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김태균은 또 적시타를 쳤다. 정말 신기한 선수이다..
내가 야구를 지속적으로 보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적시에 잘 치는 선수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좋은 챤스에 그가 그냥 물러나는 경우는 별로 못 본 것 같다..
대개 홈런 아니면 안타, 장타, 아니면 포볼로 나간다.. 참 놀라울 정도이다..
현대사회는 우리 개인들의 적시타에 의존해서 운영된다..
시간을 중심으로 보면 적시타라고 하지만, 장소로 보면 적재적소가 되고
개인의 융통성으로 보면 중용에서 말하는 시중이 된다..
공자가 말했던 예도 일종의 시중이고, 적시타와 연관검색어라고 하겠다..
공자가 사당에서 무슨 진행을 맡아보는데
틈만나면 담당자에게 자꾸 물어보니 사람들이 구설하길, 공자가 예를 잘 안다고 하더니
사사에 건건이 물어보기만 하네,라고 궁시렁거렸다고 하는데
이 콩구 선생이 그 말을 전해듣고 하는 말이, 그렇게 아는 길도 물어가는 것이 예이다 라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예라는 것이 제도화된 국면이 있지만
그걸 운영하는 장면장면에선 또 자신이 대략 알더라도 담당자와 마음을 함께 해가는 것이 또한 예라는 말을 한 셈이 된다.. 그 적절함이 또한 김태균의 적시타와 통한다고 하겠다..
어떻게 보면 사람의 인생활동은 내재한 자질들, 혹은 진여의 공덕들을 발현하여 자신도 타인도 감화받는 과정일 수도 있을 것인데
이렇게 자꾸 적시타를 치는 장면을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서 보면
나처럼 영향받는 사람들이 생겨서
운전자는 방어운전을 하게 될 것이고, 119에선 즉각 출동을 하는 연습을 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도로 위의 운전자들은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데에 세상의 김태균들은 기여하게 된다..
어느 사이트에 김태균별명시리이즈를 보았더니 이미 100개에 달하는 별명이 조성되어서
김태균 별명공원을 꾸리고 있을 지경이었는데, 그 중 조금 우스운 것이
별명 중에 김태균도 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 글을 쓴 사람의 해설을 들으니
김태균은 그 부모들이 붙인 별명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이미 단순한 개그를 넘어서 고전의 영역으로도 진입할 수가 있다.
대개 사회가 평균을 유지하는 데에는 적당히 죄어진 개념과 이름이 안정성이 필요하지만
이것이 많은 병폐를 낳고 있기도 하다. 관념의 그물망이 소위 현실을 형성하는 바람에
일체중생이 그 networking의 종속변수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불교 책 중에서 유명한 금강경이라는 것을 보면, 이런 주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즉비 시명이라고 해서 무슨 개념이 나왔다 하면 바로 부정되고, 다시 긍정되는 구문이 반복되길 30회정도 하고 있다. 가령
사이버오로,라는 개념이 있으면 사이버오로즉비사이버오로, 시명 사이버오로,라는 식이 된다.. 부정을 거친 긍정을 접하면 상당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생일즉비생일시명생일,이라든가 아비즉비아비시명애비,라든가
김태균즉비김태균, 시명김태균 등의 구성이 등장하는 것이다..
바둑도 즉비바둑에 시명바둑이요, 야구도 즉비야구시명야구가 된다.
이런 작업을 해보면, 자신이 집착하는 개념에 대해선 대개 이런 작업을 하기가 싫어질 수 있다. 가령 내가 가수라든가 대통령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애착이 강할수록
가수즉비가수시명가수라든가 대통령즉비대통령시명대통령이라는 논리구조를 적용하기가 싫어질 수 있다. 반면에 물의의 대상에다가 이런 작업을 해보면 느낌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신경숙즉비신경숙시명신경숙이라고 해보면, 신경숙이 한시적 정서적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개탄하는 마음이 적어질 수 있다.
김태균은 적시타를 잘 침으로써
연봉에 상응하는 산업역군도 되고 있고
이쁜 남편도 되었을테고, 그리고 감독 입장에선 고마운 선수도 되었을텐데
금강경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수다한 별명을 통해서 금강경해설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가히 역사적 인물이라고 하겠다..
농담이 심하다고 여겨지는 분들은 다음 구절을 잘 보아주시기 바란다.
역사적인물즉비역사적인물시명역사적인물...
https://www.youtube.com/watch?v=WmRAxJIa0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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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킹포석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