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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살자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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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정석 定石 이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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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살자
2009-09-25 오후 12:47 조회 8306추천 10   프린트스크랩

 

 

아라베스크님의 글과 댓글을 읽다가 들풀처럼님의 <개나소나 작가>란 말을 봤네요. 개나 소나... 갑자기 예전 대학 시절이 생각나오늘 한번 그 때 일을 떠 올려 봅니다.

 

학교에 3-4학년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게 아니라, 특정인에게만 제공된 공간이었죠. 이름하여 <정경 연구실> 뭐 이름이 거창해 연구실이지, 한마디로 독서실이었죠.

그러나 한 학기 동안 타인에게 침해를 받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는 것이니 시험 전에 도서관 자리 다툼도 할 필요 없고, 더구나 같은 정경대로 거길 들어 가기 전 부터 이미 대부분 알거나 적어도 면식은 있는 사이인지라, 또 타인이 들어 올 수 없는 공간인지라 책이나 소지품등은 물론 귀중품을 놓아 두어도 괜찮은 곳이니 여러모로 유용한 자리였죠.

또 이런 저런 각종 정보도 서로 공유 할 수 있었고, 밤 늦으면 거기서 잠을 자도 누구 하나 뭐랄 사람 없는 곳이었죠.

그런 연구실이 1층과 3층 두 곳에 있었는데 총 정원이 대략 80명선이었죠. 대학은 5개과가 있었고, 한 학년 정원이 240명, 중도 학업 포기자등을 감안해도 3-4학년 총원이 400명은 넘었을 테니, 그 곳에 자리를 잡으려면 성적이 적어도 상위 20%에는 들어야했죠. 그 처럼 학업 성적은 물론이고 그 주축이 대부분 복학생들이다 보니, 그 연구실이 결국은 정경대 학생 전체를 좌우하는 곳이 되었었죠.

 

왠 엉뚱한 소리냐구요? ㅎㅎㅎ 개나소나를 보고 이 일이 떠오른 데는, 아마 많은 분들이 자기 책상 머리에 이런 저런 표어 하나쯤은 붙여 봤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그 연구실의 책상 머리에 가장 많이 붙어 있던 말이, <개처럼 살자>란 말이었다는 것이죠. 물론 <취침 금지> <최선을 다하자> <삼성> <현대> <국민은행>...등 마음을 다잡는 글, 가고 싶은 곳을 표시 해놓은 글들도 많았죠. 그러나 개가 되자, 개처럼 살자라는 말이 그 중에 가장 많았다는 겁니다.

 

거기에 있는 애들은 일상이 반바지에 런닝 셔츠 차림이고, 윗통 벗고 수돗가에서 머리 감고, 빨래하는 경우도 많았죠.

또 길바닥에 그려져 있는 횡단 보도 표시를 족구장 삼아 족구도 하죠.

뒤로 뒤로... 죽여 죽여...

차가 많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지나가야 되는 차도 경기 중엔 지나가지 못했죠. 뭐 차기 온다고 경기를 중단할 애들이 아니었죠. 대신 공이 아웃되면 얼른 비켜서 모두들 꿉뻑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 를 합창하면 그걸로 끝. 사정을 모르는 차는 빵빵 거리기도 했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나요. 뭐 총장님의 번쩍이는 차도 기다렸다가 지나가면서도 뭐라 한 마디도 안하시는데. 아니 한번 문을 여시고 한마디 하신 적이 있네요. “재밌냐? 그런데 신발이나 신고 해라.”

 

반바지에 슬리퍼 질질 끌고 수업에 들어가고, 여학생들만 있는 유아교육학과에 수강 신청한 담에 그냥 그 차림으로 수업 들어가는 걸 꺼리지 않으며, 심지어 미팅에도 그대로 나가는 놈도 있었죠.

그리고 전 그 중에도 거기서 먹고 자는 멤버였죠. 다섯이었는데 각자 일주일에 한번씩 집에 가서 쌀과 반찬만 가져와서 함께 해 먹으며 지냈죠. 거기서 자는 애들은 대부분 간이 침대를 시용했지만, 그렇지 않은 애들은 그야말로 아무데서나 누우면 잘 수 있는 개가 되는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거지 같이 하고 다녀도, 개처럼 살아도 그 곳 연구실에서 각과의 장학금을 싹쓸이 하고, 고시 패스자도 거기에서 나오고, 각과 학회장, 정경대 학생장은 물론, 총학생장도 그 곳 출신이 많았죠. 저희 때도 총학생장까지 배출했고요. 어쩌면 다들 그런 자신감 때문에 그렇게 살아도 부끄럽지 않았을겁니다.

만약 진짜 거지처럼 생긴 사람이 빈티지룩을 하고 있으면 <에이 더럽네> <아 불쌍해...> 뭐 이런 표현을 하거나 느낌이겠죠. 그러나 멋지고 세련돼 보이는 사람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 <야 새로운 패션이군> <멋진데> 로 바뀌지 않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겉으로 드러나는 멋 조차도 어쩌면 내면의 실력, 자신감에 따라 달라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우리는 그렇게 젊은 시절을 보냈죠.

