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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과 지략
2016-02-01 오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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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3국지에서 10권 쯤에 도달하고나니
어느 새 주인공은 공명이 되고 있다.
주유와 공명이 다양하게 다투는데
주유가 이렇게 비중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주유의 캐릭터에는 질투심이 많이 드러나는데
이게 이래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미 진작에 공명과 주유는 그 안목의 폭과 깊이가 다른 것이 드러났는데도
주유는 온갖 인간적 계략을 동원해서 공명을 이기고 죽이려고 한다.
일단 주유의 형세판단에 문제가 있고, 따라서 장기전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공명은 애초에 자신이 서둘러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초에 제시한 전략이
정립구도였다. 유비의 팀이 우승을 서두는 것을 말하지 않고
손권과 연결하여 조조를 견제하여 삼발이를 만들기를 원하였고
그렇게 시간을 벌고자 했던 것이다.
드라마에 나타난 공명의 지략과 안목, 그리고 유비의 덕성에 참여할 정도인데도
개별전투의 성과를 탐내지 않고, 일단 근거지를 확보함에 주력한다.
물론 과정을 보면 그도 나름 인간적 재간과 핑계를 구사하고 있기도 하나
유비의 비현실적이라고 할 만한 덕성을 훼손하지 않고도 판을 짜나가고 있다.
만약 상황이 이렇다면
주유의 경우 천문을 궁구한 것도 아니고
지리를 묘산하고 있지도 않으니, 더욱 사태를 길게 보아야 할 것인데도
그게 아니라 도리어 그가 서둘고 있다. 그러니 그 서둘음이 각혈이라는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국지에서 드러나는 한 가지 문제점은
사람 목숨을 너무 쉽게 대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전시라고 하지만
툭하면 처형하라는 말이 나온다. 처형못해 죽은 귀신들이 천하에 가뜩하다..
그리고 전투를 할 때면 화면마다 장수들이 죽는다.
칼 맞아 죽고, 창 맞아 죽고, 말에서 떨어져 죽고, 화살에 맞아 죽는다..
좀 과도하게 사람을 죽인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렇게 지면에서라도 사람을 자꾸 죽일 수 있는 작가가 과연 어느 누구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나머지의 드라마를 보면 주로 공명의 지략과 현덕의 덕으로 중심이 걸려 있는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조조에겐 왜 사람들이 그리 모여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작품의 개연성이 좀 문제가 있다..
공명이 지략에 장점이 있는 것은
천문과 지리, 그리고 인화를 두루 살펴서 활용한다는 점이다.
주유 등의 다른 욕심장이들의 경우 경험과 용맹이라는 인간적 장점만이 부각된다.
그에 비하면 공명은 기상변화를 내다보니 천문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욕심을 위해서 서둘러 훼손하지 않으니 사람도 안다.
그리고 옛날 전쟁이란 기본적으로 지리의 활용, 즉 강과 지세, 그리고 배치구조 등의 활용의 문제였으니 지리는 기본적으로 갖추게 된다.
그러니 천문과 지리, 인화, 전쟁과 건국 등의 포괄적 안목이 있으니
여느 전략가들과는 차원이 다를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사는 애초에 성패를 장담할 수 없음을 아는 어떤 근본적 지혜도 좀 있지 않나 싶다..
그가 사람을 대하는 장면 중 떠오르는 것을 보면
관우가 조조를 놓아줄 줄 알고도 전투를 맡긴다.
유비가 그 점을 근심하자, 그럴 줄 알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빚을 갚으라고 보낸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도 알고 관우의 능력도 알고, 형제들의 우애도 해치지 않는다.
유표가 살아있을 때에 형주를 차지하라고 하지만
유비가 의리를 내세워서 자꾸 피하지 더 이상 강권하지 않는다.
전쟁에 이기고 세상을 바꾸려는 것은 따지고보면
유비와 같은 의리있는 사람이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과정이 지나치게 무리하면 성공을 해도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게 때문에 과정을 관리할 수 있어야 되고, 과정을 지나치게 결과의 희생양삼아서도 안되고 그러니 사람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과제는 중국아편전쟁이 있었던 1840년 경 이래로 우리에게도 누적된 온갖 모순들을 순차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므로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북으로 통로가 열려야 하지만
당장에 안되므로 외교를 잘 해야 하는데, 지금 보면 점차로 상황이 어려워지는 느낌이 든다. 싸드가 배치되어버리면, 그 이후에는 전작권을 되돌려받아도 자주국방의 의미가 약화될 것이다. 그리되면 아마도 통일이 되어도 외교전략에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이런 문제는 갑자기 영웅이 나타난다고 해서 해결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집단적 문제의 해결에는 시간과 공간, 사람과 제도 등이 결합되어야하므로
욕심대로 잘 되지않는다.
