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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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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는 어디까지고 간사함은 어디서 시작되나.
2018-10-02 오후 5:46 조회 1830추천 10   프린트스크랩
▲ (__)

천고마비의 계절이 오니 일하기도 좋고 놀기도 좋아 방안에 있기가 궁상스럽다.

하지만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고 즐길 터

일상은 노새로 만들고 모시적삼 입은 마음은 허울을 뒤 집어 씌운다.

이러니저러니 하다 결국 해는 떨어져 술상을 마주하고 나를 가둔 쇠창살 너머로

잘 익은 가을 냄새 실어오는 산들바람 맞으며 뽀얗게 가라앉은 상념 휘휘저어 들이킨다.

동녘에 해 뜨니 차 한 잔 권하고 서녘에 해 기우니 술 한 잔 권할 뿐

벗이 있어 바둑판 마주하면 둥근 달이 훈수하고 무심한 별들의 수다와 같이 새는 밤

세상에 신선에 버금간다 했거늘

돌아보니 업을 쌓고 닦은 한나절 인냥 그저 그런 거였고

벗이 그림자 되고 내가 또 그림자 돼도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안타까운 추억이더라.

 

 

이 좋은 날에 누가 하와이로 가는가하는 비통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일이 생겼다

의리의 한계는 어디까지고 간사함의 기준은 어디서부터일까.

 

친구야.”

웅 올만이네. 추석은 .”

 

요양소에 있는 친구에게 안부로는 부적합하지만 습관적 건성으로 나온 인사였다

 

같이 30여년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60은 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몇 밤 남지 않았다

요즘 60이 나인가. 중년과 장년사이지.

참 성실했고 신의와 의리를 지키던 친구였는데 악착같이 살아 장만한

아파트 잡히고 평생 인형 눈깔 달며 내조하느라 고생한 마누라 소원 들어 주다가

집안이 풍지박살 난 것이다

 

부인이 동업으로 스탠드바를 한다고 나섰다가 바람이 났고 눈이 뒤집힌 친구는 방황했다

술과 노름 거기다 태백으로.

친구 부인은 세상사를 몰랐고 주방만 보면 된다는 말에 큰돈 벌어보겠다고 나섰다가

1년도 넘기지 못하고 그런 불상사가 일어 난 것이다

 

둘은 이혼했고 얼마 전까지 같이 살았지만 이젠 쫓겨났다

생활비를 얼마간 넣어주고 잠만 자는 형식으로 같이 살았지만 건강악화로 직장을 잃자

아예 나가라고 한 모양이다.

아들하나 딸 하나 있는데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기댈 곳은 없는 듯하다

지금 팔공산 어느 요양소에 있는데 가끔 찾아보고 있다

하지만 치매 중풍 30여년의 노하우로 볼 때 나아지는 병이 아니고 상태도 나빠진다.

급기야 최근 치매 증상까지 보인다.

 

 

 

 

친구야 방 좀 알아봐줄래.”

어머님도 이야기를 들어 도와주자고 했지만 상태를 보시고는 마음이 변했다

지팡이를 짚고도 어둔한 걸음에 곧 쓰러질 것 같은 반송장이니.

마누라야 그렇다 치고 자식들이 내모는 사람을 아버지 할머니 간병 30여년도 지겨웠는데

어떻게 남의 사람을 껴안겠냐는 것이고

어머님 나이 80넘어 이리저리 고장 난 몸을 수리해가며 살아가는데 가당치 않다는 말

반박할 논리도 30여년 지기를 지킬 여력도 없다.

 

그래서 다른 친구랑 방을 알아보며 다니다 한숨만 쉬며 의무감으로 통화를 했다.

여차저차 하니 조금 더 알아보자는 말과 밥 챙겨 먹으라는 말이 전부지만.

 

친구야 나 어디 있는 줄 아나.”

어떻게 아는데

 

내가 데려다 주고 면회도 자주 갔는데 이 무슨 말인가.?

 

그래 역시 니는 팔공산 돌도사다

 

순간 오한이 지나갔다

자기가 있는 곳을 내가 아는 게 특별하다는 말.

