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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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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방위 (최종)
2022-03-28 오전 7:39 조회 482추천 7   프린트스크랩

두 달 간의 작업대 활동을 마치고 K는 자대 배치를 받았다. 

인사참모부 병무처 병적과로 배치를 명받았다. 

동료들 중에는 대공포부대에 배치된 자들도 있었다. 

K는 작업대 활동을 하면서 대공포 부대원들이 훈련받는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포를 운영하는 달그락 소리와 함께 확성기 소리가 늘 들렸기 때문이었다. 

“12시 방향에서 6시 방향으로 AN2 두 대, 속도 900, 고도 500, 조준, 사격개시.” 

대공포에 배치된 동료들이 투덜거렸다. 

“이제 우리는 죽었다. 훈련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빡세단다.” 

반면에 오류동에 있는 보안부대에 배치된 동료는 희희낙락이었다. 

“나는 방위 복을 입지 않고 사복을 입고 다니게 되었다. 신나는 일이지. 대신 군기는 아주 엄정하단다.” 

일부 집안 형편이 어려운 친구 중에는 취사병으로 배치된 것을 아주 다행으로 여겼다. 

최소한 밥은 굶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술집에서 삐끼로 일하고 있었다.


K가 근무하게 된 병적과는 본부청사 일층에 있었다. 

과에는 중위 한 명, 준위 한 명, 사병 한 명에다가 문관 한 명, 그리고 6기 방위 두 명이 근무하고 있었고 여기에 7기 방위 세 명이 보태졌다. 

6기 방위들은 경력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사무를 보고 7기 방위들은 잡일을 했다. 

지하에 있는 창고에서 경력카드를 뽑아오는 것이 주된 일이고, 가끔 청사 복도 청소에 차출되기도 했다. 

창고는 지저분하고 항시 퀴퀴한 냄새가 났다. 

카드들이 제대로 순서대로 보관되어있지 않고 뒤죽박죽 된 곳도 많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모르겠으나 그 카드를 모두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K의 목표였다. 

틈나는 대로 있는 힘껏 카드를 정리했다. 

제대로 정리가 되면 아무래도 자기들이 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카드를 빨리 찾아오지 못하면 선배기수들에게 얼차려를 받았으니까.


K는 대걸레 청소하는 것을 확실히 배웠다. 

그 전에 대걸레 청소할 때에는 대충 물에 빨아서 앞으로 죽죽 밀고 다녔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걸레 빠는 것이 우선 달랐다. 

물에 충분히 행군다움에는 두 갈래로 나누어서 손으로 물기를 잘 짜주어야 했다. 

그 다음에는 벽에다가 탁탁 털어서 걸레를 편다. 

그리고 청소할 때에는 앞으로 미는 것이 아니라 뒤로 후진하면서 걸레를 좌우로 휘두르듯이 바닥을 닦는다. 

이렇게 하니까 힘도 덜 들고 더 넓은 범위를 청소할 수 있었다. 

청소할 때에는 숱한 스타들이 지나간다. 

아예 인사할 생각도 안하고 바닥만 보고는 열심히 청소에만 집중한다. 

청소하는 방위는 그냥 그림자인 것이다. 

선배 방위 중에 스타와 마주친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그는 잔디밭에 앉아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고 하였다. 

그 때 누군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는 자기 동료가 자기를 깨우는 줄로 알고는 대꾸를 했다.

 “야, 임 마. 저리 꺼져라.” 

그러나 그의 어깨를 친 자는 별 네 개의 참모총장이었다. 

마음씨 좋은 총장은 그냥 미소를 짓고는 그 자리를 떴다. 

이 총장은 나중에 국방부 장관까지 역임하였다.


어느 날 7기 방위들에게 불운이 닥쳤다. 

지하의 경력카드를 보관한 방을 지나는 오수관이 파손된 것이었다. 

지하실에 오수가 넘쳐났다. 

잘 못하면 보관된 카드도 훼손될 참이었다. 

7기들은 양동이를 동원하여 물을 빼내는데 진력했다. 

냄새가 배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었고 카드가 훼손되는 것이 진짜 문제였다. 

군화를 벗고 맨발로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녔다. 

다행히 카드의 손실 없이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7기들은 6기들에게 얼차려를 받아야했다. 

신고가 늦었고, 동작들이 굼떴다는 지적이었다.

 7기 세 명은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오늘은 아주 재수 없는 날이라고 투덜거리며 물이 빠진 바닥을 청소했다.


결국 세월은 흘렀고, 제대날짜가 다가왔다.

 6기 두 명은 7기 세 명을 중국집으로 초대했다. 

그 동안 자기들이 형님들에게 너무 가혹했다며 용서를 구한다고 하였다. 

그들의 나이는 K네에 비하면 서 너 살쯤은 어렸다. 

제대하는 희열에 무슨 앙금이 남아있을 것인가? 

7기들은 흔쾌히 용서해주고 그들과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술잔을 주고받았다.


항간에 이런 소문이 돌았다. 

김일성이 남침을 주저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방위들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아침이면 나타났다가 저녁이면 사라지는 그들의 정체를 도저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남침을 못한다는 거였다. 

그런 소문을 들으면서 K는 자기가 군대의 맨 밑바닥에서 잡일이나 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국가 방위에 도움을 주었다고 자부했다. 

K의 아내는 K의 입에서 방위란 말이 나오는 것을 몹시 꺼렸다. 

“그런 이야기 어디서 꺼내지도 마. 너무 창피해.” 

그럴 때마다 K는 항변했다. 

“무슨 소리야. 대위 위에 방위라는 사실을 몰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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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  2022-03-28 오전 9:48: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짜베 신인 님의 작품에 비하면 많이 모자랍니다.
삼나무길 |  2022-03-28 오전 10:57:1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짜베 ㅎㅎ
漢白★벽지 |  2022-03-28 오전 11:51: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대위위에 ====> 방위 ,
방위하면 ====> 도시락,
도시락 하면 ====> 광통신

요즘은 틀리겠지만 예전에는 그랬었지요
도시락 방위라고 ........
그래선지 정일이도 두려워 했습니다
방위복무 하신분들 도시락 뚜껑으로 광통신 한다는 첩보에
정일이나 일성이도 꼼짝을 못했다는 후문이 ~~ㅋㅋ  
짜베 광통신 아야기는 처음 봅니다. 고맙습니다.
초동성만 |  2022-03-28 오후 10:45: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난 방위들이 부럽던데...  
짜베 그렇지요. 사실 방위제도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진 것이니까요. 단지 2대독자라는 이
유로. 그 때는 인구도 많고 세상이 별로 야박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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