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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6     프린트스크랩
나의 반상 일기(2월 26일) - 1분, 3분 26초, 7분 31초


1분.
3분 26초.
7분 31초.

실전에서 흑3 백4 흑5에 들어간 시간이다.


실전보

시간소비가 무엇을 말해줄까? 그 수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들어간 시간?

그 어느 것이나 틀리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르고도 이른 초반의 시간소비는 그에 있지 않다.

이 한 판의 바둑을 어떻게 이끌 것이냐? 그에 대한 다짐의 시간이다. 떠오르는 대부분의 포석은 이미 다 실험해보았다. 참고도1도 2도 3도 다 실험해보았다. 그 어느 것이 더 나은가? 현재의 수준에서 낫다 못하다의 판단 기준은 없다. 다만 각자의 취향과 그 날의 기분에 달린 것이다.






하나 더 있다. 그건 대국 당시의 유행이 주는 일종의 통념 같은 거다. 개인의 판단은 프로 바둑계라는 집단의 바둑 읽기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무엇이 쓸 만하냐? 그건 집단의 연구가 주는 것에 크게 의존한다. 집단의 평가에 크게 기댄다. 마치 우리의 윤리 도덕이란 것이 우리가 속한 집단의 이해와 아주 밀접한 것처럼.



참고도1

참고도1은 그렇게 널리 유행한 포석은 아니지만, 참고도2는 아직도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 수책류이며, 참고도3은 1960년대인가 크게 유행한 포석이다.


















참고도2
























참고도3























아, 백4는 왜 화점이었을까. 백2도 화점이었는데….

현재의 덤은 6집 반, 최근 31명의 프로들에게 물어본 바에 따르면, 덤 6집 반은 적당하고 공정하다고 보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문제는 덤이 아니라 흑의 초반 선택권이 높다는 것. 초반에 흑은 급격한 수법을 채택한다. 그래야 6집 반이라는 큰 덤을 공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백의 입장에서는 어떤 태도가 바람직한가?
현재 프로들은 두터운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두텁게 초반을 이겨가는 것이다. 그리고 덤으로 승부한다. 이것이 프로들의 잠정적 결론이다.


참고도4

두터운 백의 태도와 백의 화점 포진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화점은 세력을 표방해왔다. 참고도4의 3연성은 그 대표적 구상.



















참고도5

참고도5의 2연성은 발빠른 것으로 인정되어 오청원이 1940년대와 1950년대에 널리 애용했다. 그러나 2연성은 세력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귀를 한 수로 점거하고 발빠르게 변과 중앙으로 나아가려는 의도를 가진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와서 화점은 세력을 지향하는 경우가 드물다. 한 때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유행을 이루었던 다께미야 9단의 우주류 포석은 사라지고, 대신 두터움이 그 자리를 메웠다.










참고도6

어떤 착점이 두터움에 유용한가? 화점이다. 적어도 백의 입장에서는 화점이다. 참고도6은 그 대표적인 정석으로 한 때는 흑이 유리하다고 했지만 이제는 백도 둘 만하다고 본다.


















참고도7

그래서 요즘은 참고도7을 흑이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 대국자에게 이 정도의 생각은 당연히 들어가 있다. 그 이상을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상은 무엇?

모르겠다. 짐작도 못하겠다. 다만 망설이는 시간 아닐까? 이 정도 단계에서 깊은 수를 읽을 내용은 없으며,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다.

대국자에게 시간은 그저 흘러갈 수도 있다. 시간에 대한 우리의 관념과 느낌이 막상 대국을 시작하고 몰입한 두 대국자에게 똑 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한 생각이 억겁이라…. 그럴 수도 있으리라.




흑5, 7분 31초. 시간이 외로웠으리라.
백4, 3분 26초. 시간이 좀 덜 외로웠으리라.

시간이라는 게 있고 또 지나간다고 하자.
초시계의 시간은 7분 31초였지만 최6단의 시간은 그렇지 않고, 바라보는 관전자의 시간 또한 그렇게 재어지지 않는다.

10시.
입회인인 나는 그만 자리를 떴다. 옆에 계속 붙어 있을 이유는 없다. 기사들과 아마추어들이 모여 있는 대회의실로 걸음을 옮긴다. 대국실 문을 조심스레 연다. 소리가 들리지 않게끔.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다. 문을 열고 닫는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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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가락 |  2004-02-26 오후 7:1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매일 출근하는 기분으로 ~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문 사범님..  
soss1234 |  2004-02-26 오후 7:5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속기와 장고 바둑에의 집중몰입의 농도와 연관성이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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