身邊雜記 (신변잡기)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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身邊雜記 (신변잡기) 1.
2021-01-19 오후 1:23 조회 765추천 10   프린트스크랩

身邊雜記 (신변잡기) 1.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나이 60대 중반이 넘어서자 달갑지 않게 노후에 찾아온다는

이러저러한 병명들이, 증상에 따라 새로운 약봉투를

한 두 개씩 손이 가깝게 닿는 내 주위로 보내며 잠식해 들어왔다.

혹시나 하고 버리지 못한 상비로 남겨놓은 부스러기 약까지 가세해

작은 서랍 하나를 채우더니 부차적으로 따라온 건강식품들 까지

이곳저곳 빈자리를 좁혀갔다.

 

그 놈들이 더욱 세력을 확장하며 책이 꽂혀 있는 책장 앞쪽

끄트머리 빈자리까지 비집고 들어가, 장식품처럼 야금야금

점령지를 넓혀 갈 때도 그러려니 무심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무심하고 싶었다.

건강을 지키라는 의사 친구 처방에 권고를 따르려면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어떤 고통보다도

더 못 견디게 힘겹고 아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바짝 튀겨진 치킨에 알싸하게

목 줄기를 짜르르 타고 내리는 차디찬 맥주와에

그 상큼한 궁합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때

내 행복지수는 늘 최고치에 가 있었고,

폐부 깊은 곳 구석구석 전율을 느끼게 하고 폭포처럼

내 입으로 쏟아져 나오는 담배 연기는 언제나 금상에 첨화였다.

해만 지면 나는 배달의 민족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삶의 찬가를 다시는 부를 수 없다니,

차라리 나를 죽여라.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이

발을 퉁퉁 부어오르게 만들고 바늘 한 묶음 정도가

동시에 찔러대는 지독한 통증을 몰고 왔을 때도 그랬다.

왼 쪽 허벅지부터 옆구리 위쪽까지 손톱만큼의 부위가

이곳저곳 잘게 찢겨 나가는 듯 쑤시던 대상포진을 겪으며

말벌들의 집중포화 같은 그 어마 무시한 독침에 쏘이면서도

벌집을 움켜쥐고 꿀을 탐하는 곰처럼 나도 그렇게 살았다.

 

뼈를 깎는 와중에도 바둑을 두었다는 관운장을 넘지는 못하겠지만

관대한 나도 고통을 감내하며 그런 유혹들을 뿌리치지 않았다.

천길 벼랑위에 외줄을 타고 건너는 그런 무모한 스릴을

계속 즐기다간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고 한 방에 훅 간다고,

검진을 해주 던 친구에게 2~3년 전부터 몇 번

강력한 경고를 받긴 했었다.

 

지나간 여름 .

내 생애 봄날은 딱 거기까지였다.

중 복날 복달음 으로 깔끔한 오리백숙과 곁들였던 소주 두 병이

최후의 만찬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혹사당하던 내 몸이 비명 소리를 애절하게 내지르고 있었음을

발밑이 허물어지는 절벽 끝머리에 가서 알았다.

 

까지 것 죽으면 그만이지 툭하면 내뱉던 말이다.

당해보지 않은 일에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된다.

자기의 귀한 생명을 걸고 서는 더욱 더.

숨을 죽이고 때를 기다리던 죽음의 공포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가는 순간에 사악한 웃음을 띠우며 밀물처럼 다가왔다.

아 이렇게 죽는 거구나.

너무나 무서웠다.

 

119 구급차에 실려가 이틀 만에 깨었다가 태어나 처음으로

보름 가까이 병실에 묶어있었다.

아내의 신속한 응급수송 조치로 머리에 칼을 대지 않고도

약물투여 만으로 막혔던 뇌혈관을 뚫어낸 것은 기적이라 했다.

남은 생애 동안 매일 복용해야하는 혈관 치료약을

매달고 살아야 하는 불편이 생겼지만,

봄이 되면서 거의 옛 일상으로 돌아왔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비길 데 없는 어리석음의 총화다.

