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기원은 어디에 있어야 하나
|
|
|
|
|
단순히 추억만은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 한국기원이 관철동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술과 담배만도 아니었다. 초점은, 다양한 문화가 어떻게 바둑에 손쉽게 드나들 수 있었는가. 무엇이 바둑을 문화적 결핍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었던가. 바둑은 인문(人文)으로 숨쉬고 있는가.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기원은 어디에 자리 잡아야할까? 나의 답은 한국기원은 여기 저기 산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은 대국을 위한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넓은 공간은 점차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예를 들자. 최근 인터넷 기전이 등장했다. 이미 비공식적인 인터넷 기전은 없지 않았지만, ‘바둑마스터즈’라고 불리는 새로운 공식 기전이 출범했다. 어떤 기전이냐? 나무 바둑판이 없는 기전. 대국은 인터넷으로 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구속 받을 필요가 없는 기전의 첫 출발.
사실 오래 전에 지방 거주 기사들은 인터넷으로 대국할 것을 건의한 적이 있다. 물론 젊은 기사들은 인터넷 대국에 아무런 저항감을 갖지 않은지 오래다. 그렇다면 굳이 넓은 한국기원 건물이 필요할까? 앞으로 국제전이 다양해질 터인데, 굳이 특정 나라에 모이는 것은 낭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로 만나서 상대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 대국의 공정성이 문제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문제의 해결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둑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를 중시한다면, 공정한 조건을 만드는 것은 사소한 일에 불과하며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그 정도의 고민을 넘어서서, 다른 문화적 공간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한국기원을 여럿 만들면 어떨까. 그러면 바둑의 문화적 여백도 좀더 쉽게 채워질 것이다.
실로 넓게 보이는 공간이 곧 전부는 아니다. 좁더라도 넓을 수 있다. 기보의 백1 백3이 멋진 수순. 다음 백A 흑B 이하 백E 뒷맛을 남긴다. 흑2를 A라면 백2 흑B 이후 a 단점을 남긴다. 중반에서 중앙은 초반보다 좁아보일지 몰라도, 백1과 같은 맥점을 찾아내면 중앙은 초반보다 넓다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는 조건이 점차 사라져가는 다맥락적 사회에서, 바둑의 공간과 시간도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희망을 가져본다.
|
|
|
|
|
|
|
|
|
|
|
|
|
|
|
| ┃꼬릿글 쓰기 |
|
 어떤날25 |
｜ 2005-10-09 오전 11:45:00 [동감0] 
|
|
 이 의견에 한마디 |
좀 다른이야기지만 한국기원을 지방 수도권으로 옮기는게 옳다고 봅니다..
|
|
| 어떤날25 |
｜ 2005-10-09 오전 11:46:00 [동감0]
|
|
이 의견에 한마디 |
교통도 불편하고 자리도 좁고 공기도 안좋고 지리적으로도 편중되어있고..
|
|
|
도대체 홍익동이 어딘지도 모르는 택시기사도 숱합니다.
|
|
|
|
|
|
.gif){kind=lo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