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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실크로드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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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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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실크로드 1
2019-05-02 오전 10:06 조회 1053추천 2   프린트스크랩

9. 실크로드


팔미라의 성문 밖으로 대상의 낙타행렬이 끝없이 사막의 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야세르가 꿈에도 그리던 동방으로의 장삿길에 나선 것이었다.
성문 밖까지 아일란과 미르완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마중을 나왔다.
“야세르가 드디어 꿈을 이루는구나.”
미르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들은 대상이 사막의 저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하였다.
“야세르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뒤도 잘 돌아보지 않네요.”
 아일란이 서운한 듯 투덜거렸다.
“하하, 야세르의 얼굴을 보셨잖아요. 흥분하여 벌겋게 상기된 그 얼굴을, 얼굴이 그런데 가슴은 얼마나 벅차겠어요. 제가 기하올림피아드에 참가하기 위하여 로마로 출발할 때도 바로 그런 기분이었답니다.”


뜨거운 태양 빛이 가차 없이 사막에 내려 쬐었다.
낙타들은 뚜벅 뚜벅 기계적으로 발길을 옮겨놓았고, 사람들은 터번을 두른 채 말없이 낙타에 몸을 맡겼다.
출발할 때의 흥분이 가라않자 야세르의 가슴에 외로움이 밀려왔다.
“아일란에게 한 번이라도 더 손을 흔들어줄걸 그랬나?”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야세르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자기는 수백 명의 상인들을 다스려야하는 상주로서 이 길에 나선 것이었다.
상점의 주인인 노인이 이제 자기는 늙어서 힘이 든다며 이 장삿길을 야세르에게 맡긴 것이었다.
야세르는 전방을 훑어보았다.
일렬종대의 낙타행렬이 아래위로 흔들리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진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는 경호대장인 베두크가 창을 들고 사방을 살폈다.
큰 키에 바닥의 그림자 까지도 길게 보였다.
검투사 출신인 그는 체격은 크고 용감하지만 성격은 매우 단순하고 순진하였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야세르 에게 깍듯이 주인으로 대접하고 공손하게 대하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상당히 무섭게 보였지만 잘 아는 사람이 보면 어딘지 귀여움이 엿보이는 성격이었다.


서쪽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안내인이 다가와 폭풍이 다가올 징조라고 경고했다.
 야세르는 행군을 멈추고 서둘러 폭풍에 대비하였다.
낙타는 여러 마리를 흩어지지 않도록 한데 묶어놓고, 사람들은 참호를 파고 그 속에 들어갔다.
 머리 위로는 천막을 꼼꼼하고 튼튼하게 쳐서 모래가 들어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천막 밖으로 바람이 불고 모래가 스쳐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약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귀청이 찢어질듯 커져갔다.
천막이 바람에 날려 들썩일 때마다 사람들은 줄을 잡아당기며 천막이 날아가지 않도록 애를 썼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모래먼지가 참호 안에 가득하여 숨을 쉬기조차 어려웠다.
모두들 터번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지만 모래는 코로 입안으로 사정없이 날아들었다.
한 참 동안 기승을 부리던 바람이 잦아들면서 폭풍은 지나갔다.
사람들은 천막을 걷고 밖으로 나왔다.
웅크리고 앉아있던 낙타들이 모래를 하얗게 뒤집어쓴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모두들 낙타의 모래부터 먼저 걷어내고 세워준 다음에 자기들에게 쌓인 먼지를 서로 털어주었다.


폭풍이 지나가고 길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기 지기 시작하였다.
 낙타의 긴 그림자가 사막에 드리워졌다.
 상인들은 천막을 치고 저녁을 준비하였다.


아침을 먹고 나서 잠시 쉰 다음에 길을 떠나기 전에 방어훈련을 실시하였다.
경호대장인 베두크가 지휘하였다.
상인 세 명이 한 조를 이루었다.
 세 명중 한명은 궁수였고 또 한 명은 창을 다루었으며 나머지 한 명은 검을 휴대했다.
이들은 낙타를 앉혀놓고 방패를 세워 방어진을 짰다.
궁수는 멀리 떨어진 사막에 과녁을 세워놓고 화살을 쏘는 훈련을 하였다.
아울러 두 명은 진지 주변에서 창과 칼을 휘두르며 궁수를 보호하고 자기들을 방어했다.
다섯 개 조가 한 분대를 이루었고 두 개 분대가 한 소대를 이루었다.
 백인 대는 3개의 소대와 전령들로 이루어졌다.
 다섯 명의 백인대장을 한 명의 대대장이 통솔하였다.
대대장 두 명은 모두 베두크의 지시를 받았다.
경호대장 직속의 별동대도 존재했다.
이들은 상인들이 아니고 전문적인 전투병들이었다.
하나같이 일기당천의 용사들이었다.
이들은 평소에는 낙타를 타지만 위급 시에는 끌고 다니던 말에 올라타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방어진중에서 약한 곳을 도와주었으며 혹시라도 도적들에게 물건이 탈취되면 이들이 쫒아가서 회수하기로 임무가 부여되었다.


일행이 크테시폰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무렵이었다.
야세르는 무사히 이 곳 까지 온 것에 큰 안도감을 느꼈다.
느긋한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기다렸다.
그런데 베두크의 표정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늘 명랑하던 그의 표정이 착 가라앉아있었다.
평소에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던 그인데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영 시원치가 않았다.
 식후에 쉬면서 야세르가 물었다.
“경호대장님 어디 편찮으세요? 표정이 안 좋아 보입니다.”
 베두크는 입을 다물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야세르도 따라 나섰다.
숙소 앞마당에 내려서자 하늘에 별들이 총총 맺힌 것이 눈에 띄었다.
 베두크가 한 숨을 길게 내쉬었다.


베두크는 떠나오기 전 날 아내와 말다툼을 하였다.
사소한 일 때문인데 서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탓에 언성이 높아져갔다.
욱하는 성격의 베두크는 그만 참지 못하고 한마디 내 뱉고야 말았다.
“에이, 이번 장삿길에 사막에서 도적들과 싸우다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그 말을 뱉은 이후로 아내와 한마디도 더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성문 밖에서 아내가 손을 흔드는 것도 그냥 못 본체 고개를 돌려 떠나왔다.


베두크의 말을 모두 들은 야세르가 일부러 크게 깔깔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이고 대장님, 화가 나면 무슨 말인들 못하겠어요. 난 또 무슨 큰 고민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대장님 일어서세요. 제가 술 한 잔 사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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