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鬼手妙手-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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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5월 14일) - 鬼手妙手-1
밤 9시 38분.
밤으로 돌아왔다.
아까는 전화를 받다가 그만 日記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30분도 넘게 찾고 뒤졌다. 30분이 뭐야. 1시간은 헤맸을 것이다.
물론 나에게 鬼手妙手는 없다. 언제 사라졌을까. 책장은 많이 너덜해졌고 책의 두께도 훨씬 두꺼워진 그 책. 나는 그 책을 읽고 읽었던 것이다.
그 책. 어디로 갔을까.
나는 그 책을 찾았다.
1도
다음 1도는 떠오르는데 그 책은 없었다. 물론 이 1도는 제대로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 백1 이하는 분명한 수순이고 또 저게 핵심인데, 그러나… 저것만 가지고는 뭘 제대로 말하기가 그렇다. 부족하다.
그 책이 사라진지는 적어도 20년은 되었으리. 대체 그 친구는 왜 사라진걸까. 말도 없이. 아니군. 말은 한 마디쯤 남긴 것도 같은데… 내가 흘려 들었던걸까. 그랬던걸까.
잃어버린 사랑! 그렇군. 이럴 때 써먹을 만한 표현이군.
잃어버린 사랑! 잊지는 못한 사랑! 잊을 수…
아니다. 잊을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잊는 것 이상으로 나는 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鬼手妙手를 찾은 까닭은 이 日記 때문이다.
아직 妙 씨리즈도 끝나지 않았건만 그만 옆길로 들어선 까닭이다. 산책이란 이런 것이던가. 본래 이런 것이련가.
기보 하나만 찾으면 鬼手妙手와 사까다의 布石의 妙에 나온 藝談의 하나인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해서 알릴 수도 있건만. 그래서 찾았건만. 布石의 妙를 가지고 계신 분은 그 藝談에 나온 대국이 어떤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 글에 자세히 어느 대국인가 알려주고 있었던가. 내 기억으로는 그렇지는 않았던 거 같다. 내 앞에 그 책이 있다. 어디 찾아보자. 아니다. 그만 두자. 읽을 수도 없다.
이제 나는 일본어를 모른다. 94년인가 늦게도 일본어를 했었다.
언어는 쉬운 게 아니다. 하루에 30분, 그런 선전 문구가 있다면 그건 거의 詐欺에 가까운 거라고 보면 된다. 열심히 해야 한다. 집중해서. 물론 please coffee, small, to go. 그 정도만 하려면 하루만 해도 될 것이다.
본인방전全集을 찾았다. 하필이면 제5권이 없다. 그걸 찾느라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앞서 말한 1시간의 대부분을.
本因坊戰全集
저 책에 대해서는 나도 참 아픈 게 없지 않다.
저 책을 두 권 사려고 우리 형이 모아둔 우표책을 고스란히 지불했다. 빌려보아도 될 것을. 아니다. 그건 아니다. 그 책을 가진 사람은 우표가 필요했었다. 난 그 책이 필요했고.
참 고운 책이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렇게 고운 책을 만진다는 것은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 때는 고맙다기보다 욕심이 앞섰겠지만. 큰 형은 용서해주리. 난 손이 고운 편인데 난 내 손으로 그 책을 들고 기보를 보았습니다. 내가 그 동안 형을 가르쳐준 판이 몇 국이요. 그 흔한 우표책 두 권 가지고 그럴 거요? 야 임마. 그건 책이 아니라 시간이었어. 내가 그 우표를 모으느라고 얼마나…. 아, 그만 합시다. 다 지나간 거 아뇨.
그 책은 지금 나에게 없다.
언제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게 있는 것은 지난 97년에 복사해 둔 것이다. 어느 분께 신세를 졌는지도 잊었다. 난 잘 잊을 수 있다고 아까 말했던가.
鬪魂 坂田榮男
일본 대표기사 명국선6 현현각에서 나온 책에도 그 기보가 없다.
나의 본인방전 分析, 高川 格 九段의 그 책에도 없구나. 하필이면 이 책도 그 바둑의 2년 앞서 나온 것이구나.
囲碁百年: 實力主義의 時代
사까다가 쓴 책이구나. 여기에 있군. p. 195.
2도
다음 2도가 그 기보다.
바로 그 藝談에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온 바로 그 바둑.
나는 이 바둑이 바로 그 잠 못 이룰 때 고민했던 바둑이라고 확신한다.
근거가 있다.
하나는 鬼手妙手에서 이 바둑을 다루었을 때 비슷한 얘기를 사까다가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 책에서 바둑도 바둑이지만, 글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다.
다른 하나는, 내가 아는 사까다의 바둑에서는 이 바둑밖에 그런 境遇가 없다는 것이다. 이 바둑의 저 하변이야말로 딱 들어맞는 장면이다.
鬼手妙手를 가지신 분은 아마도 내 얘기를 증명해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3도
사까다가 고민했을 장면은 바로 다음 3도이다.
그 장면에서 사까다는 밤을 새웠다.
4도
4도의 백15 백17이 면돗날 사까다가 자리를 뒤척이면서 일어나 생각에 생각을 파고들다가 찾아낸 승부수였다.
백을 잡았던 사까다는 흑이 5도로 먼저 공격했으면 백에게 기회가 없었을 거라고 했다.
멋진 수법이다. 중학교 때는 저 흑2에 감탄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저 흑2는 古今의 사활문제에서는 항상 등장하는 맥점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 때까지 공부를 안 했던 것이다. 공부가 무엇인지 몰랐던 것이 더 정확한 묘사일 것이다.
자, 사까다는 어떻게 난국을 타개했는가. 封手를 하고 자리에 누었을 때 의심이 들었다. 형세가 나쁘지 않다고 봉수할 때는 생각했지만 가만 생각하니 그렇지 않은 것이었다.
6도
사까다의 판단은 맞았다. 형세는 3도의 장면에서 백에게 불리했던 것이다.
6도의 백1 이하가 없다면 말이다. 특히 백7.
무서운 수법이다. 꿈에서도 생각지 못할 1線의 도전.
사까다도 자부했었다. 다까가와도 저 1線에서 반격할 수단이 있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거라고, 사까다는 鬼手妙手에서 자신있게 말했다. 대단한 氣魄이다.
1963년 6월 5일과 6일에 걸쳐 둔 제18기 본인방도전 7번기 제5국에서 저 바둑을 半집 이겨 사까다는 본인방을 3연패 했다. 宿敵 다까가와를 4대 1로 꺽고. 사까다는 다까가와에게는 성적이 아주 좋은 편이었지만 그러나 서로가 宿敵이라고 할 만하다.
언젠가 말하고 싶은 것이지만, 다까가와는 참으로 대단한 바둑을 가진 棋士다.
나는 高川秀格 선생에게 크게 배운 적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現代의 名局
그 좋은 책에서.
뒤가 궁금하신 분은 2도를 놓아보기를 바란다.
鬼手妙手에는 아주 상세하게 저 진행으로 갈 수밖에 없는 과정을 설명했었다.
나에게 그 책은 없다.
한때 나에게 바둑에의 동경을 주었던 그 책.
갑자기 銅鏡이라고 쓰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는 듯한데,
銅鏡을 열면 銅鏡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지나가는 그 무엇이 있다. 뒷모습이 보인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안다.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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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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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수묘수 41쪽에 89수 봉수후 첫날밤 잠못이루고 잠자리에서 뒤척였다는 글이 나오는군요. 20년도 전에 청계천 헌책방에서 산 것 같은데... 이책은 용케 남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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