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晴棋動碧山空      비 갠 뒤 푸른 산은 비었는데  

 病眼捲華秋水中      눈 떠보니 가을 물 맑기도 해라

 斷壑風生明漢見      구렁에 바람 일고 은하수도 뚜렷할 때

 讀書聲自別燈紅      글 읽는 소리 등잔 속에 파고드네.

 禾積岩高上下淵      화적에 바위 높아 위아래 깊은 못을

江聲不盡冷楓邊      차가운 단풍가에 물소리 그치지 않네

別灘人語燈流市      여울 가 사람 소리 등불이 흩어지고

초壁枝寒雁沒烟      깍은 듯 가파른 벽 기러기는 아득해라.

 ♤ 石顚 큰스님의   詩 중에서 ..

내의식의 항해는 점점 땅 냄새를 맡고 있다

출렁이는 바다 한가운데서 멀미를 하면서 어리석게 적응하는 지혜를 찾아 헤매다

저 멀리서 풋풋하고 구수한 땅 냄새를 맡은 것이다. 어차피 건너야 할 길이었다면

지나온 길이나 남은 길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겠지 아직도 보이지 않지만 흔들리지

않는 그곳으로 냄새만을 느끼지만 나는 이제 갈 곳이 생긴 것이다.

진정 떠돌아보지 않았기에 느끼지도 못했으리라

땅 냄새를 맡지 않았다면 흔들리며 사는 것이 진실이고 나는 적응하는 지혜에

안주하려 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등대를 찾아 돌아온다. 하지만 흙냄새를

땅 냄새를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고 드나들었다면 다시 떠나기를 되풀이 할 것이다.

돌아온 오늘이 늘 그렇게 이어진다고 생각하기에 쉬이 떠나게 되리라.

나는 너무나 먼 바다에서 너무나 큰 파도에 시달렸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곳에서 살았던 기억과 그렇게 살 수 있는 곳을 떠올렸고

아직도 망망대해지만 땅 냄새는 짙어지고 내 의식의 배는 흔들리면서 그곳을 향한다.

엎드리고 엎드린다. 눈을 믿지 않고 입을 사용하지 않으며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은 채

몸으로 땅 냄새를 맡아 찾아간다.

듣지 않았으니 혼란스러움도 선택 할 일도 대답할 것도 없고 입을 열지 않았으니

책임질 일도 없다 눈을 믿지 않았기에 본 것도 아니 본 것도 없이 그렇게 흘려버린다.

옳은 스승을 본받아 새로운 몸의 느낌에 맡기고 땅의 냄새를 쫓을 뿐이다.

이것이 나의 등대요 나의 믿음이다. 비교하지 않을 것이며 타의 외줄 잣대에 올라도

개의치 않으리라 흔들어도 떨어뜨려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음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더라도  그것은 내 뜻은 아니니까. 나는 그렇게 엎드릴 뿐이다.

몸이 따르지 않으면 모두가 구름타고 허공에 그물을 던져 바람 잡는 일이 된다.

생각과 마음 남의 경험을 전해들은 지혜는 입으로 다시 전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에는 행동이 따라야 하는데 몸이 여간

무겁지 않다. 하여 나는 역으로 가기로 했다. 명분과 몸을 먼저 보내고 필요 할 때만

그것을 설명하기위해 생각을 정리하고 그리고 입으로 그 뜻을 전하기로.

정암사

나를 그 어려움 속에서도 태백 길을 열어준 곳.

꼬불꼬불 철길 따라 황토물이 흐르는 냇가를 굽이굽이 돌아가니 길 모아 놓은 곳

아담스런 골짜기에 양지 틀고 앉아 있다 초가을이 움츠리게 해도 긴 여정에 온 몸이

뒤틀려도 저녁 짓는 연기 피어오르는 고향집 초가지붕을 본 듯하다.

일주문에 합장하고 불국토에 들어감을 허락 맞고  두어 걸음 들어서니 이미 나는

세속을 잊는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다시 이 길을 나서지 않으리라 거짓 다짐을 한다.

▲ 정암사 전경. (아담하고 소담스러웠다)

** 풍진객 법고소리 **

  정암사와 적멸보궁

     " 바카리야 이 썩어질 몸을 보고 절해서 무얼하겠느냐,

       법을 보는 자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자는 법을 보리라 "

               <아함경 바카리경>

     부처님께서 라자그리하 죽림정사에 계실 때 바카리라는 비구가 중병에 걸려

     임종할 때가 가까웠는데 그는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뵙고 예배드리기를 소원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오시자 누워있던 바카리가 일어나 예배 올리려고

     하였을 때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으므로 불상이나 후불탱화를 모시지

     않는 법당을 말합니다. 아마도 형상으로 불(佛)을 보려함을 경계하고 법신불

     (法身佛)을 나타냄이겠지요.

          心月孤圓  光呑萬像

          光非照境  境亦非存

          光境俱亡  復是何物

     마음달 홀로 둥글어 그 빛 만상을 삼키도다

     광명이 경계를 비치지 않고 경계 역시 있는 것이 아닌데

     광명과 경계가 모두 없어지니 다시 이 무슨 물건인가.

               <盤山 寶積> 

▲ 수마노탑. (진신사리가 모셔진곳)

산중턱에 자리해 아래서 찍은 사진만이 유일하게 전신을 볼수가 있었다

▲ 종각

▲ 수마노탑 가는길

▲ 적명보궁

색바랜. 아니 세월에 해어진 모습 그대로 무색의 나무결이 그대로인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엎드렸고 나온뒤에는 아무것도 떠 올릴게 없었다

▲ 이비석을 판독할 자료를 찾지 못하고...

▲ 아무리 노력 했지만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다

앞부분의 구멍 뚫린 검은 부분은 껍질이고  고사 했다가 그속에서 새로운 가지가 살아나

지금의 모습으로...자장율사가 가지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는데...지금의 주목이.

▲ 수마노 탑에서 내려다 본 정암사.

▲ 풀밭 만잔 (양배추 깻잎 그리고 짱아찌)

모친께서 챙겨주신 점심을 주차장 애마 뒤에 숨어 허겁지겁. ^^=

그리고 천제단으로 인연을 찾아..... 감사합니다.

                                                  못다한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