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정행
2016-04-11 오후 2:49
조회 3996추천 2 프린트｜스크랩
|
|
|
|
음악을 듣다가 목록을 보는데
엄정행이라는 이름이 보였다..
참 오랜 만에 보는 이름이었다.
오랜 기간 활동을 안하던 사람을 보게 되면
옛날 사람이라는 생각에 의례, 현역보다 노장이리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의 경우가 이따금 있다.
박인희가 come back한다는 말을 듣고는
검색을 해보니 연령이 상당하다.
양희은과 동시대 인물로 기억되는데, 그보다 조금 언니인 셈이었다.
조영남은 젊게 사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따지고보면 상당한 노인인 셈인데
박인희가 검색기록으로는 동갑으로 나온다. 좀 의외였다.
예전에는 박인희에게서 그다지 매력을 느끼진 않았다. 너무 심심한 느낌이었는데
지금도 좀 그렇긴 하지만
그가 오랜 기간 활동을 안했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아마도 그에겐 청춘의 순수성을 보존하는 기능이 맡겨진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스타일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안경만 좀 이회창 스타일로 바꾸면 상당히 젊어보일 듯한 느낌이었다..
경향신문 기자와 조영남이 대담한 기사가 있어서 읽어보았다.
이상에 관한 책을 기자가 매력있게 보고나서 저자가 조영남인 것을 알고 깜짝 놀라서 인터뷰를 한 모양이다.
신화학자로 알려졌던 이윤기와 도올이 모두 조영남을 존중했다는 것을 보면
화면에 비치는 조영남과 속살의 조영남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느낌인데
그가 하는 말로는 이상이 최고수준의 아나키스트라고 한다.
나는 아나키스트라는 말을 대학시절이나 되어서 접했는데
당시의 아나키스트는 주로 러시아 혁명기의 사람들이라서인지 정치적 성향의 사람들이었을 것이고, 이상은 그보단 조금 더 과격한, 그러니까 전방위적인 아나키스트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의 아나키스트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아웃사이더가 되고
동양권의 용어로 하면 방외지사가 될 것이다.
대학시절에 콜린 윌슨이라는 사람이 쓴 아웃사이더라는 책을 보았을 때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in과 out을 나누는 발상 자체가 담력을 의심케하는 점이 있다고 느낀 탓일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당시에는 그 책의 제목도 눈에 잘 들지 않았고, 내용도 잘 접해지지 않았는데, 한 10년 전 쯤에 남의 집에서 우연히 그 책의 제목을 보니
내용을 들추기 전에도 무엇을 주장하는지 잘 이해가 되었던 기억이 새롭다.
책이라는 것도 대개 읽기 전에 접선이 되고나서 읽어야 재미가 있지
읽어서 알려고 하면 상당히 힘들다.
바둑도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스무 살 시절에 용을 쓰곤 했었는데, 당시에는 잘 되지 않았다가, 한 10년 쯤 무관심하다가 보니 자연히 속살이 찼는지, 내가 궁금해하던 것이 무엇인지 바둑을 두지 않던 시절에 알아지기도 했었다.
내가 엄정행의 테잎을 즐겨
듣던 시절은
대개 기원에 처음 가던 시절 쯤과 맞물린다.
내가 자꾸 이겨도 칫수를 고쳐주지 않던 주인장과
3급이라고 하는데, 묘하게도 대책없이 만들던 사람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엄정행은 목련화가 매우 유명했는데
그 오래된 엄정행을 검색해보니
지금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김종인 박사보다 아우뻘이 되고 있다.
아마도 이래서 천재들은 요절을 하는 것일까?
남진이나 나훈아가 활동을 안하던 시절에 조영남이 적어도 그들보다 동년배라는 것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특히 남진은 하도 오래 활동을 쉬었었기 때문에, 이미 전설의 가수처럼 여겨졌었는데, 배호처럼 그렇게 옛날 사람은 아니었다.
엄정행이 나온 후에는
서양의 3형제가 유명했었고
이후에 한국사람으로는 임웅균이 유명해지기도 했었다.
조수미는 아마도 그 다음 시대 쯤이 아닐까 싶은데
요즘은 클래식을 틀별히 선호하는 느낌이 없기 때문에
서양클라식을 존중하는 시대는 조수미로 거의 마감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스무 살 먹은 아이유도 화성학을 공부한다고 하고
박진영은 심사평을 하면서도 곧잘 음악이론을 자기 언어로 해설하기도 한다.
공기반 소리반이라는 것이 말은 쉬워도 사실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멋진 행동양식이다.
오늘 김현수의 타격을 보면
일단 살아나갔으니 좋긴 하지만 공기와 소리의 균형이 맞지 않고 있다.
공기둘 소리8로 타격을 하니 체중이 실리기 힘들 것이다. 물론 지금 그런 이론을 도입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거제도 출신의 비서실장 이후에 노장들의 활동반경이 많이 넓어진 것 같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피의 수혈도 필요할텐데
여당에는 한둘이 명함이라도 내미는데, 야당에는 누가 있는지...
모레가 선거일인데
나는 지금 이 글을 마무리를 해야 할 시점이다.
구절 양장으로 글이 흘러왔으니, 어떻게 마무리를 하면 좋을까?
선종어록에선 이럴 때에
선상을 한번 내리 친다,라면서 글을 맺기도 하는데
남의 흉내를 낼 수도 없고
아무런 대책이 없다..
|
|
|
|
|
|
|
|
|
|
|
|
.gif){kind=logo}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