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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2015-06-24 오전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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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묘한 경험을 하였다.
딜레마 비슷한 것인데 사정은 다음과 같았다.
한화가 앞선 가운데 넥센공격에서 만루가 되었다. 그런데
대타로 서건창이 나온 것이었다.. 잠시 당혹감을 맛보았다..
금년 들어서 본의 아니게 나는 아마도 이미 한화의 팬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널리 알려진대로 근자에 한화가 연패를 당해서 다시 5할이 위태로운 지경이 되었는데, 어제는 김태균의 선방 3점포로 겨우 이겨가고 있는데
운명의 후반전에서 넥센이 만루를 만들었고, 점수차는 단지 2점에 불과하였다..
어지간하면 한 점은 더 주어야 하는 상황인데 해필 서건창이 나온 것이다..
금년에 야구에 관심을 다시 갖게 된 것도 순전히 서건창 덕분이다.
그가 200안타에 근접할 무렵에 소식을 듣고 그 귀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흐름을 타고 다시 야구가 이목을 끈 것이었으니
한화에 관심을 갖게 한 것도 따지고 보면 건창이 덕이다. 그런데
그 팽팽한 장면에 서건창이 대타로 나오고 있으니 어느 편을 들어야 할 지를 모르게 된 것이다..
옛날에 어느 여자가 마음에 두 남자가 들어서니 어찌할 줄을 모르겠더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먼 소리여,라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금년에 정든 새 애인 한화가 위기에 처했는데, 원조애인이 나타났으니
이 일을 어찌할 꼬... 게다가 원조애인은 부상을 겪고 겨우 회복해와서 이제 다시 빛을 내어야 할 시기이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을 경험하게 된 것이었더라...
그런데 인생이란게 일이 풀리려면 엉뚱 한 곳에서 풀리는 것인지
서건창이 지지도 않고, 한화가 얻어터지지도 않게 문제가 풀렸다..
한화투수가 2루에 견제를 했는데, 거기에 넥센 주자가 걸려든 것이고 그는
3루와 2루 사이에서 3루 쪽으로 달아나다가 이번에는 결코 질 수 없다는
정근우의 전력질주에 걸려서 out되었다...
덕분에 나는 원조애인인 서건창을 배신하지도 않고, 한화팀을 등지지도 않고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니
인간이 세상에 살면서 경험하는 묘한 상황 중 하나와
그 상황이 엉뚱하게 풀려나는 구조를 하나의 견본처럼 볼 수 있었다..
하나님의 배려하심을 인간이 헤아리지 못한다더니
우리는 주어진 기간 안에 인사를 다하면
나머지는 대천명의 자세로 살면 되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새삼 들었다고나 할까...
또 한 가지 어제 인상깊은 장면은 김태균의 적시 홈런에 관한 것인데
김태균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 해결을 잘 해준다.. 금년에 내 눈으로 본 것만도 매우 여러 번이고, 그 상황을 배신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승패는 병가의 상사라고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은 필요한 장면에 필요한 기능을 보이는 것은
참 당사자도 그렇고 보는 사람에게도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다..
어제처럼 팀이 위기에 처하였을 때에 다시 홈런을 제때에 쳐주는 4번타자...
팀의 이름은 넥센이 영웅팀이지만
어제의 영웅은 김태균이었음을 누구나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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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