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세계선수권전 우승을 하고 그 다음날 신문을 펼치니 ㅋㅋㅋ 또 숫자로 풀어보는 김연아가 나오질 않습니까. 그런게 우리나라 언론 매체들이 매우 좋아하는 방식인듯합니다. 사실 논쟁을 하더라도 상대를 가장 꼼짝 못하게 만드는 것중의 하나가(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치를 이용하는 것이죠. "조사해 보니 이런 숫자가 나왔다."라고 한다면 거기에 대한 대응이 매우 어려워지지요. 그래서 학위 논문에서도 통계학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군요.

숫자... 제가 전공이 수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학을 매우 많이 취급해야하는 통계학이었던 탓인지, 숫자에 매우 민감하고, 그런 걸 언제나 거의  습관적으로 유심히 살펴보죠. 그러다 보니 신문 잡지 또는 티브이를 볼 때도 숫자는 무심히 보고 들어도 이상한 것은 눈과 귀에 걸리게 됐죠.

방을 개설한 후 두번째로 하고픈 이야기로 수를 얘기하고 싶어서 군소리부터 꺼내 들었네요.  다 아는 얘기부터 하죠.(사실 이글 끝까지 다 아는 이야기죠) 숫자는 자연수(양의 정수)로부터 영, 음의 정수를 포함하는 정수, 또 소수점 밑을 얘기하는 쪼개진 수, 즉 분수를 포함하여 유리수(나누어 질 수 있는 수)로 확장되고, 나누어 질수 없는 무리수를 포함하는 실수(실제 있는 수)로 확장되죠. 실은 여기까지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이죠. 그러나 재미있는 이론적인 수를 만들어(아니 발견 한 것일 수도 있겠죠) 허수라 이름 붙이고 그를 포함해서 복소수하 했죠. 그 이상 더 있는지는 몰라도 저도 알고 있는 것은 거기까지 - 사실 고교과정에서 다 배우죠.

예전에 장영자 사건 기억 나시나요? 그 때 사기친 돈이 7000억이라했는데, 그 때도 신문등에서  그 돈이 얼마만한 양이냐하는 재미있는 얘기가 있었죠. 한줄로 쌓으면 몇미터냐니 하는 따위. 백두산 보다 높다니 뭐니 하며.

여기서 재미있는 문제를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만원짜리 돈을 죽 펼치면 대한민국(남한)은 얼마면 다 깔 수 있을까요?

둘째. 그 돈을 쌓으면 얼마나 높이 쌓을 수 있을까요? (대략 돈의 두께는 0.1mm라고 합니다)

세째. 또 그돈을 창고에 넣는다면 얼마만한 크기의 창고가 필요할까요?

첫번째의 해답은 10경원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예산이 274조원이고 전세계의 주가 총액이 (폭락하기전 시세로) 대략 6-7십조달러라 했으니 그 돈 전부면 되겠네요. 정말 어마어마하죠?

둘째번의 답은 100만km죠. 지구의 둘레가 약4만km, 음속이 340m/s, 빛의 속도가 30만km/s이니 지구를 25번 돌고, 소리가 34일간 달리고 빛은 3.3초 달려야 하네요. 자동차로 가면 밤낮없이 달려도 1년간 경부고속도로 기준으로 과속해야하고요, 사람이 걸어가면 평생을 걸어야하는 거리네요. 엄청나죠?

세째번 답은10km**3입니다. 즉 가로 4km, 세로 2.5km, 높이 1km 되는 창고에 다 들어가는 양이죠.

세개의 답을 보시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먼저 첫번째 답을 보시고 한국이 넓다 또는 좁다라고 생각하셨겠죠. 그러나 두번째 답을 보시면 10경이란 숫자가 얼마나 큰지 아셨을 겁니다.그것도 길이로 죽 이은 것도 아니요, 두께로 이은건데 말이죠. 그런데 세번째 숫자를 보시니 어떻지요? 두번째에 비하면 눈에 보이는 정도 아닌가요?

즉 첫번째는 눈에는 안보여도 감은 잡을수 있는 수치라 할 수 있고, 둘째는 그야말로 상상도 안되는 수치라면 세번째는 눈에 보이고 느낄 수도 있는 수치라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답은 차원에 있습니다. 첫번째는 2차원적 표현이고 두번째는 1차원 세번째는 3차원적 표현이죠.

또 두번째 답을 보셔서도 아시겠지만 뒤의 단위에 따라 3.3초도 될 수 있고, 평생도 되죠.

한 문제만 더 풀어보죠. 여러분 항하사란 걸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많은 분들이 들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항하사란 것은 갠지스강의 모래알의 수를 뜻하는데(여하튼 선인들의 생각의 깊이가 대단하긴 합니다) 그럼 과연 그럴까요? 항하사란 10의 56승이라합니다.

여기서 함께 답을 유추해봅시다. 모래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2~0.2mm의 지름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럼 0.2mm를 기준으로 해보죠. 그러면 1입방 cm에는 50의 삼승 즉125,000개(히유 엄청 많네요)가 들어 있죠.(만약 2mm를 기준으로 한다면 1/1000 로 줄어 들겠죠) 1입방m에는 동그라미 6개가 추가되죠. 그러면1.25*10**11, 또 1평방 km에는 동그라미 9개 추가입니다. 즉 1.25 * 10**20 이 되죠. 여기서 참고로 지구의 체적은 1.15 * 10**12 km3이죠. 갠지스강이 아니라 까짓거 모래로 지구를 만들죠. 그러면 히유 답이 1.438* 10**32개가 나오네요. 음 아직 항하사 까진 멀었네요. 모래로 태양을 채우면 거기에 동그라미 6개가 더 붙으면 되고요, 태양계의 반지름이 20조 km라니 계산해보면4.12*10**60 즉 4.12 아승기네요. 그럼 항하사는 반지름 5800억 km 되는 구형 그릇을 채울 수 있는 모래의 숫자가 되는군요. 즉 항하사란 말 뜻은 잘못된거죠.

숫자를 볼 땐 언제나 두가지를 주의해야하는데 여기 항하사 예에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돈 얘기에서서 잠깐 언급했지만 그 뒤의 단위를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먼저번 돈 얘기에서는 차원을 보아야한다는 뜻이고요.

차원과 단위를 함께 보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틀린 것은 대번에 눈에 띨 뿐만 아니라 수를 대하는 마음도 바뀌게 되죠. 학습 교재 광고에도 나오는 집합(고등 수학의 처음이죠)적 개념으로 보아도 이 세상엔 큰 수도 작은 수도 없지요. 단지 비교의 대상일 뿐. 어찌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가난도 부자도 잘남도 못남도 단지 비교 - 그것도 상대적 비교의 결과일 뿐이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방글라데시라 잖습니까. 통계학에서도 숫자는 0~1의 숫자뿐이죠. 1 이 최고 큰 것이고 0 이 제일 작은거죠. 그러나 그 속에 모든 것이 담겨있죠. 요즘 공부하다가 들은 건데(실은 제가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또한 표현하고 싶은 평생의 꿈이었지만) '세상의 모든 이치는 미분 방정식으로 표현 할 수 있다.'라는 말이죠. 그래서 수학을 배워야하는 것이고요. 뭐 그렇게는 아닐지라도 숫자를 보는 눈을, 숫자를 대하는 마음을 조금 달리 해보면 어떨까요.

* 항하사, 아승기등 단위는 설에 따라 그 크기를 달리하기도하나 일반적인 수학에서의 크기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