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김 연아가 나타났다는 말을 들으니

또 박 세리의 경우와 같은 모습을 보는 듯하여 참 신기하가도

왠지 섭섭한 기분이 든다..

우리가 어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갈 때에는

우선적으로 그 공동체 자체가 안녕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저께인가에 방송을 보니

코스타리카 인가에서 태어나 100수를 누리는 노인들이 등장하여

좋은 환경에서 편히 살 수 있게 해준 신께 감사한다면서

연로한 몸으로도 직접 노동을 하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90이 넘은 노인들이 생일잔치를 하면서

수십명의 손자녀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서로 간에 덕담을 하면서

당신을 만난 인생이 행복했다든가 하는 서로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으니

참으로 자연스러운 인간성들이 천연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니

인간세상에서 만난 인연들이나 소위 가족들이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 견본을 보는 듯하였다..

한국도 이제 6.25가 지난지도 한 갑자가 지났는데, 언제까지 눈물과 비탄의 감동과 드라마틱한 진한 맛에만 물들 것인가?

박 세리 이후에 특히, 그 이전에도 좀 그런 면이 있었지만

한국사람들은 나가서 잘 싸우고 행복한 모습들이 있는데

정작 그들의 고국과 고향에선 한 평생 일상의 평화가 잘 주어지지 않는 느낌이 있다..

박 세리 하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니까 너도나도 세리 kids가 탄생하더니

이제는 또 연아 kids들이 생산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활동무대는 주 거주지는 고향이 아니고 밖이다..

나가서 잘 활동한다는 것은 좋은 일인데, 정작 본진은 편하지 않고, 더 나아가서 기본적 생활양식에 문제가 있어보이는 것이 나로선 좀 이상하고 근심스럽다..

대체로 한국에서의 어리고 젊은 시절은 그다지 자연스럽지가 않다..

어린 애들이 영어발음이 안된다고 혀를 자른다는 말이 들린 것이 얼마 전이다.. 아마도 단적인 초상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소위 아름다운 시절 20년이 허송되니,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서른이 넘고 이혼의 경험도 있는 자녀들의 개인사 가족사에 늙은 부모들이 직접 개입하는 풍경이 허다하고 당연시된다.. 정상적 풍경이 아니다..

인생이 하나의 흐름으로서 각각 의미가 있어지려면

선거권을 갖는 스무 살까지도 나름의 주체적 경험이 필요하고

다시 중년 이후의 인생에는 다시 마디가 있어서 인도에서 말하는 소위

임서기의 지혜를 갖출 수 있도록 스무 살 이후의 인생의 중추적 시기에 다양한 경험과 고찰도 필요한 것이

초중노년으로 구분되어서 하나의 의미로운 인생바둑이 형성되어야 할 기본 그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그림 자체가 이상하게 왜곡되니까 나이 쉰이 넘은 사람들이 마냥 건강이나 젊은 흉내를 내는 분위기만 요란하지 각각의 연령대가 제 역할을 해주는 흐름이 형성되지 못하고, 또 그 흐름이 악순환되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그에 반해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는 사람들은 대개 이러한 기본골격은 형성되는 경우가 종종 많다..

하긴 주로 소위 사회적 성공을 하는 사람들이 알려지겠지만

특히 예술 계통이나 스포츠 계통 등등으로, 가령 첼로를 하는 사라 장인가 하는 여성의 경우를 보아도

나의 눈에 드는 것은 다만 그가 한 분야의 달인라는 면모보다도

한 인간으로서 종합적으로 건강하고, 연령대에 어울리게 생활을 꾸려가는 천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보기 좋았다.. 무릎팍 도사에 나왔을 때에도 참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그 대화가 좋았고

어제인가는 다시 박 찬호가 일박이일에 나와서 분위기에 잘 동화되었다고 하는데

어째서 사람의 자연스럽게 매너 있는 생활태도가 대개 외국에 살면서 잘 보존되는가 하는 것이 주로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보니

글의 제목에 붙인 것처럼 한반도는 그저 사람공장인가? 하는 생각에

묘하다는 느낌, 안타까운 느낌이 들곤 하는 것이다..

이건 다만 유명인들의 경우를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전에 윤 여정 씨가 나왔을 때에

자기가 미국에 살 적에 이웃의 부인네들의 생활방식을 보면서

그들이 그야말로 평범한 동네사람들인데도 자신들 보다도 생활을 인생을 가꾸는 포맷 자체가 매우 훌륭하다고 느꼈었다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가 잘 이해되었기도 한 것이다..

남의 탓을 할 시기도 아니니 더욱 이런 면들이 눈에 띄고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