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五體投地]로 엎드려 맹목적으로 글을 쓴다
매일 글을 쓰면서도 이 글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저 앞에 빛이 있다면
내 머물고 있는 곳 부터 시작해 뒤쪽에 어둠이 있다는 것을,
이성, 논리, 산문, 소설에서 벗어나
시린 영혼을 들키면서 까지
감성, 직관, 운문, 시로써 살과 뼈를 저미는....
때로는 떠나 있어도 돌아보면 머물고 자작자애였으니,
애초에 작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늘 땅뜀에 머물렀다
작가니 시인이니 관사[冠詞]를 붙인다는 것은 자랑이 될 수 없다
어차피 내 글은 고통이며 휴지 쪼가리의 글일 뿐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니 현학적인 알음알이도
끝없이 의심해야 하는 진정한 화두 또한 아니었지만
무료한 글장난, 오락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도
뭔가 아쉬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동경, 아름답고 평화롭지 아니한가
그래서인지 아직도 저자거리를 외면하지 못한다
저자거리의 사람들을 관찰하고 붓을 들면 늘 손끝이 떨려
파지만 쌓여갔지만....
그래서 나는 힘이 없고 비틀거리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나마 내게 위안은 한 개피 담배가 주는 고요,
회색인가, 검정인가, 흰색인가, 제기랄!
무시무종[無始無終]이다 가차없이....
언젠가 막차를 놓치고 텅빈 정거장에 쪼그려앉아 망연해하던,
풀섶에 까치독사가 내게 접근해도 너무 허무해 못본 척 하던,
노자 한 푼 없이 가족을 뒤로 하고 떠나던 그날처럼,    
떠나봐야 아무 것도 없었는데....
쓸쓸하고 괴로워서 술이나 한 잔 마셔야겠다
나무 관세음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