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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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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껍질
2022-02-21 오전 9:39 조회 712추천 12   프린트스크랩

껍질

 

명사.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

인터넷에서 검색한 단어의 정의다.

어제는 사과의 껍질과 고구마의 껍질을 깎았다.

오늘은 귤의 껍질을 깠다.

 

껍질들은 제 속의 내용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내가 깎고 깐 껍질들은 마침내 제 역할을 마쳤다.

속의 내용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10여일 이상도 너끈하게 버티던 껍질들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했다. 속살을 보호하던 시간에는 그리도 굳세게 견뎌내던 그들은 제 역할을 마치자 저리 쉽게 허물어지고 있다.

목표를 상실한 아니면 목적을 달성한 해방감인가?

 

부모님에게 나는 속살이었다.

애지중지 아끼고 보듬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셨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라 그분들은 헐벗고 굶주렸다. 어린 속살이 비에 젖을까 바람에 다칠까 그들은 자신의 온몸으로 비와 바람을 막아낸다.

그리 보호했건만, 속살들은 알밤이 밤송이를 터트리고 뛰쳐나가듯 품을 떠나더니 밤송이는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자식들에게 나는 껍질이다.

내 껍질이었던 부모님에게는 한 달 용돈 10만원도 고민하다 내밀더니, 제 속살들에게는 학원비 100만원도 아깝지 않단다. 하루가 멀다는 듯 속살들을 걱정하고 전화를 하면서도, 제 껍질들에게는 일주일에 한번 전화하고도 효자라 호들갑을 떤다.

 

한 때 속살이었고 껍질이었던 나는 이제 속살일 수도 껍질일 필요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나를 속살로 애지중지 하시던 부모님은 떠나셨고, 내가 애지중지 하던 속살도 제 속살을 애지중지 하느라 껍질로 살고 있다.

 

역할이 끝난 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사그라지고 있다.

늙는 것에도 가속도가 붙는 것일까. 40~80대가 세월의 흐르는 속도를 각각 40km~80km로 느낀 다지!

 

빨리 속살을 찾아 다시금 생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보살필 속살을 찾지 못하면 나는 곧 썩을 것이다.

소일꺼리, 취미, , 신앙 ···

이들 중 무엇에든 나는 그것들의 껍질이 되어야만 하리라.

 

하지만, 이것들이 진정 내 속살이 되어주려나!

덧없고 허망한 바람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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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인트 |  2022-02-21 오후 1:46: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의 이야기네요.
아니, 우리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네요.

오년 쯤 전에 집사람과 드라이브를 하며 말했었습니다.
이제 우리 할 일은 모두 끝낸 것 같다고.
부모님 두 분 잘 보내드리고 두 아들 이제 지들 발로 세상 살아내고...
이제 더 욕심 부릴 일이 없다 싶었습니다.

그러던 우리가 손자를 만나며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놈들 두고는 눈 감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욕심입니다.

아들들에게는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잘하는 수학 가르쳐 주지 못했는데
이놈들에게는 내가 그래도 자신 있어 하는 수학을 꼭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대학에 가는 만큼의 수학은 꼭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이십년은 더 필요한 일이지만, 그만한 시간 내게 주어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지만,
시작조차 하지 않고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지난 해 8월 수학하는 어린이 집의 문을 열었습니다.

더 줄 무엇이 있나 빈 주머니 뒤적여보지만
제가 두 손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겨우 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49개월, 23개월의 두 손자는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줍니다.
날마다 힘차게 눈을 뜨게 만들어주고
까르르 동영상으로
함박 웃은 사진으로 더 열심히 살라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등을 밀어줍니다.
머쟎아 손주를 보시게 되면 오늘 저의 이야기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돌아보면, 살펴보면
우리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늘 차고 넘칩니다.
[신인]님은 좋은 글 쓰셔야 할 사명이 있으세요.
공모에서 장원을 하셔야 하고
각종의 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으셔야 해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묵히는 것은 인류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신인 제 능력이 부족함을 절절하게 느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는중입니다.
그럼에도 선배님께서는 제게 용기를 주시고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맞습니다, [인류에 죄]를 지으면 안됩니다!ㅜ
선배님의 크고 넉넉한 마음이 늘 고맙습니다.💚💛💖💛💚
백궁고수 |  2022-02-21 오후 2:32: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좋은 대비의 내용으로 공감이 갑니다 속살찿기와 껍질되기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네요 이런글 영양가 만점입니다  
⊙신인 과분한 칭찬에 감사합니다.
'영양가 만점'의 칭찬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HaceK |  2022-02-21 오후 7:15: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부모님의 농삿일을 도와주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래서인지 껍질하면 주로 거름을 한다거나 가축의 먹이 또는
땔감으로도 쓰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신인님 으로부터 껍질의 참 의미를 느껴봅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부족한 글에서 의미를 찾아내시는 마음이 부럽습니다.
마음이 넉넉하신게지요!
저도 고맙습니다^^
주향 |  2022-02-21 오후 8:12: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한때 속살이었고 껍질이었던 나는 이제 속살일 수도 껍질일 필요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나를 속살로 애지중지 하시던 부모님은 떠나셨고, 내가 애지중지 하던 속살도 제 속살을
애지중지 하느라 껍질로 살고 있다.
작가님의 이글을 속삭이듯 다시 적어 봅니다
어쩜 이렇게 적당한 말을 잘도 찾아 내셧을까?
하는 맘 입니다
이게 순, 순환 인가요?
그저 세월이 그립습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신인 깊이 마음에 담아주시고 깊이 창찬을 건네주시고,,,
저도 [주향]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건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漢白★벽지 |  2022-02-24 오전 9:15: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눌수 없고
서로의 보완이 아닌 한몸체
한갑자는 넘었지만 제 나름대로 껍질을 부인하는 착각으로
주어진 시선으로 열심히 속살과 껍질의 아픔으로 오늘을 살아냅니다^^
신인님께 주어진 가장 젊은 오늘 아름다움으로 반짝임으로
허망함속에 진동하는 바람을 타시고 늘 속박속에 진리를
모든 한몸들의 귀중한 조각을 일거리 취미 신앙속에서도 씨알의 본을
생각하게 하셨어요 신인님 건필 하셔요 ^^





 
⊙신인 예! 제 남은 삶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네요!^^
제가 한때 속살이었고 한때 껍질이었으니 한 몸체라는 말씀도 일리가 있군요.
글은 제가 썼지만 깨달음은 오히려 제가 얻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예뜨랑 |  2022-02-24 오후 1:08:25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속살이 영글어 가기까지는 아직도 껍질의 역활이 남았네요 속살아 빨리 영글어라....
휴식좀 취하게  
영포인트 속살 차올라 영글면 그 밑에 다시 새로운 속살이 돋아납니다.
껍질된 우리의 일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끝없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껍질의 역활 있음은 우리의 복입니다.
⊙신인 의무를 벗어남이 곧 자유이기를,,,,,
그 자유를 저도 간절하게 바랍니다!
선배님은 이땅의 수학도들에게 껍질이 되어주시느라 여념이 없으심에도 자주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넙죽~~💚💖💚
一圓 |  2022-03-01 오후 8:19: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껍질과 속살의 일도 불가에서는 꿈이라 하고
꿈은 허망한 것이라 하지만 꿈꾸는 동안 행복했으면
충분한 값을 치러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먼 길 떠나 돌아갈 때 꿈 이야기 하나 정도
가슴에 품고 떠나면 그도 좋은 일 아닐까 싶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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