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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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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야스쿠니 정축왜란 4
2022-06-06 오전 10:06 조회 423추천 9   프린트스크랩

일본 정부는 한국의 도움 요청을 받고 비상회의를 열었다.

한국이 이번 위기를 버틸 여력이 바닥난 것 같습니다. 한국의 위기가 우리의 국익에도 부담되는 현실을 주시하시고, 각료들은 각 부처의 상황과 대응책을 발표해주시기 바랍니다.”

총리의 말에도 각 부처의 수장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침묵이 흐르자 총리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지금의 세계 금융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남아의 금융위기가 한국을 위협하듯이 한국에 위기가 닥치면 우리나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아군에게 조금의 피해도 없이 승리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대비책을 마련했습니다. 재무성의 의견은 한국의 도움 요청을 적당한 이유를 붙여 거절하는 것입니다.”

재무상 이토가 말했다.

총리는 다른 부처의 의견을 듣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다.

그럼 모두들 이토 재무상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한국의 요청을 거절하겠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온 이토는 생각에 잠겼다. 지금부터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엄밀하게는 이것이 전쟁은 아니다. 무장해제를 당한 적진에 난입해서 닥치는 대로 들고 오면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침략이었다.

밖에는 그의 신호만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침략자금들이 펀드라는 이름으로 군침을 흘리며 출정 대기 중이다. 조선은 곧 IMF에 자금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그들의 횡포를 보았기 때문에 조선의 정부가 고민을 해보겠지만, IMF 외에는 조선에 정상적인 외채를 내 줄 곳은 없었다. 그러나 조선이 IMF의 자금으로 외환보유고를 채워 당장의 국가부도는 막을 수 있지만, 수많은 일반 기업들은 어디에서 자금을 융통할 것인가. 그런 회사들에게 그는 자금을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부도 위기의 기업들은 자금의 성격과 출처를 살필 여력이 없다. 그의 신호가 떨어지면 주인의 손에 쥔 목줄에서 벗어난 사냥개처럼 일본의 지하자금과 기업에 축적되었던 비자금들은 조선으로 쏟아져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조선의 경제는 그 자금들의 폭격을 받고 처참하게 유린될 것이다.

그러나 무질서한 침략은 안 돼. 조선을 장기간에 걸쳐 수탈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잘 구축해놓고 침입해야해. 우리 자금들끼리 경쟁을 해서도 안 되니 가이드라인도 필요하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토는 비밀리에 서울에 들어왔다. ‘일본학파로 불리는 [문부성장학생]의 역할을 지시하기 위해서였다.

여러분들이 역할을 해 주어야 할 시기가 왔소.”

, 이토 상. 무엇이 필요합니까.”

일본의 자금이 한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변경해줘야 하오.”

그들은 마치 상하관계에 있는 듯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저희들이 한국에서 확실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막강해야 합니다. 처갓집의 위세가 대단하면 며느리를 함부로 못하는 법이지요. 지난 몇 년 사이 한국에는 강대국 일본의 위치를 넘보는 자들이 생겨날 만큼 기고만장 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 일본학파의 위상이 흔들렸었지요. 우리의 확고한 위상을 위해, 막강한 일본의 영광을 위해 필요한 어떤 일이라도 수행해 내겠습니다.”

그는 마치 충성서약이라도 하듯이 말하는 그들이 그동안 입은 일본의 은혜를 크게 갚고자 하는 마음임을 알기에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본이 없는 싸구려 같았다.

왜 조센징들은 옛날에나 지금에나 일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넘기는 것일까. 역시 미개한 인종이야.’

그러나 이런 인종들이기에 일본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훌륭한 먹잇감이 되어준다 생각하니 일본에게는 조선인이 있어서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사장님! 정말 이러실 겁니까? 제가 사장님과 거래를 한 것이 벌써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단 한번이라도 결제 일을 넘겼습니까, 아니면 대금 결제를 빠트렸습니까. 이번 딱 한번만 제 사정 좀 봐 주세요.”

강만철은 가게까지 찾아와 공구대금 결제를 독촉하는 한사장이 야속했다. 연배도 비슷해서 지난 수십 년을 호형호제 하며 동고동락했던 그가 이렇게 나오니 서운하기까지 했다.

글쎄! 강 사장한테는 미안한 일인데 내가 죽겠어. 돈이 없어서 물건을 못 들여올 형편이야. 공구들이야 일제 아니면 미제나 독일제잖아. 환율이 뛰어서 물건 값이 30% 이상 더 들어. 그나마 현금을 먼저 넣어줘야 물건이 들어와. 내가 공구 밥 먹으며 살 세월이 거의 40년인데, 이렇게 외국 사람들한테 멸시받아보기는 처음이라니까.”

사장님 제가 집에 생활비를 내놓은 지가 몇 달이나 됐어요. 자식들 다 굶어 죽는다고요.”

, 그러게···”

한 사장은 입 밖으로 나오려는 말을 황급하게 막았다.

강사장이 두 집 살림하느라 몹시 힘겨운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게 왜 그런 짓을 하냐고!’

 

예전부터 마뜩치 않았던 일이었다. 그러나 강사장이 처한 현실을 잘 알기에 이해하고 넘어갔었다. 그러나 그때는 모두가 잘 나가던 시절이었다. 형편이 어려워지면 빨리 정신을 차렸어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그가 안타까워 속으로만 혀를 끌끌 찰뿐이었다.