 

제 책상머리에요?  <진돗개 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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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2009-09-25 오후 1:02: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 글을 재미있게 읽다가 개에 관한 속담을 한번 찾아 보았씸미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 달 보고 짖는 개.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복날 개 패듯이.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개도 먹을 때는 안 때린다. 개밥에 도토리,죽 쑤어서 개 좋은 일 시켰다. 개팔자가 상팔자,풍년 개팔자. 개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개똥도 약에  
들풀처럼 쓰려면 없다. 개도 나갈 구멍 보고 쫓으랬다, 제 집 개도 밟으면 문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
천원정석 저는 58년 개중에서도 오뉴월 개죠. 오뉴월 개팔자란 말도 있죠?
여현 |  2009-09-25 오후 1:25: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가 무술생 개띠입니다. 그래서 동족상잔(?)의 비극을 맛볼 수 없다하여 개고기는 가급적 멀리합니다. 사교적인 자리 아니면 엄금. 그런데 우리 동기들 중에는 동족상잔도 마다 핞고 즐기는 넘들이 제법있어요. 견륜도덕보다는 발닥서는 고추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넘들이죠. 개처럼은 뭡니까? 걍 개로서 살지. 저는 개띠로 개로 산다는 말에 거부감이 없어요. 한마디 더. 집사람도 동갑입니다. 그래서 우리집은 개판이죠^^  
들풀처럼 개는 우리의 친굽니다. 요즘 몸이 허해서 친구들이 복날에 개고기를 사주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먹었긴 하지만... 3=3=3=
천원정석 저는 원래 못먹었었는데, 하는 수 없이 먹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또 먹겠더라구요. 음 안먹어 본지 벌써 10여년이네요.
AKARI |  2009-09-25 오후 1:54: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멋진 젊은이들의 로망..요즘 끕으로 하면 <조인성씨>나..<강동원씨>같은 포스를 폴폴 풍기셨겠네요...ㅎ진돗개가 영리하고 주인에게만 충성스러운 아주 훌륭한(^^)견공으로 아는데..그래서..부인과 아이들께 지극정성을? ㅎㅎ무심코 한 말이나 어휘에..자신의 운명이.부지불식같에..갑자기 후덜덜..ㅎㅎ;;  
AKARI 참~얼마전에 진짜로 개그맨 전유성씨가 개나소나라는 컨셉으로 동물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고 했는데..ㅎㅎ
천원정석 포스하곤 전혀 무관. 학교에서 집이 너무 멀기도 했고, 정말로 없어서 그리 산 거죠. 전유성씨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라 그런거고요.
투푸삥처씽 |  2009-09-25 오후 3:29: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웟따메 먼소린지 헥갈려부러...천원님 쩌어번글은 나름 멋들어져뿌등마...요번 야그 대학이 나오는 갑따허디마능..개맹키로 살아뿌러가 있고, 웜메 진돗개도 나오네이...아으들 수돗가 소시허고...삼성현대 국민은행은또모냐..앗..그라고봉꼐 오늘이 국민은행 동생꺼 빌릴거 결제날이구마이..클났따..오늘 또 느지막허이 집에가야 것네이..나가 몬옆길로 삐져나부리냐그래...지송혀요. 나가쓰긴 썼는데 나도 몬소리하는 건지 몰르  
투푸삥처씽 |  2009-09-25 오후 3:30: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것네이...건강하세여..  
팔공선달 |  2009-09-25 오후 6:15: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개나 ..소나..
개같이 살자.
(...). 잘읽었읍니다 ^^=  
이끼그늘 |  2009-09-25 오후 10:42: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번에는 정석님 자랑 같은디요? *^^*  
천원정석 개나소나 하는 얘길 보다가 갑자기 진돗개 처럼 살자고 써놨던 기억이 나더군요. 다른 친구들이 그냥 개처럼 하길래... 사실 장난이 반쯤 섞인 글이었지만요. 그리고 이끼님 그런 말씀 마세요. 그때 생각만 하면 한숨 부터 나옵니다. ㅎㅎㅎㅎ
이끼그늘 넝담입니당. 지송 *^^*
AKARI 제가 만일 그랬다면...속으로 조금은 흐뭇(?)할것 같은데요 은근한 자부심? ㅎㅎ 얼마나 아름다운 한 때였을까요? ㅠ.ㅠ 좋은?추억.그리운 기억
천원정석 뭘 지송씩이나요. 이미 접수 했었는데요...
이끼그늘 *^^* *^^* *^^*
당근돼지 |  2009-09-27 오전 5:26:3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  
죽시사 |  2009-09-28 오전 12:09: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석님이랑 여현님이 개띠 동갑이시네요? 흄...두분이 만나면 개판? 3=3=3=3=3=3=3=  
죽시사 그래두 모 추천은 눌맀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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