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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쉬운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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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3월 15일) - 나의 아쉬운 실수
1998년인가, 나는 李昌鎬는 누구에게 물어볼까, 그런 제목의 책을 한 권 쓰려고 했다. 그 당시 李 國手는 모든 기사들에게 질문의 대상이었다. 발견을 쓰고 난 다음이었는데,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하나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그 아이디어라는 걸 잊어 버렸다. 거의.
그래서 먼저 이 국수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 다음은 전주에 내려가 이 국수 부모님을 만나뵙고. 그리고 그 다음엔 자료를 모았다. 이 국수의 바둑, 그의 시간, 그의 승부, 그와의 인터뷰, 그에 대한 동료 기사들의 표현, 나의 지식에 대한 점검. 뭐, 이런 것이 내가 모은 자료였다.
아, 하나 더 있었다. 全州 이 국수 고향집의 構造와 분위기, 印象, 印象感. 자그마한 뜰, 높지 않은 담장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고양이의 평온함, 3층까지 뻗은 감나무의 뭐라 할까 내 고향 김천의 우리 집에서 맛봤던 고향만이 줄 수 있는 그 어떤 향수….
그러다가 어느 날 포기했다. 원고는 500매를 넘었고, 꽤 방대했던 데이터의 분석도 대부분 마쳤으며, 전체의 흐름도 잡아 두었는데… 포기했다. 그만 하자. 그렇게 결정했다.
왜 그랬을까. 답은 하나였다. 作爲的인 冊이 분명했다. 너무나 作爲的인 표현이 많았다. 그 뿐만 아니다. 이창호에게 부담되는 책이 될 것이 분명했다. 물론 내용은 솔직한 편이었고, 분석에 操作의 嫌疑는 전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생각하니, 이창호가 아니라 나에게 부담되는 책이었으리. 그대로 썼다면 말이다. 傳記는 물론 아니었고, 이창호를 통한 바둑에의 理解가 초점이었지만, 그래도 아니었다. 그래도 아니었다.
나는 그의 실전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실전
흑27은 치열하고 백28은 당연하다. 흑29도 당연했고 백30도 당연했다.
그러나 과연 당연한가?
답은 아니다, 이다.
흑27 백28 흑29 백30의 수순이 나빠서? 그 수순 어딘가 뭔가 부족한 것이 있어서? 아니다. 그런 뜻이 아니다.
아니, 그런 의미도 있긴 하다.
이창호는 누구에게 물어볼까, 나는 그 쓰기를 단념했었다. 언젠가는 다시 쓸 수 있을까?
아침이다. 아침엔 생각을 아니 하는 것도 좋다.
思想과 常識, 知識도 가져야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생각을 하는 방법, 태도, 생각을 그치는 방법이다. 어디 오늘 한 번이라도 실천을 해 보자.
아침 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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