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짜베
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야, 방위. (2)
2022-03-21 오전 10:51 조회 451추천 6   프린트스크랩

하루는 훈련 사이에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방위들은 작은 볼일을 보기 위하여 우르르 몰려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왁자지껄하며 소변을 보던 중 한 사병이 들어왔다. 

“야, 이 개새끼들아.” 

사병은 다짜고짜 욕부터 퍼부으며 가까운 사람부터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기 시작했다. 

K의 허리를 향하여 사병의 이단옆차기가 날아왔다. 

“우이 씨.” K는 급하게 볼일 보던 물건을 바지 속에 집어넣고는 잽싸게 화장실에서 도망쳤다. 

울부짖듯 외쳐대는 사병의 고함소리가 이해는 되었다. 

자기는 아침에 화장실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았다. 

그런데 파리만도 못한 방위 놈들이 흙발로 화장실을 마구 더럽혀놓은 것이다. 

자기는 6개월을 근무하고도 아직 2년 6개월이나 남았는데 이 녀석들은 고작 6개월만 근무하는 것이다. 

어찌 약이 오르지 않을 텐가.


출근할 때마다 한 가지 고역이 있었다. 

의장대 막사 앞을 지나는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출근 시간과 사병들의 식사시간이 얽혀서 K가 의장대 막사 앞을 지날 무렵에는 사병들이 식사를 끝내고는 의장대 막사 앞 분수에 걸터앉아서 휴식을 취할 때였다. 

수많은 사병 중에서 꼭 한 명은 K를 불렀다. 

“야, 방위, 제자리 서. 차렷, 열중쉬어. 관등성명 대. 열차, 열차. 노래 일방 장전. 실시.”


사격을 끝으로 한 달 간의 훈련이 마무리 되었다. 

훈련 받는 도중에는 이를 갈며 교관을 욕했었는데 막상 훈련이 끝나니까 홀가분한 마음 때문인지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며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 동안의 분노는 눈 녹듯 사라지고 오히려 끈끈한 전우애가 움텄다.


훈련이 끝나고 자대배치를 받기 전에 7기 방위들은 작업조로 근무하게 되었다.

 40명씩 2구대로 나뉘어 중사 한 명이 한 구대를 지휘했다. 

1구대는 김 중사, 2구대는 박 중사가 지휘했다. K는 2구대이었다.


작업대가 하는 일은 몸으로 때우는 일이었다. 

영내주변을 청소하거나, 가시철망의 울타리를 제거하고 거기에 브로크 벽돌로 담을 쌓는 일등을 하였다. 

우선 철망 기둥의 밑 둥을 파서 가시철망을 치우고, 길게 홈을 파서 콘크리트로 담의 기초를 마련했다. 

토목공사장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방위들이 일을 지휘하였다. 

빈둥빈둥 시간만 보내도 될 터이지만 모두들 자기 일처럼 열심히 일을 했다. 

이 담이 백년 만년 유지될 거를 기원하면서... 

하하 나중에 이 공군본부가 계룡산 밑으로 이주하게 될 줄은 그 때 당시에는 꿈도 꾸지 못했으니.


매일 아침마다 목장갑 한 짝 씩이 제공되었고, 저녁에는 한 구대 당 막걸리 한통씩이 하사되었다. 

 일을 하다 쉬는 시간에는 몇 명이서 짤짤이 놀이를 했다. 

동전 따먹기 놀이이다. 

규모가 커지면 도박이 되는 놀이이다. 

이 놀이를 백주 대낮에 바로 길옆에서 했으니 그야말로 간이 배밖에 나왔던 셈이다. 

순찰을 돌던 사령관에게 걸렸다. 

사령관은 별 하나였다. 

공군본부 영내를 방위하는 부대의 사령관이었다. 

바로 방위들의 직속상관이었다. 

00부대 사령관 000님. 방위들은 직속상관들의 관등성명을 외우고 있어야했다. 

“너희 놈들 다 영창이야.” 

사령관의 호통에 중사 두 명은 부동자세로 부들부들 떨었다. 

방위들이 직접 혼나지는 않았지만 직접 벌을 받는 것보다도 더욱 마음들이 불안했다. 

다행히 중사들은 영창에 가지는 않았다. 

방위들은 미안한 마음에 추렴을 하여서 퇴근시간에 중사들을 위로해주었다. 

이후로 쉬는 시간이 되면 방위들은 숲속으로 숨어들어갔다.


하루 종일 중노동에 시달린 날이었다. 

그날은 농담으로 ‘천 삽 뜨고 허리 펴기’ 라고 할 만큼 일을 고되게 했다. 

악으로 버틴 하루였다. 

K는 파김치가 되어 청계천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긴 줄이 늘어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하자 늘어섰던 긴 줄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 때 한 아저씨가 새치기를 하여 버스에 올라타려고 했다. 

K가 외쳤다. “새치기 하지 마십시오.”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 자가 K의 멱살을 움켜쥐려고 하였다.

 K는 그 자의 손을 뿌리쳤다. 

둘이서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늘어섰던 사람들이 모두 버스에 올라타고 둘만 남았다. 

둘이서 마지막에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며 그 자가 뭐라고 투덜거렸다. 

악에 바친 K가 고함을 질렀다. 

“새치기 하지 말라는 것이 잘못된 일이야?” 

약이 오른 K는 설사 이 일로 영창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만약 저 자가 덤비면 절대로 용서해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K의 고함소리에 주눅이 들었는지 그 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뒤 쪽으로 피했다.


영창에 갔던 동료가 있었다.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었다가 경찰에 잡힌 거였다. 

그 동료가 영창에 들어가는 순간에 헌병들 이놈 저놈이 모두 파이버를 벗어서 자기를 두들겨 패더라고 그 동료가 투덜거렸다. 

하룻밤 영창에서 자고 나왔다고 하였다. 

방위들은 그 친구 주변에 모여서 영창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군대 영창은 남한산성에 비길만한 곳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한 참의 세월이 지난 후에 K는 그 남한산성 영창에 갔던 직장동료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동료는 직장에서 샌님이라고 별명이 붙을 만큼 소심하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아니, 저런 샌님에게 그런 대단한 무용담이?” 

직장 동료들은 모두 귀를 쫑긋이 세우고 그 동료가 영창에 가게 된 전말을 물어보았다. 

“아주 높은 사람이 군대를 시찰하고 있었지. 

나는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부대를 어슬렁거리고 있었어. 

그런데 바로 그 장면을 그 높은 사람이 본거야. 재수가 없었지.”   (계속)

┃꼬릿글 쓰기
⊙신인 |  2022-03-21 오전 11:58: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찢어진 청바지 차림으로 거리에서 술마시고 토를 해댔어도, 그때 내 젊음은 바짝거렸습니다.
지금보다 그때가 더 나았을까요?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