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제 11 회>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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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81 신화같은 사랑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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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 <제 11 회>
2009-01-01 오후 11:39 조회 3865추천 6   프린트스크랩

반가워하는 그녀와 달리 현욱은 내려오던 걸음을 멈추고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서있을 뿐이었다. 미란은 둘 사이가 무척 궁금했지만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얼른 자리를 피했다. 다른 계단을 이용해 다음 강의가 있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복사물로 공부하려는 생각으로 배회하다 마침 빈 강의실을 찾아 들어갔다.

뒤쪽 창가자리에 가방과 복사물을 두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습기 때문인지 다소 꿉꿉해서 창문을 여는 순간 느닷없는 비바람이 불어왔고 책상위에 올려놓은 복사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필이면 구석진 곳에 떨어진 바람에 단순히 허리만 숙여서 줍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기어코 쭈그려 앉아 떨어진 복사물을 집었다.

일순 강의실 문이 열렸고 현욱과 의문의 여자가 들어왔다. 미란은 자신도 모르게 더욱 몸을 움츠리며 숨죽였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굳이 이러고 있는 자신의 행동이 더 없이 어리석음을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이제야 일어날 수도 없는 상황에 숨죽인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던 중에 현욱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까지 웬일이니?”

그녀는 살포시 책상에 걸터앉았다.

“너랑 도통 연락이 안돼서 말이지. 언제까지 내 연락 피할 생각이었니? 꼭 이렇게 내가 와야지 너의 그 꿍한 마음이라도 좀 풀리니?”

현욱은 기가 차다는 표정도 잠시 그녀를 매섭게 노려봤다.

“나은경! 여전히 제멋대로 구나. 잊었어? 우린… 아니, 너랑 나랑은 이미 끝난 사이야.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험한 말 나오기 전에 그만 돌아가라. 그럼 난 수업이 있어서…”

매정하게 은경을 지나치고는 강의실 출구에 이르렀다. 은경은 서둘러 책상에서 내려와서는 격앙되게 소리쳤다.

“신현욱! 너야말로 잊은 거 아니니?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그렇게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그냥 돌아가라고? 나한테 온갖 사탕발림 소릴 한 건 누군데? 나만 바라보겠다고, 나만 사랑하겠다고 말한 게 누군데? 너 정말 웃긴다!”

은경의 얼굴엔 좀 전의 여유로움은 없었다. 도리어 너무 격분한 나머지 표독스럽기까지 했다. 현욱도 상당히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더욱 냉정한 말투로 자신의 감정을 삭이려 애썼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너만 바라보고, 너만 사랑하겠다고 했어. 분명히 기억하고 확실히 기억하고 또 기억해! 근데 넌 어땠니? 너 역시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했어? 아니잖아! 물론 내가 너한테 부족한 사람이란 거 잘 알아! 그래도 난 조금이라도 너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어느새 현욱의 목소리는 흥분되어 있었다. 잠시 감정을 가라앉히고자 한숨을 토해냈다. 조금 마음이 안정되자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와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 그리고 네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잖아. 그렇다고 내가 붙잡지 않았니? 붙잡았잖아! 쪽팔리게 울고불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앞으로 더 잘할 테니깐 제발 가지 말라고 매달렸잖아. 그런데 넌 어떻게 했니? 결국 네 말대로 너와 어울린다는 그 남자한테 갔잖아. 이제 겨우 널 잊었는데… 나한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은경은 슬쩍 비소를 띄곤 콧방귀마저 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내게 다시 돌아올 수 있는데? 나도 너처럼 울고불고 매달리면 되는 거야? 근데 어떡하지? 너한테 구질구질하게 매달릴 만큼 너란 남자한테 환장할 정도로 빠져있지는 않아. 다만 지금껏 만난 남자 중에서 그나마 네가 괜찮은 것 같고 너한테 좀 미안한 것도 있잖아. 그래서 서로에게 기회를 주고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하는 것뿐이라고.”
“기회? 제안? 미안하지만 그런 기회나 제안, 이젠 필요 없어.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예전 같은 일만 반복될 뿐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난 너한테 부족한 남자야. 더 이상 같은 말 반복하기도 싫어. 너에 대한 좋은 기억만, 추억만 가질 수 있도록 해주라.”

