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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달콤한 바둑 레슨 (27)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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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달콤한 바둑 레슨 (27)
2008-09-20 오후 4:05 조회 2171추천 12   프린트스크랩
▲ ......

길 건너 멀리 혜린의 모습이 보였다.

혜린아 여기!

기영이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의 존재, 그의 목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후 한 남자가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친근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같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돌렸다.

기영은 같이 있는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다.

때마침 신호가 바뀌고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거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는 힘껏 달려 즐겁게 얘기하며 나란히 걷고 있는 그들을 따라잡았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 서서, 약간은 불안한 목소리로, 그러면서도 반가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혜린아!

머리를 꽝 내리찍는 것 같은 고통이 그를 엄습했다.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온갖 메스꺼움과 무거운 피로감, 깨질 듯한 두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었고 온 집안은 고요한 적막 속에 휩싸여 있었다.

지난 밤 새벽까지 이어진 회식으로 그의 몸은 여전히 괴로웠다.

회사에 전화해 병가를 낼까 하는 생각이 그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고는 슬금슬금 침대를 빠져 나와 느린 걸음으로 집안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몸은 좀 어때?

기영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마침 책상 정리를 하고 있던 진호가 반갑게 말을 걸어왔다.

 

죽을 것 같아.

그는 구구절절 증상을 나열하는 것조차 힘들고 귀찮게 느껴졌다.

 

그러게 적당히 좀 마시지, 뭐가 좋다고 그렇게 무리를 해.

진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너는 괜찮냐? 같이 마셔놓고는 멀쩡해 보이네?

 

황새가 뱁새 따라오다가 어떻게 되는지 알지? 난 너랑 급이 다르잖아.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거겠지.

기영이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말했다.

 

 

 

김 대리님 팀장님 전화요.

이 주임이 내선 전화기를 가리키며 기영에게 말했다.

 

, 전화 바꿨습니다.

 

김 대리님, 정 팀장입니다.

 

네 팀장님.

 

지금 좀 볼 수 있을까요?

 

.

기영이 전화기를 내려 놓으며 진호와 은밀한 눈빛을 교환했다.

 

 

 

팀장님.

 

어제 늦게까지 남아 과음했다고 들었는데, 컨디션은 좀 괜찮아요?

 

, 괜찮습니다.

 

앞으로 회식을 좀 더 자주 하도록 해볼게요, 한번에 너무 무리해서 마시지 말아요.

 

아닙니다. 어제는 단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분위기가 좋았다니 더욱 그래야겠군요. 그나저나 제출한 기획 안을 검토해봤어요.

 

.

 

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어요. 여기저기 숨어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들도 돋보이고, 김대리님 특유의 안정성도 갖췄더군요. 다만 이 것은 하나의 큰 틀에 불과한 거니까 더 보강을 해서 자세한 계획을 제출해주세요.

 

. 그럼 전 이만.

기영이 한결 밝아진 목소리로 꾸벅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 김 대리님.

그가 등을 돌리려는 찰나, 팀장이 그를 불렀다.

 

.

 

이런 사적인 거 물어봐서 미안하지만, 정말 여자친구가 프로기사 혜린 5단이에요?

 

? 어디서 들으셨어요?

기영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어제 회식 자리에서 우연히.

그때 그의 머리 속에 자신에게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던 한 여직원을 뿌리치며 자신의 여자친구가 유명한 바둑 기사라고 큰 소리로 말하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이제 와서 아니라고 발뺌할 수도 없고, 또 굳이 숨길 이유도 없었다.

 

, 맞는데요.

 

그럼, 이런 부탁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지도 대국 한 번 받을 수 없을까요?

 

팀장님 바둑 두세요?

기영이 다시 한번 놀라며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 팀장은 미국의 명문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으로 바둑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 저 바둑 좋아해요. 지도료도 내고, 정식으로 한 수 배워보고 싶네요.

 

……한번 얘기해 보고 알려드릴게요.

기영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 그럼 부탁 드려요.

 

 

 

 

혜린아!

혜린이 뒤를 돌아보자 민우가 손을 흔들어 보이며 다가왔다.

 

오빠, 이게 얼마 만이야? 지난번 신성 예선 때도 안 보이더니.

혜린이 밝은 톤의 상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단칼 당했지 뭐.

민우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정말? 누구랑 뒀는데?

 

정훈이, 요즘 애들이 워낙 잘 둬야지.

 

하긴, 근데 그러고 보니 오빠 애인 생겼어? 거리에선 몰라보겠는데? 옷도 이런 옷 안 입었었잖아, 난 오빠가 평생 청바지에 셔츠만 걸치고 다닐 줄 알았는데.

혜린이 못 믿겠다는 듯 민우를 훑어보며 말했다.

 

, 나도 네가 평생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을 줄 알았다고.

 

, 오빠 승단 했지?

 

, 성적이 올라가야 하는데 실속 없이 단만 자꾸 올라가네.

 

그럼 이제 7단이야?

 

.

 

, 아쉽다, 언제 오빠랑 같은 단 되나 했더니 도망가 버렸네.

 

5단이야?

 

.

 

“벌써 그랬구나, 그나저나 기원엔 왠 일이야? 오늘 시합 없지?

 

사무국에 볼일이 있어서 왔어. 오빠는?

 

난 놀러 왔지. 이따가 바둑리그도 볼 겸.

 

.

 

남자친구는? 아직 없는 거야?

 

없긴, 있지.

 

정말? 어쩐지, 뭔가 달라진 것 같긴 했어. 누군지 물어도 돼?

 

그게, 다연언니 남편 있잖아, 성준이 오빠, 그 오빠 중학교 때 친구야.

 

그럼 소개 받은 거야?

 

.

 

그렇구나, 너도 벌써 스물 다섯 살이니까. 그럴 때가 되긴 했네.

 

내가 스물 다섯이었던가? 그럼 오빠랑 알고 지낸 지도 8년이 다 되어 가네.

 

근데 넌 정말 안 변했어. 가끔씩 어른스러운 옷 입을 때만 빼면.

 

그건 오빠도 마찬가지 인걸?

 

, 나는 어른이고,

 

나도 어른이야.

혜린이 제법 어른스러운 말투를 내며 말했다.

 

그래도 내 눈엔 영원히 꼬맹이야.

민우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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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8-09-20 오후 4:32: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이네요........감사 합니다.  
거문고자리 어김없이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
후지산 |  2008-09-20 오후 6:04: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즐감^^*  
거문고자리 감사합니다. ^^
코어스 |  2008-09-21 오전 10:36: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호, 이제 금방 소문 다 나게 생겼네 ^^  
거문고자리 그러게요~ㅎㅎ
팔공선달 |  2008-09-21 오후 1:20: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에공...! 늦었뿟네...쩝

사진도 멋있고...즐겁게 머물다 갑니당...꿉벅 ^^  
거문고자리 선달님 어서오세요! 즐거운 시간 되셨다니 기뻐요~ ^^
수나써 |  2008-09-22 오전 7:32: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문고자리님 반갑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거문고자리 수나써님 안녕하세요! ^^
선비만석 |  2008-09-27 오후 6:37: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민우...기영이 헤린이 혹 삼각관계?  
거문고자리 글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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