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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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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5월 17일) - 70년대의 자화상
正午를 막 지난 12시 09분.
아침에 신문사 관전기를 썼다. 나에게 일거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나도 노동을 하고 있다는 그 사실. 내가 배운 것이 그래도 쓸 데가 약간은 있는 세상에 나는 감사드린다. 비록 이 마음이 내 깊은 진실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더라도 - 이건 내 모른다. 나는 자만과 솔직함의 차이를 잘 모른다. 그것을 안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거 아닌가 생각한다. - 난 의당 감사의 맘을 가져야한다.
오전에 비가 왔었다.
글을 쓸 때 알았었다.
지금 눈이 환하게 밝아오니 그 비가 왔다 갔음을 더욱 알겠다.
12시 11분.
坂田의 妙 6冊 1帙
그 책에 대한 감상이랄까, 書評이랄까 그런 것을 해야할 텐데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며칠 째 그 책에 대해서 쓰고 있건만
어려워서 鬼手妙手로 건너가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解題 - 이 글도 解題에 속한다면 - 한 편 쓴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울 줄이야 정말 몰랐다.
앞으로 다른 책에 대해서도 써야 할 텐데 과연 가능한 일일까.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저 窓 밖의 저 집. 비바람에 어두워진 스레트 기울여 비스듬한 지붕에 고동색으로 잿빛으로 녹이 슨 함석양철 壁이 마치 그 누구던가 독일의 그 어느 화가의 그 어느 그림처럼 적당하게 기울어져 있다. … 그렇구나. 이제 알았다. 내가 왜 저 집에 자꾸만 눈이 갔는지. 나는 그 언젠가 복사된 것이지만 맘에 드는 그림을 하나 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주었다. 맘에 아주 들었기 때문이다.
그 그림이 바로 내 저 窓에 걸려있구나. 책상에 앉은 내 눈의 높이에 다다르지 않고 적당히 물러서 있구나. 고맙다! 내 고마운 그림아.
12시 21분.
시간은 물러서는데
내 저 坂田의 妙 6冊 1帙은 물러날 줄 모르는구나.
어찌할 거나. 어찌할 거나. 내 어찌 할 거나.
12시 22 분.
1974년 내가 서울에 있을 때, 난 바둑책이란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玄玄棋經도 그 해 가을에 처음 보았다. 玄玄閣에서 나온 古典 시리즈.
發陽論, 官子譜도 그 때 알았다.
安永二 선생과 金寅 국수님께 감사! 두 분이 힘을 쏟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다. 가만 생각하니 약간 다르다.
나는 서울에 오기 전 1974년 봄에 처음 玄玄棋經을 보았을 것이다.
기억도 뚜렷한 게 하나 남아 있다.
安永二 선생의 筆致. 손바닥만한 원고지에 達筆로 내게 答狀을 주시지 않았던가.
큰 형이 말했었다. 그 글씨 참 좋구나. 그야말로 達筆이구나. 곱구나.
책의 문제
내가 편지로 질문을 드린 사활 문제가 하나 있다.
다음 문제인데 黑先白死로 출제되어 있었다.
책의 답
답으로는 다음 흑1 흑3이 제시되었고.
나의 답
나는 의문을 가졌다. 나의 답은 패였다.
나는 편지를 띄웠고 安永二 선생은 바로 잡겠다면서 答狀을 주셨다.
金寅 國手님도 깜박하셨을 것이다. 監修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남는 아쉬움이란 항상 있는 법이다.
나중에 玄玄棋經 등 古典을 다룰 때 얘기할 것이지만, 수없이 많은 誤謬가 古典에도 남아 있다. 後世에 다시 訂正된 문제가 그 얼마나 많은가. 지금도 後人들의 訂正을 기다리는 문제가 숱하게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아니다. 숱하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있더라도 이제는 몇 문제에 그치지 않을까.
그 만큼 세월이 흘렀다. 수백 년이 흘러간 것이다. 先人들의 손길을 타고 타면서 時間은 제 역할을 하고 또 하곤 했던 것이다.
12시 43분.
坂田의 妙 6冊 1帙에 대한 解題,
아니, 나의 鑑賞과 感想은 다시 뒤로 미루어야겠다.
좀더 생각해봐야 하겠다.
나에게 그 책은 무겁다.
70년대 중반 내가 바둑을 공부할 때
내가 그 책에 얼마나 짓눌렀는지를 알겠다.
나의 自畵像의 일부를 그 책이 그렸다는 것도 알겠다.
누구나 자신의 自畵像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
다시 들여다보는 것과 그리는 것에 차이란 거의 없다.
반 고호가 自畵像을 그릴 때의 마음이 어땠는지는 내 짐작도 할 수 없다.
點心과 茶
내가 그들의 옆에 앉을 때가 되었다.
1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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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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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읽기가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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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errot |
｜ 2004-05-23 오전 8:0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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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책 감사드립니다.....책의 안과 밖에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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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뇌할 때 자화상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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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쉬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