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띠뽀뽀 띠띠따따....

야.

니 어딘노...?

전화기를 귀에다 대기도 전에 울려오는 다급한 목소리에 선달이는 짜증이 난다

야..탱아  숨넘어 가냐. 와 ? 와?

이 탱이가 뭐라카노..?

띠띠띠...

야. 탱아 전화 들온다 끊어라.

오늘은 장사도 안되고 해서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 팔공산 계곡에서 심신을 돋우는

모임을 갖자는데 동의하고 시간 약속을 하였던 터라 전화기가 불이난다

모두 개인사업자라 시간 ��추는데는 어려움이 없었고 오랜 지기들이라 의기투합도 빠르다

갈수록 경기는 어려워지고 공차 시간이 늘어나면서 모두들 집중력도 떨어지고 산만해져

누군가 불을 지르면 마른 짚단에 불붙듯 타 오른다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간단하게 술 한잔 곁 드린 훌라 한판 하자는데 안달이 난거다

팔공 저 넘은 계추에는 이 핑계 저 핑계로 미꾸라지 참기름 바른 것처럼 빠져 나가 더만

이럴 때는 산란기 맞은 연어 튀어 오르듯 필사적이다

앞방은 얼마고 시간은 몇 시간이고  모임이 끝날 때 까지 절대 전화기를 오픈 할 수없다

이것은 서로 감정 상하는 것을 막고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취지로 녀석이 거품을 문다

모두 한번쯤은 겪어본 일들이리라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에 일사천리란 없다

물론 친목을 빙자한 이모임도 예외는 없다 결국은 친구 돈으로 하루 일당을 하자는..

그러다보니 페어플레이는 시작할 때 뿐 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양상은 달라진다

조금 끗발 듣는 놈은 시계만 들여다보고 수시로 일어나 딴 짓거리를 한다(전화기는 압수)

좀 안되는 놈은 매사가 불만이다(음식이 식었네..동작이 느리네...)

선달이는 이런 분위기가 못내 싫었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들이고 큰 노름도 아니고

백숙에 술한잔 산걸루 생각하고 가끔씩 어울린다

배팅 한도 금액 5만냥에서 출발하여 총 한도 10만원이 되면 자동 탈락이다

너덧 명이 모이면 음식값 7~8만원 나머지 딴 돈의 50%는 반환 한다

반환된 돈으로 음식값을 치르고 남은 돈은 많이 잃은 순으로 배당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철저하게 규칙을 정해도 늘 사단이 난다

내 기억으로는 한번도 끝자리가 맞아 떨어지지 않고 게임 내용도 항상 헝컬어 진다

딴 놈은 능글거리고 집에 뭔 일이 그리 많은지 걱정만 늘어 놓는다

잃은 놈은 씩씩거리고 세상 비리는 모두 자기 입에 넣었는지 씹어 돌린다.

항상 점잖은 사람은 그래도 늘 웃고 만다 냄비뚜겅은 항상 그렀듯이 달그락대고.

12시에 만나서 한 그릇씩 하고 5시에 마칠 것을 서로에게 다짐했건만 늘 그랬듯이

많이 잃은 사람에게 배려로 찬스를 받아주고 형평성을 들먹이는 놈에게 루스 타임을

그리고 삼세판을 부르짖는 놈의 요구를 들어주고 나면 8시가 된다

왁작지껄 핏대 올리고 능청떨고 소란스런 시간이 지나면 희비가 확연 해진다

모두들 집으로 전화를 하는데...

응..나야 애들은 ? (공통질문)

1. 응... 나 오늘 이상하게 몸도 안좋더만 일이 않되네. 젠장 기름값도 못 했네

         지금 들어 갈테니 찌개나 부탁혀.

2. 응... 아까 점심 먹으러 갈려는데 말이야. 아.. 글쎄. 장거리가 터지잖아.!

         긍께.. 긍께.. 내가 누군감. 지금 올라가는 중인데 뭐 사갈까..?

3. 응... 나 오늘 모임 때문에 마치고 지금 들어갈 거야.

대략 이렇다

여튼 서로의 무사 귀한을 빌며 자주는 안되고 가끔씩 무리하지 말고

한번씩 이런 모임을 갖자고 의기투합하며 인생사까지 들먹이며 서로를 위로 한다

다음날 미친놈이 볶아대기 전에는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헤어진다

오늘도 어느 골짜기에 모여 있을지 모를 옛 전우들을 떠올리며 10년이 넘은 얘기를

예전에 시도하다 자신 없어 멈춘 택시야화 첫머리 재도전 글로 올려본다.

추신 ; 건전한 택시가족에 편견을 줄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작가의 임의성을 고려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