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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ching fire
2016-03-07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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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은 참 재미가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과도하게 도덕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야만적 스릴러인 것만도 아니다.
아마도 작가 입장에선 기본소재들이 있었겠지만
독자 입장에선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는 지 알 수가 없는 장치들을 자꾸 도입한다.
주인공인 캣니스는
헝거게임에서 우승하면서 독재자들의 입장은 난처하게 만드는 바람에
우승자 순회여행을 하는 사이에 12구역 중의 몇 곳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하여 Capitol에선 우승자들 끼리의 살육게임을 주최한다. 그리고
주인공 두 사람도 함께 거기에 참여하게 되는데
참가한 우승자들 중에도 반군들이 있어서 Panem국가 전체에 큰 사단이 벌어지는 것이 제
2권, 즉 Catching fire의 골간이다..
시대배경이 수백년 후가 되어 있는데
이 전체 구역 밖에 다른 구역이 있는지의 여부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 같다.
전체가 3부작으로 되어서 다음 mockingjay로 끝나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과정을 거쳐서 주인공인 캣니스, 즉 영화에서 제니퍼로렌스는 본의아니게 혁명전사가 되어가는 셈이다.
스토리가 하도 흡입력이 강해서 이 책을 도서관에서 손댄 것이 어제인데, 벌써 날림공사로 구경을 다 해버렸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야기라는 것이 허구라는 느낌이 있어서인지 그다지 관심 자체가 없는데
이 소설은 아직 알 수 없는 이유로 대단히 잘 읽힌다. 첫 권에선 영한대역으로 보려고 하다가, 중반 이후엔 스토리 전개가 궁금해서 순식간에 다 보아버렸다.
소위 현실은 이렇게 빨리 진행되지도 않고, 결과나 경과를 빨리 확인할 길도 없다.
김현수처럼 16타수 무안타도 거치고
박병호처럼 긴장을 잔뜩했다가 한방의 만루홈런으로 근심이 날아가버리기도 하는데
모두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의 장애를 벗어나는 방편이 가끔 동원되는데
가령 한문고전을 참구한다고 할 경우 단순히 숙달이 목적이 아니라
전모에 통달하고자 할 때엔 전체를 암기하고나서 숙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식 30송 같은 경우 600자를 숙달하여 암기해두면 1분에 암송할 수 있는데
이리되면 처음과 끝을 동시에 바라보면서 동시에 고찰하는 데에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이게 안될 경우 종잇장을 앞뒤로 왔다가 갔다가 하면서 시간적 번뇌를 거쳐야 하지만 동시에 숙달되어 수직적으로 보고 있으면 네째 줄에서 궁금한 것을
17번째 줄에서 해소하는 식으로 동시작업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성유식론 같은 경우 30송을 근간으로 해설하고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30송에의 숙달 자체가 도움을 크게 주므로 암송의 효능은 더욱 강하다..
그리고 성유식론과 연관해서 유식학의 고전들이 다수 있는데
이처럼 하나의 친근이 다시 다수의 친근을 부르므로, 이렇게 따져보면
지금 보기로 드는 것은 글을 예시하고 있지만
이런 동일한 원리가 여러 곳에서 적용될 수 있다.
홈런과 안타는 이름은 다르지만, 그 이면에 타격이라는 공분모를 가지고 있다.
더 저변으로 갈수록 도움이 된다.
타격이라고 하면 대개 안타를 염두하겠지만, 그 이전에
투수가 던지는 공을 contact해야 한다. 컨택이 먼저인 것이다.
그러니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엔 더 쉬운 것부터 해나가면 좋다.
홈런타자가 미국에 가더라도 처음엔 그냥 bat으로 공을 맞히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꾸 맞히다 보면, 이제 맞히는 것이 쉬워지고
잘 맞고난 후에는 이제 체중을 조금씩 실어나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이제 살아나가기도 하고, 살아나가는 안타가 되면 이제 체중을 실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홈런이 두어개 나오고나면 이제 기록을 의식해도 좋으리라..
이런 모든 원리가 바로 노자가 해주었던 말씀에 다 들어가 있다.
큰 일은 그 일의 작은 곳에서 하라고, 위대어 기세, 63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같은 원리가 수비에도 적용되지 않겠는가?
처음은 멋진 수비를 보이지 않아도 된다.
그냥 공의 진로를 막기만 해도 될 것이다.
다음엔 잡기만 하고, 그 다음에는 잡은 공을 던지기만 하고
그 이후에 제대로 던져서 베이스맨에게 도달하기만 해도 되고
그 이후에야, 주자를 아웃시키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개 이렇게 안한다.
홈런타자는 홈런을 치려고 들다가 밸런스가 깨어지고
명수비수는 살 수 있는 주자를 아웃시키려고 애쓰다가 자신이 부상당한다...
제 1권에선 로렌스가 Panem의 불꽃으로 불리었다.
제 2권은 제목이 catching fire이다. 불이 붙은 것이다.
제 3권의 제목은 mockingjay인데, 이것은 흉내내는 새이름이다. 한 사람에게 불이 붙으면 다수에게 불이 붙는 것이다.
아직 3권의 대미가 어떻게 장식되는 지는 모르고 있는데, 벌써 궁금한다.
어려서부터 로렌스, 즉 캣니스를 좋아하던 피타는 어떻게 되는지
캣니스의 사냥동지인 게일은 또 어떻게 되는 지 모르겠다..
타고난 습성이 망상에 대한 관심이 적은 나로선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적은 편인데
이 이야긴 정말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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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