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애환이 왜 없겠나.

금전 건강 갈등.....

세상이 평등하다는 건 그 모두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인 사람들이 금전의 불편함에 무너지고 있다.

가족이 건강해도 감사하지 못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복인 줄 모른다.

과유불급이라 하든가.?

금전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그것이 화를 부르는 원인인데.

그러나 나는 그 모든 것을 잃고도 아니 가진 적 없는 40여 년에도 평온을 찾는다.

내 나이가 이미 가기에 섭섭하지 않는데 내가 고마운 사람이 아직 있고

내 작은 노력이 위로가 되고 믿음이 되고 보람이 되는 걸 보며

차라리 부끄럽고 숙연하다.

치매 중풍 간병 30년 전우가 쓰러졌을 땐 그리고 형제들의 냉정함에 멘붕에 빠졌더랬다.

수개월의 동안 요양병원에 계시던 엄니가 전화가 왔다.

그날따라 10번도 더 왔다.

그리고 나는 30여 년의 무사고가 깨어지고 정차한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었다.

울적하고 엄니가 괘씸하고 그리고 내가 미웠다.

술을 마시며 건성으로 바둑을 두고 있는데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그런데 왜 에릭클��턴의 원더풀.....노래가 마음을 적실까.

그건 노랫말보다 멜로디가 상반된 상념을 부른 탓이리라.

세상사가 그렇더라.

술을 마시면서 내 탓이려니 하며 낼은 엄니 모시러 가야겠다는 마음을 돋우는 건

“야야 내 여기 못 있겠다. 제발 하루를 살아도 좋으니 집으로 데려가다오.”

그 말이 맴맴 도는데 밖에서 우당탕 퉁탕 난리가 났다.

놀래서 나가보니 엄니가 문 앞에 앉아 있고 여동생이 얼굴 붉히며 서 있다가

한마디 던지고 갔다.

“내가 엄마 때문에 못 살겠다. 오빠가 알아서 해라.”

내가 집 넘기면 병원비 대고 엄니 모시겠다는 년이 괘씸하기도 전에 가버렸고

시멘트 바닥에 앉은 엄니를 보는 순간 모든 화가 엄니에게로 쏟아지는데

나는 엄니의 눈물을 보았다.

술이 취한 나 시멘트 바닥에 앉아 눈물짓는 엄니 쏟아지는 비.

그렇게 대문 앞에서 엄니를 죄인처럼 바라보는 내 눈에 내리는 비보다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잘못했다. 근데 내가 믿을 사람은 니뿐이고 여기서 죽고 싶어 그랬다.“

’니가 가라면 내 다시 기어서라도 가께.”

비 오는 한밤중에 여동생을 닦달하여 집으로 오신 거다.

우리 모자가 그동안 어떻게 사람 도리 하고 살았는데

할머니 치매 10년 아버지 중풍 30년을 불과 몇 년 전에 끝냈는데

그 간병 전우가 은행 앞에서 쓰러져 고관절 대수술을 하여 거동을 못 하신다.

한 달 만에 강퇴 당하고 요양병원을 권유해 모셨다가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동생들과의 다툼에서 모두 죽이고 죽자는 생각에 이르러 멘붕에 빠졌다가

지인들에게도 정리하는 마음으로 남은 모임도 탈퇴하고 다들 떠났다.

그런데 죽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근 이틀간 술만 먹고 있는데 엄니는 꼼작도 안 하시고 계셨는데 아차 해서 가보려는데

화장실로 기어가는 엄니를 보았다.

침대 옆에 좌변기를 두었는데.

훗날 알았는데 차마 대변은 거기에 못 보겠더란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번에 살인을 해보려 했지만 하지 못했는데 아마 이런 마음 일거라 생각 든다.

그래 내가 죽일 놈인데 내가 누굴 죽여.

병원비로 집을 넘겼지만 엄니 살아 계실 동안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 후 5개월.

지금 엄니는 너무 좋은 모습으로 계신다.

거동은 여전히 불편하시지만 얼굴엔 화색이 만연하고 나들이는 못 하시지만

전화로 수다 떠는 모습이 여간 고맙고 귀여운지 모른다.

그래.

이제 엄니가 내 자식이다. 모시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식으로 키워야 한다.

아프지도 말고 엄니보다 먼저 죽지 말자.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