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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달콤한 바둑 레슨 (46) -2부 마지막회-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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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달콤한 바둑 레슨 (46) -2부 마지막회-
2008-12-28 오후 3:14 조회 4322추천 16   프린트스크랩

이번 역은 종착역인 인천공항 국제선입니다……’

창 밖을 보니 한 손으로는 적당한 크기의 여행용 가방을 끌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귀에 댄 채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과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쉼 없

이 재잘대는 아이들, 그리고 방금 안방에서 나온 듯 편안한 옷차림을 한 외국인 관

광객들이 돌아다니는 낯익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 놓아둔 노트북 가방에 자신이 읽던 서류들을 서둘러 넣은 지훈은 초조한 마

음으로 버스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어서 공항에 들어가 혜린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

.

곧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그는 체면불구하고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화물칸에 맡겨두었던 자신의 가방을 찾아 빠른 걸음으로 공항에 들어섰다. 그녀와 만나기로 한 곳은 그들이 체크인 할 F라운지였다.

익숙한 공항의 모습이 펼쳐지자 제대로 실감이 난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장소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기대했던 혜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자신이 20분 정도 일찍 도착한 것이었다.

혜린에게 전화를 해볼까 했지만 그러면 성격이 급한 사람처럼 비춰질까 걱정돼 참기로 했다.

대신 그는 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내기 위해 주변 가게들을 돌아다녔다.

그가 진열대 앞을 서성이고 있으면 종업원이 나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었지만 그는 아무 것도 살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식이었다.

그렇게 한 30분 즈음 흘렀을까, 공항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올 것 같던 혜린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이제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이미 혜린에게 부재중 전화가 한 통 남겨져 있었다.

걸어 다니느라 진동을 못 느낀 탓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려는 찰나, 그의 핸드폰이 다시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녀였다.

 

혜린씨, 어디에요?

 

팀장님 공항이세요?

 

, 저는 조금 일찍 도착했어요.

 

, 미국 조심해서 가세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팀장님, 전 미국 안 가요.

 

미국을 안 가다니요? 무슨 일 있어요?

 

여류국수전 결승도 있고……”

 

그거 몇 달 남아서 괜찮다고 했잖아요, 그때 잠깐 한국에 들어오는 거 어렵지 않을 거에요.

 

그 몇 달 동안 바둑공부를 해보려구요. 항상 있는 기회가 아닌데, 쉽게 날리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사실은 그 동안의 일들을 수현씨에게 다 들었어요.

 

그건……”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하시려면 바쁘시겠어요, 비행기시간 늦지 않게 잘 들어가시구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봐요.

 

“……”

 

 

지훈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자 혜린이 먼저 조용히 핸드폰을 닫았다.

 

팀장이 뭐래?

혜린이 전화를 끝내자마자 앞에 앉아 있던 기영이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별말 안 하는데?

 

그냥 알겠다고 해?

 

아니, 그런 말도 안 했어.

 

역시 우리가 알았다는 걸 눈치 못 챘나 보네...

 

, 내가 모를 거라고 했잖아.

 

“역시 그런가......근데 그럼 그 뮤지컬도 4장 다 팀장이 산 거야?

 

그런 가봐.

 

그날 저녁에도 팀장이 수현이보고 우리 집에 가라고 한 거고?

 

, 그렇대.

 

근데 수현이가 왜 그렇게 팀장이 하라는 대로 다 해?

 

수현씨 집 힘들다며, 오빠랑 내가 멀어지게 도와주면 예전 여자친구가 쓰던 명품 가방 몇 개를 한 개씩 주겠다고 했나봐, 수현씨는 그걸 받아서 인터넷으로 팔은 거고.

 

, 팀장은 돈도 많으면서 왜 그런 걸 줬대?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 뭔가 사정이 있나 보지.

 

수현이가 그걸 너에게 다 얘기한 이유가 뭘까?

 

그날 밤, 오빠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화 한번 안 내고 오히려 잘 위로해주고 집까지 데려다주는 걸 보고 죄책감에 시달렸나봐, 근데 거기다 오빠가 아프기까지 하니까.