그리고 불편하니 데리러 와달라는 부탁에 여지껏 생각한 친구가 아니라 또 다른 업을 느꼈다

나를 믿고 전화했지만 정신상태가 바르지 않으니 내가 데리러 갈 수가 없다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해결 될 일도 아니고 내가 보살펴 줄 수도 없고

그동안 생활 보조비로 카드 빼서 준돈도 수백을 돌려 막기 하고 있는데

요양소를 나오면 내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병원에 전화하니 구타나 별도의 문제가 없고 사무장과 원장 지인을 통해 알아봐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할 만큼의 시설도 아니다

국가지원으로 팔공산 풍경 좋은 곳에 위치하고 차후 어무이도 모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 있는 곳을 알다니.”

 

이 말이 내 머리 속을 맴돈다.

나는 그날부터 수신거부를 눌렀고 전화 잔영은 남아 있다 그걸 또 첨 알았다

나는 어무이 여생을 지상 목표로 삼는다.

나는 그럴 수밖에 없다

30년 지기를 배신하는 이 간사함이 여기부터인지 원래 그런 건지.

의리는 어디까지인지를 모르겠다.

 

지금도 달려가고 싶다

어디로.

친구에게 아니면 노래방에 늘그막에 만난 초등동창이 하는 포차에.

하지만 나를 위로해줄 사람은 없고

자학하는 내 모습에 안타까워하거나 질책하는 소리만 들을 뿐이다

추석에 골통이었지만 제매를 보내고 돌아서 친구의 목맨 소리에 심란하다.

내가 의리 따지고 간사함에 울분할 처지도 아닌데.

살아갈수록 마음 담을 소쿠리는 좁아지고 아집의 몸은 부풀어진다.

 

나가야겠다.

친구에게 아닌 포차나 노래방일 것 같다

의리는 어디까지고 간사함은 어디서 시작 되는 것일까.

 

 

 

 

 

 

 

┃꼬릿글 쓰기
醴泉權門 |  2018-10-02 오후 6:29: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참으로 행동하기가 곤란하네 이때까지 의리로 살아왔는데 이젠 간사함도 함께 공유를 해야할 시기가 온것도 같으이 아생연후살타라는 기리처럼!!!생타라 해야겠네... 여기서는 아생연후 내몸을 먼저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함이 옳지 않나 생각한다 성인들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지만 우리소민은 어디 그런가 맘 아프게는 생각지 말고 그래도 30년지기인지라 하는데 까진 최선을 다할 것을 믿네  
팔공선달 현실을 핑계 삼는 경우가 많아지네그려...
옥탑방별 |  2018-10-03 오후 2:33: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의리와 간사함이라 참으로 묘한 글귀군요.
저는 의리란 의와 리 즉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간사함이란 의리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들어온 단어겠지요. 의리와 대치되는 말은 배신이라는 단어라고 봅니다. 즉 믿음에 대한 문제입니다. 친구와 의리를 지킨다고 할때는 서로 믿음을 공유한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지요. 간사함이란 정치성을 띈 용어라 이 경우에는 적합한 단어는 아니라고 여겨지네요. 아부하는 자들을 일컬어 간사한 놈, 간신배라고 칭하지 의리가 없는 인간이라고 하지는 않지요. 지금 선달님은 의리를 지켜야 하느냐의 기로에 서 계신 것 같은데 그 의리의 선이라는 것도 믿음이 전제가 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한쪽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데 그 사람의 여생까지 책임 운운하는 것은 그 선 밖의 문제라고 판단이 듭니다.
그건 의리가 아니라 복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치매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기관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 나가야 할 광범위한 문제라고 봅니다. 좋은 글이라 긴 댓글 달고 갑니다.  
팔공선달 친구에 대한 애정이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힘이 되기에 역부족임을 느꼈고
신세나 신뢰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도 현실에 부닺쳐 자신을 합리화 하는
모습에서 간사함을 느꼈다는 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 해왔지만 친구는 지푸라기 같은 나를 부여잡고
그 절망적 심정을 알면서 움츠릴 수밖에 없는 건 배신과는 다른 감정입니다. ㅠㅠ
권이1 |  2018-10-05 오후 7:13: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므시 사는기 이리힘드노  
팔공선달 긍게 ㅡ.ㅡ
소판돈이다 |  2018-10-15 오후 11:30: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픈 내용이군요.
그래요....아픕니다  
팔공선달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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