은경은 분한 나머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웃기지마! 끝까지 멋있는 척, 착한 척하지마! 내가 이렇게 직접 널 찾아오니깐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가 보지? 아니면 지난날의 복수니? 정말 네가 나한테 매달린 것처럼 나도 너한테 매달리길 원해? 그리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너도 똑같이 날 차버리고 싶니? 그런데 이를 어째? 난 전혀 그럴 생각이 없거든.”

느닷없이 차가운 눈초리로 현욱에게 다가갔다.

“다시 이렇게 가까이에서 네 얼굴을 보니깐 예전에 했던 구질구질한 데이트와 함께 먹었던 형편없이 초라하고 지저분한 음식들, 선물이랍시고 하고 다니기 창피할 정도로 조잡하고 유치한데다 아무 쓸모도 없는 쓰레기들이 떠오르네!”

은경의 모욕에 현욱은 결코 분노하지 않았다. 구슬픈 표정으로 말없이 은경을 바라봤다. 도리어 책상 밑에 숨어있던 미란이 왼쪽 엄지손가락을 지그시 깨물며 겨우 부아를 달래고 있었다. 은경은 계속 독설을 늘어놓았다.

“게다가 눈물범벅으로 비굴하게 내 팔을 부여잡고 매달리며 울던 네 모습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네! 초라한 행색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모습이 얼마나 가간인지… 한때나마 너 같은 남자를 만났다는 게 수치스러울 정도였어! 그런 너한테 서로에게 기회를 주자고 말한 내 주둥이가 원망스럽고 손수 여기까지 찾아온 시간과 기름값이 아깝구나!”

그때였다. 미란이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은경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정말 듣자하니 무례하기 짝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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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선공팔 |  2009-01-02 오전 2:37:0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  
아우라81 네, 1등이네요!^_^;
달선공팔 1등하문 모 엄남요? 넝담입니당^^
달선공팔 |  2009-01-02 오전 2:48: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올해는 忍忍忍 중에 한개라두 될 수 있도록 해야긋당. (...^.^...)  
아우라81 저도 그렇습니다!
멀리보며 |  2009-01-02 오전 2:49: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갈 때는 말없이 조용히 가지 왜 갔다 또 오는 것은 뭐시여.
글에서의 은경은 정말 속된 말로 밥맛이네요.
미란이 흥분할 만도 합니다.
현욱의 인내심도 상당하구요.  
아우라81 최대한 밥맛으로 그려보고 싶었는데~ 제 뜻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_^;
달선공팔 |  2009-01-02 오전 3:24: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말 듣자하니 무례하기 짝이 없군요!>

짝사랑 - 연민 - 분노
 
아우라81 ^_^
달선공팔 (...^.^...)
돌부처쎈돌 아우라 님의 글을 읽지 않고 여기 댓글만 보는 손님은 깜짝 놀라실 듯...ㅎㅎㅎ^^! 이긍...
달선공팔 아, 구럴수도 잇겄네욤^^ 댓글에 저가 사용하는 꺽기(< >)는 다 본문 인용이랍니당.^^
팔공선달 |  2009-01-02 오후 12:36:5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아우라81 항상 감사합니다!^_^
아우라81 |  2009-01-02 오후 1:57: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크리스마스에다 연말에다 새해까지 여러모로 바쁘다보니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2009년에는 모두가 활짝 웃는 일들만 생겼으면 하네요!^_^ 참! 글구 항상 건강하세요~^-^  
영바모 아우라 81님 나작에 오신 것 환영하구요, 건필하시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두기뿡 |  2009-01-02 오후 2:16: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우라81 네~ 바두기뿡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0^
선비만석 |  2009-01-02 오후 6:16: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소설쓰시기가 어려우신데..열성적인 님의 글 ..저절로 감탄이....  
아우라81 그렇게 봐주셔서 오히려 감사드릴 뿐입니다.^_^;;
돌부처쎈돌 |  2009-01-03 오전 12:38: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 떡국은 드셨습니까?
화이팅을 기대합니다^^!
복 많이 지으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우라81 떡국은 못 먹었네요.^_^; 돌부처쎈돌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
당근돼지 |  2009-01-04 오후 5:26: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우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좋은글 많이 올려 주시길 기대 합니다.  
아우라81 항상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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