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조용한 오후입니다...

조용조용하면 그 조용함이 말해주는 것이 있다고 그러더군요... ^^ 맞는 것 같습니다..

일요일 오후의 그 한가함을 가지고, 이제 지금부터의 내용이 얼마나 일리가 있는 지 한 번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맥심커피라도 한 잔 하시면서..

일단 저번에 번뇌를 가지고 스토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번뇌위 탐진, 치만의악견... 이렇게 나가는 흐름에서

탐진치, 까지를 거론했던 셈이죠.. 앞에 붙은 번뇌謂,라는 말은 번뇌의 항목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라고 하는 설명문의 주어와 동사인 셈이니까 컨텐츠하고는 별로 상관없습니다...

탐진치는 상식적 수준에서 접근해도 됩니다..

욕심과 화를 내는 것과 어리석음,이라고 보아도 됩니다.. 그리고

욕심은 욕계를 대변하고 성내는 것은 색계를 대변하고, 어리석음은 무색계,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이것은 비교적 본질적 접근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평소에 이런 느낌이 있다가, 어느 날 어떤 어록을 보니까 제 소감하고 같은 말이 적혀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리가 있다는 것이죠...

만약 심오한 접근 쪽을 택하게 되면 삼독심, 즉 탐진치를 넘어서는 것은 매우 수준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심오한 접근을 하는 경우 삼독심을 벗는 것은 삼계를 벗어나는 것과 같으니까 그리됩니다.

그 경우 일단 탐심이 말하는 것은 음양의 구분이 대표적인 것으로 볼 수 있고

화를 내는 것은 개인의 자아의식과 연관된다고 볼 수도 있지요..

탐진치,라고 하는 널리 알려진 말에도 이미 거의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단 유식 30송의 맥락으로 가보면

번뇌위탐진 치만의약견... 이렇게 흘러갑니다..

번뇌에는 탐진치,와 만, 의, 악견, 등의 여섯 가지가 포함된다.. 라는 말이죠.... 숫자는 확정적이죠.. 6가지입니다..

물론, 이건 제 생각이지만, 탐진치,를 고차적으로 해석하면, 앞에서 예시한 것처럼 그 속에 더욱 깊고 많은 내용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일단 문면 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탐진치,의 세 항목 이외에도 만, 의, 약견.. 등의 세 항목이 더 들어간 것이겠지요.....

사실 탐진치를 음미하는 것도 그 자체로 매우 의미가 있지만

지금은 처음이니까 유식송의 글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도 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번뇌는 모두 6가지 밖에 없는데, 도대체 번뇌라는 항목의 이 유식송 전체에서의 위상은 어떠한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바둑을 논할 때에도 맥이나 정석을 논할 수도 있지만, 도대체 정석이나 맥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라고

대세관을 갖추려는 질문이 가능한 것이죠... 이제 거기에 대해서 조금 말씀드리죠...

번뇌 항목의 바로 뒤에선 隨번뇌가 나옵니다.. 새끼번뇌라는 뜻이죠..

번뇌의 숫자는 여섯 가지였는데, 수번뇌는 스물 개 입니다.. 소리를 내어서 읽어드리면^^

수번뇌 위분, 한복뇌질간,

광첨여해교 무참급무괴,

도거여혼침 불신병해태

방일급 실념 산란부정지...

이렇게 읽히는데, 이것을 내용으로 구분하여 읽어드리면

수번뇌 위

분, 한, 복, 뇌, 질

간, 광, 첨, 해, 교

무참, 무괴

도거, 혼침, 불신, 해태,

방일, 실념, 산란, 부정지.....  숫자를 세어보면 모두 스무 개가 되지요..

지금 이 내용을 서둘러 알 필요도 없고요.. 나중에도 별로 안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야기는 다만 번뇌,라는 항목이 유식 30송에서 어떤 위상에 해당하는가.. 에 대한 약간의 鳥瞰을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새가 하늘에서 바라보듯이 말씀이죠...

