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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태 정석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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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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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태 정석
2015-12-02 오후 3:26 조회 3764추천 2   프린트스크랩
요즈음 기보들을 보면 큰눈사태정석이 많이 두어지고 있다. 엘지배 8강전 김지석과 스웨 대국도 눈사태정석이 전판을 휘몰아치고 있다. 어려서부터 눈사태정석을 누누히 보아왔지만 몇십년이 지나도 눈사태정석에는 정이 안간다. 한 귀퉁이에서 벌어진 전투의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내 바둑에서도 상대가 눈사태를 도발해왔다. 나는 결코 큰눈사태는 받아주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음이 좀 바뀌었다. 바둑을 오랜만에 두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너그러워졌나 보다. 그래 뭐 새로운 수법이 있다면 한번 배워볼까?  한판 져주면 되지 하는 심경으로 받아주었다.
 
그런데, 상대의 수순이 조금 이상했다. 그 유명한 오청원의 꼬부리는 수에 대해, 막기 전에 먼저 응수타진으로 끊어두는데, 상대가 단수를 치지 않고 위로 늘어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뭐가 어찌되든지 간에 지금 내 수준에서 읽히는 대로 둘 밖에,.. 그리고 상대는 망해버렸다. 정말 어처구니 없었다. 눈사태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눈사태를 도발하다니...
 
내가 눈사태만큼 싫어하는 것이 대사정석이다. 솔직히 말해 아무리 공부해도 암기가 안될 뿐 아니라 내가 정석을 놓아보던 7-80년대 이후 30년간 또 얼마나 새로운 변화가 연구되었을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나는 상대가 외목을 두어오든지 하면, 맘 속으로 벌벌 떤다. 언제 걸쳐가야 할지 정말 신경쓰인다. 들어가자니, 대사가 두렵고, 안 들어가자니, 실리가 아깝고...

최근에 양외목을 두는 사람과 대국을 하게 되었다. 시간을 끌다가 결국 상대의 외목에 날일자로 걸쳐갈 수밖에 없었다. 대사백변의 수들을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초긴장하고 있었는데 왠걸 그냥 날일자로 씌우고 마는 것이 아닌가? 이럴 땐 참으로 허탈하다. 양외목을 둔 사람이 기껏 날일자라니, 가소롭기 그지 없다.

물론 외목에서 날일자가 나쁜 수는 아니다. 그리고 세력취향의 바둑을 좋아하는 나도 꽤나 즐겨했던 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둑을 몇십년 두어오다보니, 대사백변에 비해 이것은 기합이 떨어지는 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자 절야라! 바둑은 모름지기 싸움이다. 바둑에선 한 수라도 기합이 떨어지면 그것은 바로 패국으로 향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하지만 공부가 부족한 중년에 들어, 여건이 안 좋아도 이기는 바둑을 쟁취하려면 나름의 전략 하나쯤은 궁구해두어야 한다. 그것은 최근 연구가 많이 된 길 또는, 졍형화된 길은 되도록 피해가는 수법이다. 어떻게든 본 적이 없을 것 같은 모양과 경험하지 못했을 수순으로 상대를 탐색해야 한다. 의표를 찌르지 못하면 내가 찔린다. 모든 승부가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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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pan |  2015-12-02 오후 10:21: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승부란.....
 
돌잠 살아있는(또는 살아남는) 것의 낙(존재이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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