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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화
2016-02-04 오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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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옛날 일이 하나 떠올랐다.
이건 좀 오래 된 이야기인데
지금 이미 세상을 떠난 나의 형이 어릴 때이니 나는 더 어렸을 시절이다..
당시에 아마도 나는 형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이름을 불렀던 것 같은데
그때에 어떤 경우를 계기로 형이라고 부르게 되었었다.
그의 친구들이 놀러왔다가, 네 동생은 왜 형이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부르냐고 반문 또는 항변했고, 아마도 그 일을 계기로 이름을 부르지 않게 된 것 같다..
이게 왜 생각났는가 하면
어떤 선사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에도 비슷한 일화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선사가 어린 소년을 키우면서 둘이 살았다.
그런데 선사의 친구가 들르러 와서 물으니 어디 약초캐러갔다고 하는데
말투가 좀 이상했다.
자기 친구인 선사를 두고 그냥 친구대하듯이 하는 것이었다.
언제 오느냐고 물으니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기왕에 온 김에 어린 애 교육을 시켜야 하겠구나 하면서
하루를 묵으면서 소위 예의범절을 가르쳤다고 한다.
다음 날 친구는 돌아갔는데
이후에 선사가 돌아와서 보니 꼬마가 좀 이상했다.
산을 닮고 물을 닮았던 타고난 자연스러움이 좀 줄고
어디서 배워먹은 세간의 습속대로 자신을 대하는 것이었다..
어쩐 일인지 사정을 물으니, 여차직 하고 저차적해서 그리 되었다고 듣고나서
선사가 하는 말이, 하이고 인간세상에선 공을 들여서 키워도 소용이 없구나..
저 어리석음에 물들지 말라고 잘 가꾸어 놨더니
친구라는 자가 와서 작품을 벌써 망쳤네.. 머 그랬다고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가 과연 얼마나 실효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차단을 잘 한다고해도 인간세상에선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언젠가 발생하게 마련이고, 기왕에 그리 될 것 같으면 적당한 시기에 예방접종은 해두는 것이 좋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노자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20장 언저리를 보면
예와 응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라는 구절이 있는 것이다.
이 구절을 처음 볼 때엔, 도덕경이나 되는 글에 왜 이런 구절이 있나 싶었고
혹시 내가 잘 못 읽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는데
지금 이런 맥락을 통해서 생각해보니
앞의 두 사례와 같은 맥락인 것처럼도 이해된다.
선사와 노자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저 件 만이 표면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심층적인 연관이 좀 더 있어도 보인다..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저건 도리어 문제의 소지가 더 커보인다.
하나의 사건은 여러 관련이 있고, 그 뒷감당이 안될 바에야
과도한 도발을 아예 안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세상에서도 왜 가끔 보면, 원래 나쁜 자들에겐 덜 기대를 하고
선량해보이는 사람에겐 자꾸 더한 양보를 요구하는 경향도 있곤 하지 않는가? 잘못하면
그럴 듯한 발상을 내놓았다가 자신만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맥락의 일들이 연관해서 좀 떠오르고 보면
왠지 좀 고려해볼 만한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노자의 해설본을 많이 보았지만
저 구절 자체를 그다지 심층적으로 다룬 것은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작은 것 속에 큰 것이 다 들어있다는 물리학이론에 비추어서 생각해보면
저 구절 하나에 노자의 관점도 대개 다 들어가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프랙탈 구조를 다시 음미할 기회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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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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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셋이라 구분의 방법이기도 하겠지만.
막내는 지금도 나를 부를 때 이름을 앞에 놓고 꼭 형을 뒤에 놓습니다.
한 번 물었더니 이름이 빠지면 덜 정겹다나 뭐라나. 허!
 육묘법문 |
노자님과 수준이 비슷한 분이군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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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一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