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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양론의 미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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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5월 31일) - 발양론의 미덕 하나
11시 16분.
오늘은 밤이 길다. 생각이 쌓이면 밤이 긴 법.
아니다. 情이 많으면 비로소 생각이 부담이 되는 법.
중국의 바둑책 중에 적정록適情錄이 있다. 지금 그 자세한 걸 밝히기는 귀찮고, 다만 그 정情이라는 것이 성性과는 다른 개념으로 그 책에서는 쓰였다는 것을 밝힌다. 性은 타고나는 것이요, 情은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天性은 있되 天情은 없다.
언젠가는 저 적정록을 다루겠지만,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나 드린다.
귀찮다는, 이 표현. 나는 이 표현을 좋아한다. 매우 진실한 어감을 준다. 내 글에 자주 나오더라도 널리 양해하시기를 바란다. 거만하게 들리더라도 용직인 저런 놈이야, 하고 짜식하고 넘어가 주시라.
11시 24 분.
방금 오로에 다녀왔다. 이런 식이면 글 쓰기 전에 서너번은 다녀오는 거 아닌가 할 정도인데, 정말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 난 귀찮음을 아끼는 사람이다.
조금 전 산책에서 누은사람 님이 귀한 말씀 주셨다. 그 내용이야 이 글을 읽는 분은 30일자 일기를 찾아보시면 되겠다.
바로 그렇다.
나도 이제야 표현할 수 있다.
발양론의 좋은 점 하나는 바로 누은 사람님이 지적한 바로 그 점에 있다고.
局部的인 점에 있어서, 발양론은 다른 그 어떤 책보다도 부분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적어도 묘수풀이의 범위 안에서는.
바둑에서 우리가 얻을 거 하나는,
바둑이란 돌과 돌들이 인연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저 홀로 존재하는 돌은 없다는 것이다.
음, 난 이런 논리를 싫어하는데, 그래도 오늘은 이상하게 쓰고 싶구나.
바둑은 크게 나누어서 두 개로 범주화 할 수 있다.
1) open world
2) closed world
포석은 열린 세계에 속하고
묘수풀이나 맥의 세계는 닫힌 세계에 속한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그거까지 내가 여기서 다 고민할 수는 없다.
내 시간은 그보다 귀하다.
난 언젠가 나의 아낀 시간을 다른 시간으로 표현하리.
열린 세계는 답이 없는 곳, 것을 말하고
닫힌 세계는 답을 찾을 수 있는 곳, 것을 말한다.
적어도 우리의 인식의 능력 범위에서.
아니, 이 글의 수준에서.
발양론은 그 경계에 있다.
하나 덧붙인다면,
그 경계는 각자의 실력에 달려있다.
다만 나는 내가 보는 경계를 말할 뿐이다.
다음 묘수풀이를 보고 말해보시라.
이 묘수풀이는 어느 경계에 있는지 말해보시라.
내가 답을 드리기 전에 말해 보시라.
묘수풀이
답의 자락만 보여드린다.
매우 애매한 답이다.
난 내가 이걸 보이지만,
역시 잘 모르겠다.
이 문제는 걸작이야, 그렇게 말하면 쉽지만, 그 속을 뒤집는 것은 매우 산만한 일이다.
이 문제로 난 원고지 100장은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책 한 권을 넘길 수 있다.
이 문제로 난 원고지 100장은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책 한 권을 넘길 수 있다.
이 표현에 유의해주시라.
답의 미로 하나
백11이 묘수, 기막힌 묘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에 있다.
아니 그전에도 있다.
누은사람 님께 감사드린다.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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