 

내가 수현이가 의도적으로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다는 걸 알았어도 그렇게 해줄 수 있었을까?

 

아마 못했겠지?

 

근데 팀장을 미국으로 보내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나야 이제 사무실에서 마주치지 않아도 되니까 좋긴 한데, 네가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잖아.

 

사실은 수현씨가 부탁했어. 팀장님이 나랑 미국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얼핏 했다고 하면서 내가 미국에 가겠다는 의사표시를 살짝만 해도 바로 나설 거라고……아마, 수현씨하고 팀장님 사이에 뭔가 불편한 일이 있긴 했나봐.

 

……그게 뭘까?

 

글쎄……근데 오빠 사활은 다 풀고 자꾸 엉뚱한 얘기 하는 거야?

 

, 아직.

기영이 서둘러 사활책으로 눈을 돌리며 말했다.

 

오빠! 지금 언제부터 풀었는데 아직도 거기야?

혜린이 조금밖에 진도가 안 나간 그의 사활책을 힐끔 보고는 소리쳤다.

 

그게 말이지, 근데 우리 오해가 풀린걸 축하하는 파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또 말 돌린다, 빨리 풀어봐, 사활은 집중해야 잘 풀린단 말이야.

 

알았어, 알았어. 금방 풀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봐.

 

오빠, 우리 내기 할까? 30분 안에 풀고 다섯 개 이하로 틀리면 오빠가 이긴 걸로 해줄게.

 

안돼, 지금까지 다섯 개 이하로 틀린 적 한번 밖에 없었잖아. 가만, 이기면 뭐 해줄 건데?

 

……소원 하나 들어주기?

 

좋아, 그럼 내가 이기면 네가 내 소원 하나 들어주는 거고, 내가 지면 안 들어주는 걸로.

 

, 그런 게 어딨어!

 

! 여기 카페야.

혜린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따지자 기영이 얄미운 표정으로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말하라는 시늉을 했다.

 

어쨌든, 내가 이기면 오빠도 소원 하나 들어주는 거다?

목소리를 낮춘 혜린이 속삭이듯 기영에게 말했다.

 

오케이, 그럼 나 시작한다. 24분에 시작했어.

기영이 핸드폰 시간을 확인하고는 빠른 동작으로 바둑판 위에 사활을 만들기 시작했다.

혜린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기영에게는 꼭 비밀로 해달라던 수현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사실은, 예전에 돈 벌기가 너무 힘들어서 술집에서 일한적이 있었어요. 지훈오빠는 그때 만났는데, 저를 유난히 좋아했구요. 그때 돈은 쉽게 벌 수 있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조금 하다가 그만 뒀는데,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왔더라구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툭하면 멋대로 찾아와서 같이 술을 마시자고 하는 거에요, 내가 없으면 술을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안 난다고 하면서……때리거나 강제로 어떻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잠깐 일했던 걸로 자꾸 그런 여자처럼 쉽게 대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수현이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그럼 왜 찾아오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지 그랬어요.

 

찾아오지 말라고 했지만 소용 없었어요. 게다가 같이 술을 마신 다음이면 어느 정도 돈을 주고 갔는데, 그 유혹도 뿌리치기 힘들더라구요……가끔 술을 마실 때 회사 사람들 얘기를 하고는 했는데, 기영오빠 얘기를 듣다가 친했던 친구의 오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엔 지훈오빠도 그러려니 하는 것 같았는데, 언젠가 지영이 번호를 알아와서는 당장 전화해서 만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찌된 영문인가 했더니 기영오빠와 혜린씨 사이가 멀어지게 도와주면 갖고 있는 명품가방을 주겠다고 하는 거에요. 그 오빠도 참 저를 모르죠……전에 술집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던 애들이 명품가방에 꼼짝 못했거든요, 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했더니, 한참 생각하다가 일이 잘 되면 다시는 절 찾아오지 않겠다고 했어요.

