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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첫사랑 5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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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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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첫사랑 5
2019-02-28 오전 11:14 조회 1028추천 1   프린트스크랩

야세르는 밤거리에 나섰다. 몹시 우울하였다.
수많은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결정한 자기의 결심이 아일란에게 그렇게 쉽게 부정되고 말다니!
발길이 닿는 대로 하염없이 걸었다.
한 참 후에야 야세르는 어느새 자기가 처음 와보는 낯선 곳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몹시 후미진 골목이었다.
골목 저 만치에서 세 명의 사내들이 어떤 노인을 협박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돈을 갈취하려는 모양이었다.
야세르의 발걸음이 저절로 그 쪽으로 향했다.
노인을 다그치던 세 명이 동시에 야세르를 쳐다보았다.
인상들이 아주 고약하였다.
이 근방의 깡패들임이 분명하였다.
“야, 너는 뭐냐?”
한 명이 외쳤다.
야세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사실 야세르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이 그리로 향한 것이었다.
“이자식이 벙어리인가 왜 말이 없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나이의 발길이 야세르에게로 던져졌다.
배를 맞은 야세르가 비틀거렸다.
상당히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이 느껴지면서 야세르의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이 자식이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사내들 중 두 명이 칼을 빼어들었다.
칼의 모양이 단순하지가 않았다.
칼날이 좁고 손잡이가 묵직한 암살용 칼이었다.
아마 대장간에서 특별히 맞춘 칼 같았다.
순간 야세르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들은 단순한 동네깡패들이 아닌 것이었다.
아마도 청색 당이나 적색 당의 암살자들로 보였다.
이들은 함자 사범마저도 마주치기를 꺼리는 무서운 놈들이었다.
야세르는 눈을 감았다.
 “그래, 여기서 죽자. 구차하게 살아간들 무슨 낙이 더 있으랴.”
죽음을 결심하자 모든 풍경이 또렷이 보였다.
두 명의 공격을 무아지경으로 피하며 상대방의 치명적인 급소만 노려서 반격을 가하였다.
한 놈이 사타구니를 움켜쥐며 나뒹굴고 또 한 놈은 손으로 눈을 가리며 주저앉았다.


청색당의 소 두목인 아치울프는 저녁때 조직의 회식자리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게르만의 용병으로 로마군에 들어갔던 아치울프는 상관에게 대든 죄로 군대에서 쫓겨났다.
검투사로 전전하다 별로 인기를 못 끌자 이 조직에 몸을 담갔다.
키는 작지만 깡다구가 만만찮아 소 두목에 까지 이른 것이었다.
회식시간까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부하 두 명과 함께 이 골목에서 푼돈이나 뜯을까하여 돈 많아 보이는 노인을 협박하고 있었는데 웬 젊은 놈이 나타난 것이었다.
그냥 지나가 주었으면 좋으련만 젊은 놈이 정신이 없는지 막무가내로 대드는 것이 아닌가?
웬만하면 자기들 표정만 보고도 멀리에서부터 피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놈은 정말 미친놈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 눈매가 싫었다.
도저히 표정을 가늠할 수 없는 눈매였다.
달관한 것인지 미친것인지.
그런 눈매를 전에 한번 본적이 있었다.
검투 장에서였다.
그런 눈매의 상대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 하고서는 도저히 그 눈매를 잊은 적이 없었다.
여기에서 저런 놈을 만나다니!
놈을 처치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자기도 다칠 것은 뻔하고 더구나 조직의 회식자리가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침을 바닥에 칵하고 뱉었다.
“에이 재수 없어. 애들아 그만 가자.”
두목은 뒤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겼다.
부하들 보는 앞에서 쫄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젊은 놈이 공격할까봐 뒤통수가 켕겼지만 애써 태연한척 참았다.


야세르는 한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노인이 고맙다고 치하를 한 다음에야 자기가 살았다는 안도감이 온 몸을 감쌌다.


낯선 골목에서의 일이 있은 후부터 검투사가 되겠다는 마음은 완전히 야세르에게서 멀어졌다.
목숨을 바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는 목숨의 소중함이 야세르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그리고 아일란이 더욱 더 그리워졌다.


야세르는 여기저기 계속해서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어떤 상점의 일자리공고가 보였다.
상당히 큰 상점이었다.
자기 처지로는 그런 상점에 취직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큰 상점 앞에서 주눅이 들어 쭈뼛거려졌지만 용기를 내서 안으로 들어갔다.
상점 안에서는 많은 종업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주인인 듯한 노인이 점원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었다.
 웬일인지 낯이 익었다.
바로 골목에서 깡패들에게 둘러싸였던 그 노인이었다.
야세르는 바로 취직이 되었다.


아일란을 만난 야세르가 그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특히 그 골목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었다.
아일란은 야세르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먹였다.
이야기를 다 들은 아일란은 검투사였던 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야세르에게 해주었다.
흐느끼는 아일란의 어깨를 야세르가 가만히 감싸안아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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