강사장, 미안하지만 내가 이틀만 더 시간을 줄게. 그래도 안 되면 어음을 돌릴 수밖에 없어. 우리 서로 힘든 일 당하지 맙시다. 기운내시고요.”

최후통첩을 날리고 나가는 한사장을 배웅할 기력마저 잃은 강만철은 벽만 바라봤다. 눈물이 날것만 같아서 눈을 수없이 깜박였다. 아들 강대한을 본지도 한 달이 다되어 간다. 아내 최선애도, 고모님도 보고 싶었다.

집안에 생활비를 주지 못하니 염치없어서 들어가지도 못했다. 본부인 집에 생활비를 보낸 것은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직원들도 겨우 월급만 쥐어주고 모두 내보냈다. 퇴직금은 경기가 나아지면 주겠노라고 약속했지만, 그게 언제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이해하고 떠나준 것은 그동안 그가 보여준 인간적인 면들 때문이었다. 어두워진 사무실에서 그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눈앞의 깜깜함이 자신의 앞날 같아서 또 눈물이 솟았다.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은 시 외곽에 사둔 천여 평 남짓한 땅이 내일이라도 팔리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더 이상 융통할 돈이 없었다. 그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동산사무실에 가봐야 했다. 모든 것이 뒤엉킨 실타래마냥 혼란스러웠다. 하나라도 풀리기 시작하면 술술 풀릴 것도 같은데 어디에도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사무실에는 최전무 혼자 있었다. 사장은 벌써 퇴근을 했고, 집에 들어가 본들 반기는 사람이 없는 그는 혼자서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다. 부동산 사무실에는 대개 세 사람이 일을 한다. 부동산 자격증을 가진 사장과 그를 도와 집이나 방을 보러 다니는 실장, 최전무처럼 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모여 각각의 전문 분야를 보완한다. 그는 이미 나이가 칠십 중반에 들었다. 집에 있어봐야 적적하기만 하니 소일꺼리 삼아서 사무실에 나오는 중이다.

그는 사무실에 들어서는 강만철을 반색하며 맞이했다. 말상대가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강사장이 늦은 시간에 웬일이야.”

, 전무님. 혹시 계시나 하고 들러봤는데 아직 퇴근 안하셨네요.”

나 같이 늙은 사람은 집에 일찍 들어가면 마누라가 싫어해. 강사장은 왜 이렇게 늦었어?”

저도 사무실에 있다 보니 늦었어요. 전무님! 지난번에 내놓은 하남 땅이 아직 안 나갔죠?.”

말도 마. 경기가 안 좋아서 땅이건 집이건 매물이 막 쏟아져 나와. 오늘도 부동산에서 계약 한건도 못했어. 다들 팔려고만 하지 사려는 사람이 싹 사라졌어.”

가격을 조금 더 내려야 할까요?”

다급한 마음에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꺼낸 말이었다.

강사장, 지금은 가격이 문제가 아닌 것 같네.”

안타까움이 가득한 최전무의 대답을 뒤로하고 그는 사무실을 나섰다.

뒤늦은 저녁을 마치고 나자, 그는 막연해졌다. 아무데도 갈 곳이 없었다. 가족이 있는 집이 두 군데 있지만 어느 곳으로 간들 마음 편할 형편이 아니었다. 그는 마트에 들러 술과 안주를 사들고 근처의 모텔로 향했다.

┃꼬릿글 쓰기
엽부 |  2022-06-06 오전 10:22:32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이글을 보니 그때가 다시 생각납니다.
저는 그때 저의 자동화시스템을 달아준 공장들에게 일관된 수금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그 당시 월 할부형식으로 수금을 했었는데..
가계를 가동하는 공장에는 수금을 했고, 기계가동을 안하고 못 하는 공장에는 수금을 하지 않았습니다.
길게는 3년동안 수금을 하지 않은 공장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90%이상은 모두 수금을 했습니다.
그 수금을 못한 공장들은 공장문을 닫았다는 것이 되지요.. 마음은 아프지만..  
⊙신인 [엽부]님은 참 멋지게 사신분 같아요.
다방면에 걸친 전문성으로 여러 분야에 두루 뛰어난,,,,
IMF 시기의 막연한 두려움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그 시절의 절박함을 극복해내고 다시 일어선 대단한 이 시대의 산증인들
입니다.^^✌👍💚
영포인트 |  2022-06-06 오후 2:58: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 ~  
⊙신인 💖(^人^)💚( •̀ .̫ •́ )✧💖
엽부 |  2022-06-07 오전 6:04: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신인님. 그 당시 말레이시아의 외환위기 극복의 사례를 한번 알아보세요.
글을 쓰시는데 도움이 많이 될겁니다.
아래는 그 당시 동남아의 국가들 사례를 설명해 주는 유튜브 방송 중의 하나입니다.^^.
https://youtu.be/zznOSP_Yl6A  
⊙신인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이나마 풀어나가는데 자료를 얻기가 무척 어려운 경우가 참 많았습니
다. 큰 도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혹시 제게 도움이 되리라 여겨지시는 자료가 생각나시면 감히 부탁드리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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