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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를 갖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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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종로1가 파이로트 만년필 문구점을 지날 때였다. 문득 오래 전부터 갖고 싶은 것이 하나 생각났다. 바로 비싼 금장(金裝) 라이터. 손에 꽉 잡히는 묵직한 무게의 라이터. 담배도 피우지 않는 내가 왜냐고? 하하.
아마도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중국 북경 유리창(琉璃廠) 육교 밑 인흔루(印痕樓)에서 그 귀한 전각(篆刻)용 전황석(田黃石)을 잡았을 때의 그 느낌. 그런 것이 있는 거 같다. 우리의 손이 현실감을 비로소 느끼는 그런 무게.
바둑에도 그런 무게가 있다. 바로 돌의 무게. 흑돌보다는 백돌의 무게가 더욱 귀한데, 한국기원에서 프로들이 쓰는 대국용 백돌은 수 년 전 한일바둑판에서 기증한 조개알로, 두께가 약 1cm 될까. 적당한 무게라고 할 만하다.
사치가 아니냐고?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10년 100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개인의 소장품이 아니기에 사치는 아니라고 본다.
좋은 바둑알로 두면 더 좋은 대국이 나오느냐고? 잘 모르겠지만 차이는 있지 않을까 싶다. 우선 돌의 색상이 유려하면 피로감이 적기에 눈도 밝아질 것은 분명하고. 돌 잡는 손가락의 힘이 감촉에 잡히면 “내가 바둑을 두고 있다”는 현실감이 몸에 전달될 터니까, 머릿속도 더 맑아지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그 동안 과연 더 좋은 대국보가 만들어졌느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모르겠다. 빼어난 기보. 그건 여러 다른 요인들도 가세해야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사에게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내, 이 바둑을 두어서, 나의 희망을 얻겠다는 그런 마음가짐.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깊이 숙고해야 할 한국기원의 정책이 있으니, 바로 바둑의 스포츠화이다. 바둑이 스포츠로 나아가야 하나? 프로들도 잘 모르는 그런 모호한 감촉의 문제. 한국기원이 바둑의 정체성으로 밀고 나가고 있는 문제.
예민한 묘수 하나 볼까. 흑1은 실수. 백2가 급소로 A와 B를 맞봐 흑이 위험하다. 흑3은 어떤가. 실전은 아닌데, 역시 절묘한 맥점이다. 이리 두었으면 여전히 흑은 우세했을 것이다. 그러나 초읽기 속에서 흑3을 찾기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두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고. 하긴 그렇다. 판단의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현실에서도 선택은 아니 할 수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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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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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ltd |
｜ 2005-11-14 오전 1:1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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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흑3 이후 백이 B로 끊으면 다음에 어떻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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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변 흑을 버리고 좌변을 살려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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