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제 13 회>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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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81 신화같은 사랑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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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 <제 13 회>
2009-01-07 오후 8:28 조회 4036추천 8   프린트스크랩

본격적으로 중간고사 기간에 이르자 학생들은 도서관은 물론 빈 강의실과 동아리실, 심지어 캠퍼스 내에 비치된 벤치에서까지 자리 잡고 시험 공부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더불어 대부분의 강의실에도 시험 실시로 인해 캠퍼스 전체가 적막만이 가득 차 있었다.

현욱은 어김없이 시험지 한 면을 빼곡히 채우고는 조교에게 제출했다. 혹시나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라도 될까 강의실 문을 살며시 열고 나갔다. 유독 긴 시험시간 때문인지 절로 기지개가 펴졌다. 그때 맞은편 강의실 문이 열리더니 미란이 나왔다.

“어머, 선배! 선배도 금방 시험 끝내고 나왔나 봐요?”
“응, 넌 곽 교수님 시험이었나 보지?”
“네, 선배도 알겠지만 답안지 채우느라 얼마나 애 먹었는데요. 근데 선배도 내일 현대인의 정신건강이 마지막 시험이죠?”
“응. 하지만 내일 시험이 제일 부담되는 걸.”
“아니, 선배가 그런 말하면 어떡해요? 그럼 선배가 정리한 것만 죽어라 공부한 우리는 어떡하란 소리에요? 선배가 정리한 거 보면 정말 완벽 하던데요! 정리한 것만 그대로 써내도 에이 플러스도 거뜬하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만 기억력이 문제겠죠?”
“그렇게 말해주니깐 고맙네. 난 오늘 시험은 이걸로 끝인데, 넌?”

금세 미란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말했다.

“부럽네요. 저는 교양과목 시험이 하나 더 남아서…”
“그래? 그럼 얼른 가서 한 자라도 더 봐야겠네!”
“그래야죠. 올 에이를 위해! 그럼 선배, 내일 봐요.”

다시 밝은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곤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몇 발자국 나가더니 다시 현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참! 선배! 혜린 언니가 무슨 말 안해요?”

뜬금없이 혜린의 이름을 언급한 것도 모자라 영문 모를 소리까지 하자 현욱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사실, 선배가 정리한 거 혜린 언니한테도 한 부 복사해서 주었거든요. 근데 나한테 고마워 하길래 선배한테 직접 고맙다고 하는 게 나을 거라 했고, 언니도 그렇게 한다고 했는데…”

미란의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현욱은 갑자기 머리라도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는지 원망스레 따지고도 싶었지만 현욱의 입이 떨어지지도 전에 미란은 계속 말했다.

“언니가 직접 그렇게 얘기했으니 내일 시험 끝나면 말하겠죠. 어차피 내일 현대인의 정신건강 시험 같이 치잖아요. 근데 언니도 그 시험 때문에 굉장히 막막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선배꺼 복사한 거 주니깐 굉장히 좋아하던데요.”

미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욱의 표정에선 금세 참담한 기색이 사라졌다. 대신 그의 귀가 솔깃해지자 미란은 한결 더 신나게 떠들었다.

“게다가 글씨도 정말 예쁘다, 정말 정리가 잘 되어있다, 정말 대단하다라면서 어찌나 감탄을 하던지… 선배가 언니의 그런 모습을 직접 봤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네요. 그리고 제가 확실히 선배이름, 세 글자도 말해뒀으니깐 선배이름은 물론 선배라는 사람 자체가 언니한텐 이미 인식되어 있을 거란 말이죠!”

혹시 미란이 너무 과장되게 말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사실인지 다시금 묻자 미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미란의 말이 사실일지라도 고작 혜린이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과 자신의 이름 석 자 기억해주는 것뿐인데 벌써 벅차오른 묘한 설렘과 기대감에 괜히 들뜬 기분이었다. 물론 그것이 자신의 섣부른 감정임을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한들, 어느새 두근대는 가슴을 쉽사리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다음날, ‘현대인의 정신건강’ 시험이 있는 강의실에는 학생들이 알아서 일정하게 한자리씩 비우고 앉았다. 영섭도 현욱과 빈자리 하나를 띄우고 앉아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여유롭게 복사물만 쳐다봤다. 조금 앞쪽에 앉은 미란은 복사물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리면서 노트에 바삐 써가며 암기에 열을 올렸다.

현욱 역시 이번 중간고사 마지막 시험이거니와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공들여 준비하고 공부했던 과목이었기에 잘 정리된 노트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다 시험시간이 다 되었는지 교수가 조교 두 명을 대동하여 강의실로 들어오자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연이어 교수는 시험문제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부정행위 방지와 관련하여 진부한 주의사항을 읊조리듯 말했고 조교들은 강의실 양쪽에서부터 가운데로 시험지를 배부하기 시작했다. 이미 시험지를 받은 학생들은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서 그런지 군데군데 한숨 소리가 끊이질 않자 내심 걱정스러웠다. 허나 막상 시험지를 받아보자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슬쩍 눈을 돌려 영섭과 미란의 눈치를 살폈다. 둘 다 담담한 표정으로 머뭇거림 없이 답안지를 채우는 것을 보니 다행이었다. 이번엔 창가자리에 있는 혜린에게 조심스럽게 눈을 돌렸다. 일정하게 비어진 자리때문인지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유난히 잘 보였다. 게다가 주변학생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비교해볼 때 혜린의 표정은 유독 밝았고 서슴없이 답안지를 써내려 가는 걸 보니 분명 자신의 노트가 도움이 된 게 확실시 되는 순간이었다.

