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인 (흠칫 놀라며 약간 소리높여):물
구름의 빛깔이 아름답다고는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가 맑게 들려 좋기는 하나, 그칠 때가 많도다.
깨끗하고도 끊어질 적이 없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수목나라 (담담하게) :오로 대국실
오프 대국이 좋다 하나 피곤하기를 자주 한다
바둑 돌 소리 맑다하나, 그칠 때가 많도다.
아무 때나 좋고 그칠 적이 없기는 오로 대국실 뿐인가 하노라.
옛 선인 ( 격앙된 목소리로) :바위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 손 바위뿐인가 하노라
수목나라 (실실 쪼개며): 프로 기보 감상
아마추어 바둑은 무슨 일로 정수가 쉬이 끊기고
꼼수와 노림수, 패착이 반상 위에서 곧잘 난무하는가?
아마도 변치 아니할 손 정수는 프로 기보 감상뿐인가 하노라.
옛 선인 ( 신중하게) :솔(松)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구천(九泉)에 뿌리 곧은 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수목나라 (눈을 반짝이며): 오로 베팅
더우면 꽃 피고 차면 잎 지거늘
베팅아 베팅아, 너는 어이하여 밤낮과 사계절을 모르는가?
구천(九泉)의 왕중왕 겜인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옛 선인 (밑천이 슬슬 바닥 나는 듯) :죽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저렇게 사시(四時)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수목나라 ( 무심히 선인을 바라보며): 게시판 글 올리기
작가도 아닌 것이, 시인도 아닌 것이
나작은 뉘 시기며, 광장은 또 어이 찾는도다.
저렇게 부담없이 글 올리니 게시판을 좋아하노라
옛 선인 (점점 밑천이 바닥나 침통하게): 달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수목나라 (히죽 웃으며) : 컴
작은 것이 책상 위에서 만물을 다 가지니
우주의 오만가지 놀이터, 너만 한 것이 또 있느냐.
시도 때도 없이 놀아도 말을 아니하니 나의 벗인가 하노라.
이를 즈음에 동산에 달이 더욱 둥실 떠 올라 방안을 더욱 환하게 비추었다.
옛 성현은 비장한 심정이 되었는지 둥근 달을 올려보며 술 한잔을 쓰게 들이키더니
머리를 흔들고는 비겁하게도 다른 옛 것을 표절하여 들고 나왔다. 승부처 인양 옛 언어의
발음도 어려운 어휘를 마구 구사하였다. 수목나라는 최신 현대판 언어로 대응했다.
얼마전 오로광장에서 최신판 인터넷 단어 모음집도 보았겠다 여전히 담담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막힘없이 도도하게 싯구를 이어 갔다.
옛 선인 ( 비장하게 )
나랏 말쌈이 듕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사맛디 아니 할새.... 중얼중얼.... 이하 생략
수목나라 ( 담담하게 웃으며 )
나랏 말쌈이 쵝오 컴 말과 넘후 달라.. 서로 듣보잡 해욤.. 주저리 주저리.. 이하 냉무
드디어 옛 선인은 내공이 바닥 났는지 침통하게 울부 짖으며 최후의 승부수를 띄웠다.
수목나라는 지체없이 마지막 끝내기 원펀치를 작렬 시켰다. 바탕화면 이미지를 보여주며.
옛 선인 (고개를 훠이휘이 저으며)
뿌리 깊은 나무 , 바라매 아니 뮐쐬.. ..
수목나라 : (소리 높여)
책상과 의자, 컴중독 사람 다리가 방바닥에 깊이 뿌리 박혀.. 바라매 아니 뮐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