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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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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
2022-04-04 오전 11:38 조회 517추천 6   프린트스크랩

‘떠난 자들, 남은 자들, 그리고 행방불명된 자들을 위하여.’ 란 자막과 함께 애절한 색소폰 소리가 벨파스트의 하늘위로 울려 퍼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다.


종교전쟁으로 인하여 그리운 사람들을 남겨둔 채 정다운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얼마나 아려올까? 

가슴이 먹먹한 상태로 극장을 나섰다. 

코가 맹맹해지는 것은 아마도 ‘벨파스트’란 영화의 감동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녁으로 아내와 딸은 육개장을, 나는 장국밥을 먹기로 정했다. 

목이 약간 아픈 것 같은데 매운 것을 먹으면 더욱 아파질 것으로 여겨져서 나는 맵지 않은 음식을 택했다. 

여기 저기 골목길을 지났다. 

명동엔 여러 번 와 봤지만 올 때마다 도무지 길을 구분할 수가 없다. 

그저 딸애 뒤만 졸졸 따라다닐 뿐이다.


앞 테이블에 앉은 남자 둘 여자 셋의 일행이 무척 떠든다. 

빈 소주병이 벌써 몇 개가 테이블에 놓여있다. 

무슨 기력이 그렇게 좋은지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귀가 떨어져 나갈 듯하다. 

다행히 몇 명이 없어지더니 잠시 조용해졌다. 

이제 그들이 나가나 보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담배를 피우고 왔는지 아니면 볼일을 보고 왔는지 다시 모인 그들은 더욱더 기고만장하고 떠들어댔다.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구별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다. 

하긴 나도 취했을 때에는 저들보다 못하지는 않았겠지.


집에 돌아왔을 때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으슬으슬 춥기까지 했다. 

화요일에 바둑모임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자기 아들이 확진이 되었다며 자기는 검사결과 음성이었다고 말할 때 맞은 편에 앉았던 한 친구가 나에게 얼른 마스크를  끼라고 눈짓을 보냈다. 

그 때 이미 마음에 뭔가가 와 닿았었다.


나는 나의 몸 상태를 가족에게 숨기기로 작정했다. 

코로나에 무증상인 사람도 있고 걸려도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냥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 

공연히 말했다가는 비난을 사서 자초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운 좋게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금요일이 되었다. 

아침에 정상적으로 운동을 하고 신문을 보았다. 

그런데 점심때가 되었는데도 밥맛이 생기지가 않았다. 

지금까지는 점심때가 되기도 전에 배가 무척 고팠었다. 

아내와 둘이서 멸치국수를 사 먹기로 했다. 

아내는 대환영이었다. 무조건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이다. 

저녁때에 가까워올수록 몸은 점점 더 나빠졌다. 

기운이 없고 목도 아파왔다. 

할 수 없이 실토하고야 말았다. 

나는 아마도 어제 극장에서 걸린 모양이라고 이야기 했다. 

딸애가 과학적인 근거를 대면서 그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렇게 갑자기 증상이 발현될 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바둑모임이 성토의 대상이 되었다. 

멋모르고 싸돌아다니더니 결국 좋은 꼴 보게 되었다고 말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기운이 없어서 TV고 책이고 관심이 사라졌다. 

밤에 체온을 잰 딸애가 화들짝 놀랐다. 

“아니, 이렇게 온도가 높은데 낮에 병원에 가보지 않고 뭐했어요.” 

딸애가 주스로 된 감기약을 따끈한 물에 타왔다. 

그것을 한 잔 마시니까 몸이 조금은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자리에 누우니 목도 아프고 몸살기도 나고 배까지 아파왔다. 

전에 몇 번 요로결석으로 고생한 나는 배만 아프면 걱정이다. 

이 시기에 요로결석까지 걸리면 응급실 가기도 어려운데 정말 큰일인 것이다. 

다행이 시간이 지나면서 복통은 가셔졌다.


토요일에 동네 병원 문을 열자마자 찾아갔다.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하려고 할까도 했지만 결과를 보는데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해서 수수료 몇 천원 더 내고 신속항원검사를 받기로 했다. 

넓은 공간에 여기 저기 사람들이 떨어져 앉아있었다. 

수속을 하고 기다렸다. 

양성과 음성이 절반가량으로 갈렸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양성이고,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음성이었다.


나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검사 자 앞에 가 앉았다. 

나는 신속항원검사는 침을 뱉어서 조사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긴 봉으로 코 속을 훑는 것이었다. 

찌른다기보다는 살살 돌리는 편이었다. 

“아이고 미치겠네.” 도저히 재채기를 참을 수가 없었다. 

잠시 중지시키고 재채기를 한 서 너 번 한 다음에야 다시 검사를 진행시켰다.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나는 혹시나 음성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안 한 바도 아니었지만 그냥 담담히 확진을 받아들이었다. 

코로나 초반에는 확진이 아주 엄중한 상태임으로 인지하고 있었지만 오미크론 이후에는 개나 소나 다 걸리는 것이 코로나 인지라 (이 부분에서 아내는 극력 반발한다. 그럼 우리 아들이 개냐고? 아들네는 손자를 필두로 손녀, 며느리, 아들까지 2주 전에 모두 확진 되었었다.)

코로나에 확진이 되어도 별 큰 문제없이 나을 것으로 예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문자를 보냈다. 

[확진되었음. 가족들도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함. 오늘 12까지 영업] 

아내와 딸은 기다렸다가 월요일에 검사를 받겠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아직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해봤자 음성이 나올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확진이 되자마자 스마트폰에 보건소에서 보낸 문자가 떴다. 

[3.26~4.1자정까지 자택격리] 

병원에서 기본 감기약을 처방해주었다. 

약방에 가서 약을 받고 돈을 내려고 했더니 무료라고 하였다.


집에 오자마자 안방에 유폐되었다. 

그동안 거실에 있던 내 소지품들이 모두 안방으로 옮겨졌다. 

벽에 기대앉았다. 기운이 쪽 빠져서 무엇을 생각하기도 싫었다. 

만사가 귀찮았다. 

침대로 가서 누웠다. 내쳐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잠도 잘 오지 않았다. 

마음이 평온해야 잠도 잘 오는데 이상하게 마음의 눈에 오만가지 상이 비쳐졌다. 

어릴 때 몸이 아프면 눈에 이상한 무늬가 비쳐서 빙글빙글 도는 것이 무척 무섭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무서움은 타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아주 답답했다. 

눈앞에 바둑알이 어른거렸다. 

그것도 계속 내가 수세에 몰리는 장면이었다. 

“나는 지금 바둑을 두지 않는다.”라고 외쳤지만 그 허상은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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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  2022-04-04 오후 3:30: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미 다 나으신 후겠네요.
아무 후유증도 없이 깔끔하시기를,,,,
곧 방역이 해제되겠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지내야될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짜베 친구 아내도 걸렸었는데 후유증이 오래간다고 하더군요. 저도 격리는 풀렸지만 아직
도 기침은 계속됩니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삼나무길 |  2022-04-05 오전 9:02: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짜베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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