퇴원 후 몇 달이 지나자 죽음의 경계선 밖으로 나왔다는

안도감에 살려만 달라고 그렇게 빌어대던 내 간절한 기도는

철저히 봉쇄당해버린 초라한 식단과

금주. 금연이 뚫어 놓은 2%의 깊은 구멍을 메꾸고 있었다.

말 탄 놈은 경주를 해야 제 맛이다.

 

잠든 아내 몰래 피워 올린 담배 연기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방주보다 더 찬란한 구원의 세계로 나를 날게 했고

온 몸에 전율의 기억을 되 살려준 맥주 한 캔은 황홀했지만,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몸에 왼 쪽이 심하게 비틀려 오던

극심한 똥칠에 공포는 지워지지 않는 악몽으로 남았다.

눈 내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벌였던 도박의 결과는 참담했다

畫中之餠. 그림 속에 떡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뜻이었다.

 

치킨이나 맥주광고에 넋을 잃고 무심코 침을 흘리다

어느 한 순간 다가가서는 안 되는 절대 금역의 경계를

뼈가 저리게 느낄 때면 갇혀 버린 폐쇄감에 숨이 자주 가빴다.

남아있는 인생엔 즐거움이 몽땅 삭제된 무료함만 남은 것 같았다.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 무릎을 저절로 치게 된다.

 

이 사라지지 않는 한 기차가 계속 들고 나듯이,

원하던 원치 않던 살아 있다는 것은

삶의 존재 이유와 새로운 인연과의 조우를 예고한다.

내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과 바꾸어도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아니 그 보다 더 큰 기쁨을 다시 찾게 한

새로운 삶의 빛은 아주 가까이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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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오디 |  2021-01-19 오후 2:37: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곧 나의 자화상이 될듯한 글..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一圓 가는 길이 서로 모양새가 다르기는 해도,
사는 일이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으니
엇비슷하지만 아픈 일은 없이 지나셨으면 합니다.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  2021-01-19 오후 5:52: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어? 내 이야기네... 하며 읽었습니다.
읽으며 그냥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ㅎ~
 
一圓 가끔 들어와 올리시는 글들
인사도 없이 몰래 훔쳐만 보고 다녀 빚이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갚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팔공선달 |  2021-01-19 오후 6:49:02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모두 이겨내는 일상을 이 보다 더 한 시련도 이겨냈었건만
정작 자신과 싸움엔 한없이 약한 모습에 너무 분합니다.
그래서 또 오로와의 인연을 당분간 접기로 했는데 겨우 일주일.
그래도 매일 먹던 술 한번 먹었고 2갑 피우던 담배 한 갑으로 줄였는데
그걸 장하다고 위로 삼아야 하는지.

몇 년 만에 올리신 글에 반가움과 1. 이라는 제목에서 술잔과 자판을 댕깁니다.
최소한 한편은 더 볼 것이고 어쩌면 삶의 진솔한 소회의 글들이
확성기 소음 속에 예배당 종소리처럼 매일 새벽 아님 저녁에 들을 수 있을지도.
건강하시길 바랐는데 이미 우리는 인디언이 되었군요.
수십 번도 더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보다 더 많은 바람을 나누었지만
결국 저의 열정도 사그라졌고 이제는 남은 나작인들에게 감사하고만 있습니다.

많은 이들을 보내고 또 새로운 바람이 문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면
저는 지친 몸을 끌고 문틀 쪽으로 다가갑니다.
섬 처녀처럼 잊혀지더라도 나작이 진솔한 모습으로 머물렀으면 좋겠고
일연님처럼 뱃고동 소리 들리지 않아도 담장 너머에서 웃는 총각 선생님들이
살아 있는 동안 문득문득 다녀갔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반가웠습니다.

 
一圓
보리암을 다녀왔던 직후 산사를 찾아서를 연재 하시던
팔공선달님에 보리암 순행 글을 우연히 보다
인연인가 싶어 따라 오로에 왔던 때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덕분에 써보지 않던 글도 써서 올려보고 했던
좋은 시절을 만나기도 했지요.

한 5넌간 글을 올리지는 않았어도 담 너머로 기웃기웃
선달님 글도 안부도 보고 다녔는데
요즘은 발길이 뜸하셔서 글을 올려 다시 뵙기를 청합니다.
가까이 얼굴을 마주 대는 만남도 있고 끊어지지 않고
이렇게 글로 만나는 만남도 하나의 인연 줄이라 생각합니다.

