 책이 아름다운 이유를 또 하나 발견하는구나.
아쉽게도 난 道具가 어느 민예품을 말하는지 모른다. 奈良의 옛지명인가.
난 이 문제에 나 홀로 감사드릴 일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 10월 31일자에 실려 있구나.
책의 P.8 凡例에 이 책이 참고한 俳句는 평범사에서 발간한 俳句歲時記, 岩波書店版 일본고전문학大系에서 芭蕉句集, 蕪村一茶集 등 약 20여 권임을 밝히고 있다.
道具市-답
오후 0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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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이쿠는 5-7-5로 글자 수를 맞추는 간단한 詩(?)라고 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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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이쿠 한 수 지어 보았는데..쉽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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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이쿠 한 수 지어 보았는데..쉽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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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일출
조천일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