실전적으로 보면 욕심이나 화를 내는 일, 그리고  어리석음 등의 삼독심 중에서

자신에게 와닿는 항목을 잘 음미하는 것으로도 매우 좋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세계에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므로 하나를 잘 이해하면 거기에 모든 것이 들어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욕심을 잘 들여보다보면 그 속에 유식 30송이 다 나온다는 것이죠....

이게 실전적으로는 매우 중요합니다..

유식송의 전체 내용 중에서 단 하나의 낱말이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으면

그것을 잘 음미하여나가면 거기에서 모든 내용이 다 스스로 드러난다... 라는 말입니다....

번뇌 다음에는 수번뇌가 나온다고 했는데, 그러면 다른 항목들은 무엇이 있는가 하면

이것도 다시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관련된 원문을 일단 한 번 읽어드리죠...

제 8-9 게송-

차 제3능변, 차별유6종,

료경위성상, 선불선구비

차심소변행, 별경, 선, 번뇌

수번뇌, 부정 개3수 상응.....................................................

자세한 것은 나중에 보면 되구요.. 내용의 요지는 무엇인가 하면

제 3능변은 여섯 가지로 나뉘는데, 료경이 성품도 되고 양상도 되며

선, 불선, 무기 등이 모두 가능하다..

그 내용을 볼라치면

변행, 별경, 선, 번뇌, 수번뇌, 부정 등등의 여섯이 있고, 이들은 모두 세가지의 감수작용과 상응한다...

라는 말이 됩니다.. 요약하면

-- 번뇌는 제 3능변에 속하는 여섯 가지의 항목 중 하나이다.. 라는 것이 됩니다..

지금 스토리는

번뇌가 유식 30송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알려고 했는데, 과연 이제

번뇌는 제 3능변,이라는 것의 여섯 가지 항목 중 하나이다.. 라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제 3능변이 있으니 자연히 제 2능변도 있고, 제 1능변도 있겠지요..

능변이 있으면 所변도 있고, 능소를 합한 본체도 있게 마련입니다..

능변,이라는 말은 쉽게 말해서 변화가 발생하였을 때에 객관이 아닌 주관 쪽을 지칭하는 겁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識의 변화인데, 모든 것이 식의 변화이기에 그래서

전체 30게송 중에서 제 17송에 가면, 일체유식,이라는 말이 나오죠...

단계적 변화를 거쳐서 여러가지 양상의 깊이와 다양성이 생겼지만

그 모든 것이 오직 식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맞는 말인지 확인을 하려면

유식송을 읽어나가는 과정에 자신에게 맞는 낱말이등장할 적에

그 낱말을 잘 음미하면 그 속에 유식송의 나머지 부분도 꼬리를 물고 다 등장할 것이라고 제가 앞에서 말씀드렸고요... 그리고

번뇌의 여섯 항목 중에서 탐진치,는 깊이 있게 음미할 수도 있다.. 라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되었습니다..

참고로 적어보면

앞에서 읽어본 번뇌와 수번뇌의 항목들은

전체 30게송 중에서 12, 13, 그리고 14게송의 절반,까지에 해당합니다...

번뇌위탐진 치만의악견 수번뇌위분 한복뇌질간

광첨여해교 무참급무괴 도거여혼침 불신병해태

방일급실념 산란부정지- 이상을 세어보면 두 개 반이 맞습니다..

이미 유식송의 결론,도 말한 셈이고

공부방법론도 한 가지 등장했고요.. 그리고

8, 9, 12, 13 14, 17의 여섯 게송들의 내용도 일단 구경을 한 셈이죠...

실전적으로 보면, 욕심은 왜 생기나??

화는 왜 내나??

탐진치에서 말하는 어리석음은 과연 무슨 뜻인가?? 라는 것 등을 자꾸 사유하여 보는 일이

가장 의미롭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감사합니다... 다음 한 주도 평안한 나날들이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