현욱은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띠며 답안지를 채워갔다. 처음에 잠깐 한 눈 판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적을 분량이 워낙 많다보니 시험시간 끝날 무렵에야 가까스로 답안지를 제출했다. 강의실로 빠져나오며 침울해하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영섭과 미란의 표정은 가벼워 보였다. 특히 미란은 생각보다 답안지 작성을 잘했는지 다소 흥분된 목소리였다.

“선배, 진짜 너무 너무 고마워요! 선배가 정리한 노트가 없었으면 어떻게 시험을 쳤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정작 현욱은 수줍게 웃을 뿐, 도리어 영섭이 거드름을 피웠다.

“거봐, 내가 뭐랬어? 이 자식이 정리한 거만 보면 된다고 했잖아! 솔직히 나 아니었으면 어쩔 뻔 했어? 물론 노트의 주인은 현욱이지만, 그 노트의 정보는 내가 줬잖아! 요즘 같은 세상에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 건데! 나한테도 감사의 표시 좀 하라고!”

새침한 표정까지 짓자 미란은 마지못해 맞장구치는 눈치였다.

“네, 영섭 선배! 좋은 정보 공유해줘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기말고사 때도 부탁 좀 하면 안될까요?”
“그건 내가 현욱이한테 한 번 말해보지! 그 녀석이 여간 튕기는 게 장난이 아니거든!”

영섭의 뻔뻔스러운 태도에 미란은 여전히 실소를 금치 못했고 현욱은 기가 막혀 헛웃음만 지었다. 그래도 가장 걱정되는 과목을 포함해 중간고사에서 해방됐으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했다. 이때 미란이 현욱의 등 뒤로 막 강의실에서 나온 혜린을 발견하고는 일부러 큰 목소리를 냈다.

“현욱 선배! 선배가 정리한 노트 덕분에 정말 시험을 잘 봤어요! 너무 너무 고마워요!”

좀 전에 현욱에게 고마움을 표시해놓고 다시 새삼스럽게 고마움을 드러내는 그녀의 언행에 영섭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물론 현욱도 난색을 표했지만 미란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적나라하게 현욱에게 연거푸 고마움을 드러내며 혜린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혜린은 미란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미란은 얼른 현욱에게 눈길을 돌려 속삭였다.

“선배, 혜린 언니 와요! 선배한테 고맙다는 인사하려는 모양이니깐 괜히 어색하게 굴지 말아요!”

그제야 현욱은 물론 영섭마저 좀 전의 미란의 언행에 의문이 풀렸다. 영섭도 슬쩍 보고는 정말 혜린이 오고 있다며 거들었다. 현욱은 사실인지 직접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이 질끈 감겼다. 하물며 마치 바닥에 강력 접착제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을 뿐더러 유난히 두근대는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 외에는 주변 어떤 소리도 들여오지 않았다.

얼추 혜린이 다가오자 미란은 시치미 뚝 떼는 표정으로 반갑게 맞이할 준비를 했다. 더불어 영섭도 최대한 현욱이 어색하지 않게 확실히 도와줄 심상이었는지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의 그런 채비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생각인지 복도 저만치에서 한 사내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혜린아, 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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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81 |  2009-01-07 오후 8:28: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생각대로 표현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_-;;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아무쪼록 제 의도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_^;  
팔공선달 글은 낙옆에 편지를 쓰고 물가에 띄우면 그만 . 우리는 물장난 하다가 그낙옆들을 건져모아 행복하면 그만 ^^+
달선공팔 |  2009-01-07 오후 8:51: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복도 저만치에서 한 사내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혜린아, 여기야!>

절망의 소리당...^^
 
아우라81 맞습니다!ㅋㅋㅋ
돌부처쎈돌 |  2009-01-07 오후 8:55: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흠...대학시절이 그대로 떠오르게 하시는군요^^
헤린아, 여기야!  
아우라81 그럼 다행입니다^_^;;
저격병 |  2009-01-07 오후 9:28: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연애소설은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나, 님의 열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  
아우라81 감사합니다.
멀리보며 |  2009-01-08 오전 12:58:4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첫사랑이 생각납니다.^^  
아우라81 ^_^
당근돼지 |  2009-01-08 오전 3:55: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멀리보며님 첫사랑 생각하시다........사모님께 들키면 큰일 ㅎㅎㅎㅎㅎ  
아우라81 그러게 말입니다.ㅋㅋ
숙이아지매 |  2009-01-08 오전 11:35: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좋은글인데요~~~  
아우라81 고맙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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