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수상한 동행.(방귀사건) | 나도 작가
Home > 커뮤니티 > 팔공선달
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수상한 동행.(방귀사건)
2020-09-10 오전 11:30 조회 4268추천 12   프린트스크랩

내가 변하듯 변하는 것에 의해 적응하든

자연은 반복의 변화를 주면서 순리를 짐작하게만 하고

영원 할거라는 착각의 시간을 우리에게 준다.

일상이 그렇게 단조로움 속에서 변해가고 작은 변칙 수에 일희일비하며

일탈이 되기도 하고 전환점이 되기도 하고 잠시 액센트가 되기도 한다.

 

새 달력을 걸고 또 돌아온 새해에 궂은일의 반전을 바라며

어쩌면 반복될 일들에 이브처럼 경고하고 다짐으로 잠시 숙연하게 보내다

뭔 놈의 미친개 코로나 때문에 벌써 9월이다

2 3 4 5월을 악몽 같이 보내고 노모와 가족들에 무능함에 몸서리치면서도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술만 퍼마시다가

정부의 지원금이 나오면서 서민경제가 조금씩 돌아감에 희망을 가지고

6.7월을 열심히 살았는데 8월부터 또 숨을 조여 온다.

나에게 지원금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살아갈 수 있으니.

 

 

 

대구 시내를 관통하는 신천을 따라 도시고속도로가 있다.

대구의 정맥.

모처럼 장거리 손님을 모시고 룰루랄라 드라이브성 돈벌이에 휘바람을 불고 싶었다

그러나 여자분이기에 인사만 하고 룸밀러도 안 본다.

대개가 그렇듯(요즘은 남녀노소지만) 전화로 수다를 떨기에 나는 상념에 젖기 좋았다

비록 물은 정화해서 내려보내지만 혼탁하다

그러나 멀리서 보는 강가의 버드나무 갈대 사이로 흐르는 물은 청량해 보였다

어라.?

드문드문 코스모스가 보인다.

가을이란 말이지. 벌써.?

 

어머나.!

뒷좌석에서 감탄사가 나오고 창문이 내려지고 코스모스다.”

그러나 나는 창문을 내리지 않았다

이미 내 쪽으로 보이는 건 3공단의 시멘트 건물과 반대편 차들이었으니까.

뭔가 한마디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뒷좌석의 여자분은 창문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나도 반복하다 아예 내려 버리니

뒷좌석 손님도 다 내려 버렸다.

 

차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그렇게 10여 분을 더 달려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그 여자분은 열심히 문자질이었고

나는 마스크를 아예 턱 밑으로 내리고 심호흡하며 갔다.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서로 침묵하며 돈 계산만 했다.

나는 조용한 곳에 차를 세우고 담배를 꺼내 물고 내렸다

(니미 얼굴은 반반한 게 차에서 방귀를 뀌노.)

(좀 참든지 아님 그냥 창문을 내리지 뭔 코스모스타령은.)

 

그러다. 번쩍하고 뭔가 스쳐지나갔다.

.!

그 여자분은 나를 얼마나 꼬질한 틀탁으로 보았을까.

순간 얼굴이 화끈했다.

그 문자질이 혹시 실시간 sns 중계된 것은 아닐까?

성서로 가다 보면 팔달교를 지나면서 악취가 난다. 하수종말 처리장 때문에.

 

하필 코스모스는 거기에 피어서 왜 우리를 10분여 수상한 동행자로 만들었을까.

나는 담배라도 피우니 이렇게라도 훌훌 털 수 있고

원인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만 원인도 모르고 담배도 못 피우는 분이라면.

그 여자분은 한참을 스트레스에 시달리실 것 같다.

세상사 별거 아닌 일도 이렇게 꼬인다.

 

 

 

┃꼬릿글 쓰기
nhsong |  2020-09-10 오후 1:39:38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일상사를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보통 아니십니다.
좋은글 너무 재밋게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고기뀐지 |  2020-09-10 오후 2:17:38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둘이 싸워야지 안싸우고 걍 헤어졋단말이요?아놔  
⊙신인 |  2020-09-10 오후 7:52: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t선달님의 일상이 철학이십니다!
삶을 관조하시는 노회함이 느껴집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옥탑방별 |  2020-09-20 오후 8:22: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선달님은 너무 생각이 깊으신듯 ㅋㅋㅋㅋㅋㅋㅋㅋ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