 

‘……’

 

……기영오빠 만큼은 아니더라도 괜찮은 남자 있으면 언제 소개 시켜주시겠어요? 기영오빠 만나면서 혜린씨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그리고 그때, 반짝이는 생각 하나가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오빠, 나 좋은 생각이 났어.

 

? 뭔데?

사활을 풀던 기영이 혜린을 보며 물었다.

 

 

 

 

 

안녕하세요, 전에 봤을 때보다 훨씬 예뻐지신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진호의 느닷없는 칭찬에 수현이 쑥스러운 듯 수줍게 인사했다.

 

……어디 차 마시러 갈까요?

수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직 이 남자에 대해 몰랐지만 그녀 곁을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이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기영오빠랑 혜린씨는 오늘 안 오나요?

아무 말없이 진호를 따라 걸어가던 수현이 물었다.

 

아마 안 올 텐데……전화해서 부를까요?

 

……아니요.

수현이 진호를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P.S. 그동안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꼬릿글 쓰기
메이비 |  2008-12-28 오후 3:27: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우와! 정말 기막힌 반전이네요.
3부 기대해 봐도 되는거죠? ^^;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 3부는 잘 모르겠네요..;;
팔공선달 |  2008-12-28 오후 5:44: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수고 많으셨구요...^^

좋은글은 보는사람이 주인공이 되게 하지요.

짝짝짝. ^^+

새해에는 선달이랑 만서기. 춘심이랑 명월이...뭐 이렇게는 안되겠져.?
헉..! 돌 굴러온다..다다다 =3=3=3=3=3=3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선달님이랑 만석님은 알겠는데....춘심이랑 명월이는..? ^^;;
달선공팔 |  2008-12-28 오후 7:52:2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
당근돼지 |  2008-12-28 오후 8:25: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동안 좋은글 너무 많은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빠른시일안에......제 3부 기대 합니다 감사 합니다.  
거문고자리 당근돼지님 댓글에 많은 힘을 얻었어요, 감사합니다. ^^
AKARI |  2008-12-28 오후 8:51: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통쾌하네요..2부면 3부도 있나요?
글 잘 읽었습니다^^  
거문고자리 음...3부요? ^^;;; 아무튼 즐겁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쁘네요 ^-^
작은시집 |  2008-12-28 오후 9:00: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수고 하시거나 말거나 난 잼있을 뿐 ... 힛 농담이고요.
정말 정말 수고에 박수 보냅니다. 짝짝짝 ()()() ..................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전 수고했다는 말보다 재미있었다는 말에 더 행복하답니다 ^-^
저격병 |  2008-12-28 오후 10:53: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흠, 2부가 끝났군.... 3부에서는 둘이 얼레리꼴레리 하나여? 헤헤, 튀잣! 3=3=3=3=  
거문고자리 하하 글쎄요 ^^;;;
돌부처쎈돌 |  2008-12-29 오전 2:1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빠, 나 좋은 생각이 났어.”

“응? 뭔데?”

.............

휴식 좀 취했다가 3부를 멋지게 시작하는 거야^^!  
거문고자리 음....3부는 본래 예정에 없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게요 ^^;;
선비만석 |  2008-12-29 오전 6:50:0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긴 여정 고생많으셨네요....님의 글을 읽는 사람은 행복하답니다.  
거문고자리 과찬이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
강북무리수 |  2008-12-29 오후 6:12: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역시.. 거문고자리님은 반전이 끝내기 반집승이네요...잘읽었읍니다. 3부는 언제쯤?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 3부는...글쎄요..^^;;
waumae |  2008-12-30 오전 11:51:1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흠. ^^  
거문고자리 안녕하세요^^
바르스 |  2008-12-30 오후 11:36: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런 멋진소설을 왜 진작 몰랐는지 후회가 되네요^^이렇게 많은 분들이 3부를 원하시니 꼭 멋진 이야기로 다시 글 써주시길 바랍니다...날씨가 추운데 다들 보일러 동파조심하세요^^  
거문고자리 ㅎㅎㅎ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 바르스님도 날씨 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才英사랑 |  2008-12-31 오전 3:08: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재영사랑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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