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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전우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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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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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전우 1
2019-03-04 오전 10:41 조회 1035추천 1   프린트스크랩

6. 전우

해가 저물고 있었다.
서둘러 잠자리를 찾아야했다.
산비탈을 헤맨 결과 가까스로 조그만 동굴을 발견했다.
바닥을 골라 평평하게 하고 주변에서 마른풀을 주워 다 깔았다.
제법 아늑한 잠자리가 마련되었다.
아침을 변변찮게 먹고 나온 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몹시 배가 고팠다.
냇가로 내려가 보았다.
냇가에는 먹을 수 있는 풀들이 제법 자라고 있었다.
풀들을 뿌리째 뽑아서 물에 헹구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씻은 풀을 우적우적 씹어서 먹었다.


동굴 속은 좁지만 상당히 아늑하였다.
하루 종일 걸어서 피곤했기 때문에 금세 잠이 들었다.
한 밤 중에 잠에서 깨었다.
밖으로 나가 보았다.
별들이 온 하늘에 총총히 박혀있었다.
어디선가 짐승 울음소리가 들렸다.
늑대라도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마리가 덤비든 모두 때려잡아서 불에 구워먹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삼년 째 흉년이 들어 농촌생활은 말할 수 없이 피폐하였다.
더구나 그 흉년 중에도 제국에서는 세금을 꼬박꼬박 챙겨갔다.
각지에서 반란이 잦고 외적의 침입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이대로 굶어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마침 먼 로마 군영에서 병사를 모집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잦은 반란과 외침으로 로마병사가 되기가 예전보다는 훨씬 더 쉬어진 편이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로마병사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병사가 될 자격은 충분하였다.
자기네 동네의 모든 주민에게는 이미 로마 시민권이 부여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병사가 되면 지긋지긋한 굶주림에서는 해방이 될 것이 아닌가?
다만 아우렐리아누스의 나이가 너무 어려서 문제였지만 같은 또래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아우렐리아누스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새벽에 간단하게 짐을 챙겨서 집을 떠나왔다.


동굴에서 하룻밤 잠을 잔 아우렐리아누스는 다시금 길을 나섰다.
저녁 전에는 로마 군영에 닿아야했다.
오늘이 로마 병 지원의 마감일이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계속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점심시간이 지난 늦은 오후에 군영에 도착했다.
군영 앞길에 누가 먹다 흘린 건지 빵 반 조각이 떨어져있었다.
아우렐리아누스가 달려가서 빵을 주웠다.
빵에는 모래가 많이 묻어있었으나 개의치 않고 입에 넣었다.
으드득으드득 씹히는 모래는 혀로 한 쪽으로 몰아 퉤하고 길에 뱉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곡기였다.
비록 빵 반 조각이었지만 먹고 나니 그래도 몸에서 힘이 조금은 솟아나는 것 같았다.


군영에 들어가서 신고를 했다.
행정요원이 신임 병 지원 막사로 아우렐리아누스를 안내했다.
모든 지원병은 이 막사에 머물고 있었다.
내일부터 신체검사와 체력검사를 거쳐서 신임 병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막사에 앉아있던 모든 지원병들의 시선이 아우렐리아누스에게 집중되었다.
맨 처음 이 막사에 들어온 지원병은 벌써 닷새째 머무는 중이었다.
 이들은 이미 무료함을 심하게 느끼는 중이었다.
군대생활의 어려움은 고된 훈련도,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두려움도 아니고 바로 무료함이란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지원병에게서 무언가 재미있는 구석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하고 모두들 눈을 빛내며 아우렐리아누스를 쏘아보았다.
큰 키에 우람한 체격, 그리고 바늘 끝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다부진 얼굴 표정에 지원자들은 큰 기대를 품었다.


저녁 전에 가벼운 운동시간이 있었다.
모두들 구보로 병영안의 연병장을 몇 바퀴 돌았다.
구보가 끝나고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모든 지원병들이 기대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지원병들은 첫날부터 한 가지 재미있는 시합을 계속해오고 있었다.
바로 레슬링이었다.
첫 날의 승자가 둘째 날에 도전자와 붙고 둘째 날의 승자가 셋째 날에 다시 도전자와 붙는 식이었다.
지금은 넷째 날의 승자가 버티고 있는 상태였다.
지원병들은 주저 없이 다섯째 날의 도전자로 아우렐리아누스를 추천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사실 레슬링을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상당한 실력이 있었다.
 아우렐리아누스가 사는 마을에 한 참 전에 로마의 한 퇴역군인이 정착을 했다.
농사기술이 없는 그에게 마을사람들은 농사기술을 가르쳐주었다.
그 답례로 퇴역군인은 마을의 젊은이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쳐주었다.
퇴역군인은 현역 시절에 군단별 레슬링시합에서 우승도 할 만큼 뛰어난 레슬링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다른 젊은이들이 고된 연습 때문에 중간에 다 운동을 그만두었지만 아우렐리아누스는 악착같이 고된 연습을 끝까지 소화해냈다.
결국 퇴역군인의 비장의 기술을 모두 전수받게 된 것이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으며 시합에 나섰다.
레슬링에 문외한 이라는 듯 상대방을 방심시키려는 의도도 있었다.
상대방은 역시 네 번의 대결을 이겨낸 실력자다웠다.
기술이 보통이 아니었다.
선제공격으로 아우렐리아누스를 넘어뜨리려고 여러 기술을 걸어왔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상대방의 공격을 흘리며 되치기 기술을 걸었다.
당연히 상대방이 넘어가야 하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아우렐리아누스는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힘이 없어서 기술이 제대로 걸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이를 악물었다.
힘들게 레슬링 훈련을 할 때 스승이 하던 말이 생각났다.
“이렇게 힘들게 훈련을 쌓아놓아야 이제는 더 이상 힘을 쓸 수가 없다고 하는 순간에 바로 진정한 힘이 나오는 법이니라.”
아우렐리아누스의 약점을 간파했는지 다시 상대방이 힘으로 압도하는 기술을 걸어왔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온몸의 힘을 쥐어짜며 되치기 기술을 걸었다.
허리에 감각이 왔다.
상대방이 자기 몸에 밀착된 것이 느껴졌다.
 “으라차차”
힘찬 기합과 함께 그대로 몸을 뒤틀었다.
상대방의 등이 바닥에 닿고 그 상대방의 배위에 아우렐리아누스의 몸이 겹쳐졌다.
멋진 승리였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연병장에 울려 퍼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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