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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방해
2016-07-13 오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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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화와 엘지 간의 중계영상을 클릭하는데
마침 주루방해가 논의되는 참이었다.
느린 화면으로 보는데 내가 보기엔 명백하게 주루방해였다.
두 발이 명백하게도 cornerstone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수비수는 한참을 우회해야 했고
그렇게 돌아가다가 서둘러 넘어지고 말았다.
해설자는 말하길, 명백하게도 주루방해는 아니라고 말하는데
나로선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모양새가 강정호의 부상장면과 거의 같았는데
다만 나중에 댓글들을 보니까 슬라이딩을 하면서 발을 쳐들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다리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라는 말쯤 되어 보였는데
상황을 보고 있으니 참 잘들도 놀고 쳐자빠졌구나 싶다.
특히 해설자의 말이 기가 찬다.
명백하게, 아니라는 주장인데
주루방해가 아니라고 판정될 수는 있겠지만
명백하게 아니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장면이다.
법망을 겨우 빠져나갈 수는 있겠지만
그게 어떻게 문제없는 행위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과
법률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꼭 꼬집어서 말할 수 없는 것과는 다르지 않은가?
스포츠라는 것은 전쟁을 대신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전쟁보다는 조금 더 신사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규정 상으로 주루방해라고 반드시 판단되어야 할 것은 아닐 수도 겨우 있겠지만
그러나 화면을 보면 두 발이 모두 빙 돌아가는 수비수를 따라가고 있다.
자신의 safe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고, 오직 따블플레이를 피해주기 위해서
자기편의 이익을 위해서 봉사할 뿐이다.
겨우 그런 걸 보느라고 쌩돈을 들여가면서 수십억연봉을 줘가면서 선수를 양성한다는 말인가? 그 정도면 거의 지록위마의 수준인 것처럼 보였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적어도 해설자라면
규정을 굳이 따지면 주루방해가 아니라고 심판이 판단할 수는 있겠으나
의도를 보면 명백히 주루방해이군요,라고 말해주어야 할 것인데
도리어, 명백하게도, 주루방해는 아닙니다 라고 말하고 있으니
그걸 해설이라고 듣고 있어야 하는지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다.
요즘 흔히 쓰는 말로 하면
해설자 니 아들이 수비수였어도 그리 말할래? 라는 말이 당연히 나올 상황이었다.
만약 그렇다고 답하면 다시 누군가가 물을 것이다.
니 아들이 수비수인데, 저러다가 강정호처럼 다리가 부러져서 야구를 평생 못하게 되어도 그리 말할래? 이렇게 물으면 그는 무어라고 답할 것인가?
규정이란 최악을 피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결코 정답이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해설자라면 책에 적힌 말을 핑계 삼아서 해설을 하는 수준으로 밥을 먹어선 곤란하다고 여겨진다.
우리는 왜 주루를 하고 왜 수비를 하며 왜 야구를 하고
우리는 왜 프로스포츠가 있고, 왜 스포츠가 있으며
왜 관중이 있고 선수가 있고, 그 모든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을 정도는 되어야
야구해설이 되지 않겠는가?
감독이 appeal을 하는 와중에
해설자가 자꾸,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떠들어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참 이걸 해설이라고 하나? 저 따우 해설을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어떻게 준다고 프로야구는 출범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개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인간세상의 온갖 게임은 자기편을 드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오늘 풍경을 보고 있으니
김성근 뿐 아니라 양상문도 좀 같이 나와서
이건 수비방해이니 판정번복합시다 라고 두 감독이 합세하는 풍경을 보고 싶은 망상이 들었다. 그 정도의 풍경이 없는 이 세상, 이 한국...
야구는 무엇하러 하고 인생은 무엇하러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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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