유비의 덕이 공명을 불러오는 과정을 보면 참 놀랍다.
서서, 즉 단복이 공명을 소개하는데
서서가 등장한 곳에선 진의 문제가 인상깊었다.
온갖 진은 거기에 다 나오는데
진은 바로 배치의 문제를 말하는 것 같다. arrangement이다. 전략과 전술에 관한 문제이다.
정치로 보면 외교나 국정운영에 관한 문제와 닮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런 모든 지략의 이면에 어떤 이념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고
무엇을 위한 지략이고, 무엇을 위한 충성이고, 무엇을 위한 세금이고 정책인지 선명해야한다. 아마도 그래서 현덕이 소설의 중심이 되지 않나 싶다.
현덕이란 묘덕이고, 이것은 곧 도가 인간에서 드러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서가 현덕과 헤어질 때의 풍경을 보면, 두 사람이 모두 눈물이 가득하다.
2인동심에 기리단금이라고 했는데, 평생에 다시 못만날 두 사람이 만났다가
조조의 계략으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공명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서서의 올곧은 성품의 이면에는 그 어머니의 강직함이 있었다.
조조의 모략에 속아서 찾아온 효자를 크게 나무라면서 애미 필적도 몰라보느냐고 야단치고는 목을 메고 죽는다. 자신때문에 불의에 가담하게 된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목숨을 던지는 것이다. 이후에 서서는 조조에게 조언을 하지 않는다.
부모의 태도가 애매하면 자식은 반드시 영향을 받게 된다.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숙달이 무엇인지 보여주든가
아니면 감산스님의 어머니처럼 돌아온 아들을 물에 내던지든가
어떤 critical한 장면에선 결연한 장면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3고초려의 장면은 유비와 공명이 아니면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일 것이다.
이념을 위한 도구로써 활용될 겸허함을 갖춘 유비와
충분한 상황인지 점검되지 않으면 나서지 않아도 되는 탈속의 안목을 갖춘
공명과 유비가 서로를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첫 대화의 주제가 바로
삼국정립전략이었다.
우주도 성주괴공하고, 문명들도 성주괴공하고, 사람은 생로병사하고, 마음은 생주이멸하는 원리에 비추면 애초에 허망하므로, 탐욕을 낼 필요가 없는 공명과
그래도 기왕에 인연이 되면 도탄에 빠진 민생을 돕고자 하는 현덕의 인간적 측면이 결합될 때에 지략과 현덕은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젊은 조자룡도 참여하는데, 조운 자룡의 참여는 드라마의 틀을 위해서 매우 요긴하다. 삼형제만으로는 전개되는 흐름을 위한 새 활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조자룡이라는 젊은 피가 등장하게 되고, 그리고 그의 활력을 상징하는 적로의 강상부상묘기가 연출된다.. 그리고 다시
새로움이 필요할 때에 손권의 여동생이 유비의 새 부인이 된다.
유비의 두 부인 중 한 사람은 흐름의 과정에 pass away하고, 한 사람은 아기를 살리기 위하여 조자룡에게 맡기고 우물 속에 투신하여 죽는다.
유비의 주변에는 이처럼 처형당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있다면 살신성인하는 사람들 뿐이다.
유표가 그렇게 여러번 형주를 권해도 사양하고 사양하는 과정이
다른 방향으로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을 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유비도 공명도 당대의 천하를 뜻대로 하지 못하였다.
위나라를 이은 진나라의 허약함으로 북조가 지탱되고, 망한 진나라가 남조의 원조가 되어서
남북조가 지속되다가 수나라로 통일 되는 데에 한 300년이 걸릴 것이다.
이것은 모두 아놀드 토인비가 알려진 역사 속에서 선발한 26개 문명의 하나 그 속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모든 문명은 결국 성주괴공하게 되는 것이고
그간의 6천년 역사란 결국 이렇게 명멸한 안정적 26개 문명을 비롯한 수많은 문명과 국가들의 어리석음에 기초한 드라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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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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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6-02-01 오후 9:41:22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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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그냥 세상은 드라마죠!모두가 자기를 위해서 발전해나가는.....먼. 미래의 안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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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