보이지는 않아도 오로에 이 나도 작가에 선달님께
엉켜있는 인연 줄은 본인도 모르게
크고 넓은 그물과 같은 것입니다.
그 끈기지 않는 인연 줄은 선달님이 터줏대감 자리를
오롯이 지켜왔기 때문일 겁니다.

살다보면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그러다
맑고 밝은 해도 뜨고 그랬던 가 싶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늘 그 자리에 계셨으면 하는
속없는 바램을 전하려고 다니러 왔습니다.

그래 거까이꺼.!!!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 시간 내어 나도 도통해보자.

선달님이 쓰셨던 글입니다.
봄도 멀지 않았으니 곧 선달님의 아름다운 계절도
함께 오리라 믿습니다.
팔공선달 우리가 다 보여주고 사는 건 불가능하며 그런다는 게 가식일지 모릅니다.
때로는 일탈적 행동이 진실일 수도 있고
지키고 싶은 진실의 스트레스에 대한 도피나 반항적 자포자기일 수도 있다고 볼

그 경계를 수시로 넘나드는 삶은 혼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이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서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이고
완성도보다 진솔함에 대한 용기가 우선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인정하든 말든 우리는 삶에서 건진 생선을 자판에 올려놓고
좋은 값을 받고 싶은 삶의 생선 장수임에는 저부터 이설이 없다고 봅니다.
성격 좋은 사람이 덕망이 높은 사람이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준법 운전을 하는 것도 아니더군요.

글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봐 달라는 것도 있고 오버하여 보아라는 것도
있으니
글로서 글이 아니고 글 쓰는 것으로 글 쓰는 사람이 아닐 때
우리 아마추어는 겸손하고 진솔하게 쓰고 가능하다면 내 노력이 썩은 생선이 되
어도
내가 바란 것이 잘못되었다는 걸 생각하고
구매자의 눈을 썩은 것으로 보아선 안된다 생각합니다.
늘 긴장하지만 그래도 나를 위로한 시간만큼 오류를 범하면서 반성의 시간이 길
어집니다.


글을 사랑하는 분들이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면서 각기 다른 색깔과 향기를 뿜어
반목의 시기에 치열함을 잊는 오솔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논리는 반론을 부릅니다.
누군가는 옳겠지만 무엇인가는 틀렸습니다. 소통은 그것을 인정하느냐 마느냐
에 달렸죠.
세상사가 그러할진데.
나작에서는 자신의 색깔과 향기만으로 정원이 되어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곳
을 찾아도
허물이 되지 않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인디언입니다.
제한 된 자유와 인정받지 못하는 자긍심 가끔 이벤트로 불려가는 전통과 경륜.
일원님처럼 제가 한 일이 있다면 그분들이 살아 계신다면
새해 인사 한 번씩 나눕시다.
그리고 저도 일상 최대한 빨리 정리하여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인 |  2021-01-19 오후 9:32:2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나작' 이 공간이 풍성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이 나빠지셨었군요.
새해 건강하고 강인해지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자주 뵙기를 소망합니다!!
 
一圓
⊙신인님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는 이곳은
제게도 소중하게 남아있는 추억의 자리입니다.
보이지 않는 응원이지만 늘 곁에 함께 하겠습니다.
큰 글 쓰시는 어려움 충분한 역량으로 이겨 내시리라 믿습니다.ㅣ
잘 보고 감사드렸다는 인사를 늦었지만 전해 드립니다.
짜베 |  2021-01-20 오전 10:40:3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뇌졸중. 뇌출혈과 뇌경색. 참 어려운 병이지요. 그러나 치료법이 많이 발달되었으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리라 생갹됩니다.
부디 쾌차하셔서 희망하시는 일이 이루어지시기를 빕니다.  
一圓 다행히 지금은 거의 불편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분인가 싶어
올리시는 글들 감사하고 고맙게 잘 보고 지냈습니다.
혹여 보이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왕 독자가 있음을
잊지 말아주시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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