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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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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방위 (3)
2022-03-24 오전 11:14 조회 407추천 7   프린트스크랩

공군 축구부원들과 친선 축구시합을 벌였다. 

승패는 기억이 안 난다. 

다만 그때 K의 동료 중에는 성대 축구선수 출신이 있었고, 그 동료의 절친한 후배가 공군 축구부원 중에서 고참 이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 사실은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K의 동료 중에는 고대 야구선수 출신이 있었고 공군 야구선수 중에도 그 동료의 후배가 있었다. 

넓은 연병장에서 축구선수들과 야구선수들은 열심히 경기 훈련을 했다. 

그들은 K와 같은 기수의 방위들에게 깍듯이 존경을 표했다.


군악대가 행진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한 동료가 소리쳤다. 

“야, 저기 나훈아가 있다.” 

“어디, 어디?” 

“저기 앞에서 세 번째 줄 가운데.” 

정말 거기에는 까만 얼굴의 가수가 악기를 들고 행진 중이었다. 

나훈아는 그 때에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날이 새면 물새들이 시름없이 나르고 꽃 피고 새가 우는 논밭에 묻혀서...’ 

그 구성진 노랫가락을 어찌 잊을 손가? 

그 노래를 부른 장본인이 바로 저기 앞에서 행진하고 있다. 

같은 군인으로서, 계급은 K보다 훨씬 높았다.


본부 청사 옥상에 미군 PX가 있다고 하였다. 

거기에서는 식빵과 양담배도 판다고 하였다. 

배가 고픈 친구들이 식빵을 사다가 산속에서 먹었다. 

K는 양담배를 샀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방위들은 트럭에 올라타고 한강으로 모래를 푸러갔다. 

군용트럭에 올라타고 민간인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일을 하러가는 것이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트럭에 한 가득 모래를 퍼 담고는 잠시 쉬었다. 

백사장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돌아오는 트럭 위에서는 모두가 군가를 불렀다. 

‘흰 구름 뚫고 높이 나르는 우리들은 보라매...’


공군본부 옆 성남고등학교를 지날 때 안에서 구령소리가 들려왔다.

 “머리, 머리, 허리.” 

검도를 수련하는 소리였다.

 K는 동료들에게 자기가 대학교 때 검도선수였다고 자랑했다. 

동료들은 존경심이 어린 표정으로 K를 보았다. 

“어쩐지 몸이 다부지고 동작이 빠르더라니.” 

K는 체육교수의 권고로 검도 부를 창설하였다. 

그리고는 부원들의 추천으로 검도 부 주장이 되었다. 

교도소도 가 본적이 있다.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고 검도 부의 사범이 교도관이었고 그 교도관의 초청으로 교도소 내에 있는 검도장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교도소의 철문을 들어설 때에는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검도장은 깨끗하게 정돈이 되어있었다. 

자기네 학교의 검도 부는 체육관 한 구석에 자리를 마련해서 운동할 때에만 그 장소를 사용하고 운동이 끝나면 모든 기구들을 창고에 쳐 박아두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땀이 마르지 않은 호구를 착용할 때면 아주 칙칙하고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는 그런 염려가 없는 듯했다. 

모든 기구들이 그대로 그 자리에 고정되어있으니 호구도 충분히 뽀송뽀송하게 말라있을 터였다.


K는 교도관들과 함께 군 대표선수로서 도민체전에도 참가했다.

 K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도민의 노래를 외우고 있었다. 

‘대한반도 한복판 화려한 고장 칠백년 백제역사 이룩한 터전 찬란한 옛 문화 새로 꽃 피어 이 겨레 길이 빛낼 우리 충남도 맑은 바람 밝은 달 타고난 기상 충무정신 드날릴 도민 삼백만.’ 

첫 해의 시합에서는 아주 싱겁게 졌다. 

이야! 하고 기합을 지르는 순간 상대방의 죽도가 머리를 치고 지나간 것이었다. 

이듬해에는 서로 투닥거리며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결과 K가 우세승을 거둘 수 있었다. 

K는 4학년 때 검도를 그만두었다.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유난히 동작이 느린 후배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열심히 노력을 하더니 몰라보게 실력이 늘었다. 

결국 노력이 모든 것을 보상하는 모양이다. 

그 친구가 새로 주장이 되었다.


K에게 아주 뜻 깊은 날이 다가왔다. 

트럭을 타고 수원에 있는 전투비행단을 찾아가는 날이었다. 

김해에서 수송기에 실려 온 김장배추를 받으러 가는 것이 목적 이었다. 

수송기는 생각보다 내부가 무척 넓었다. 

수송기 안팎을 들락거리며 배추를 날라 트럭에 실었다. 

배추를 다 싣고는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방위일행은 격납고에 계류되어 있는 전투기를 관람했다. 

날씬한 모습의 F5a와 둔중한 모습의 팬텀기가 서 있었다. 

방위들에게 전투기에 올라가보는 것이 허용되었다. 

전투기에 올라가보다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K가 어릴 때 동네 부근에 헬리콥터 한 대가 내려앉은 적이 있었다.

 2km 정도 떨어져있는 거리였다. 

K의 동네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인근의 마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기위하여 빽빽하게 몰려들었었다. 

K는 F5a에 올라가 보았다. 

조종석이 내려다 보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후에 K는 주변사람들에게 이 장면을 계속 자랑했다. 

“저 전투기에 올라타 본 사람입니다.” 

얼마 전에 F5e 전투기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노후화 때문이라고 했다.

 F5e는 F5a의 개량 형이지만 운용된 시기는 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대한지 45년이 넘었는데 그 때의 전투기를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었다니 해도 너무 한 일이 아닌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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