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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야구
2015-06-15 오전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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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야구에 다시 눈길을 돌린 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한화야구는 지금 다수의 관심사이지만, 나의 경우 작년 말 서건창이 없었다면
야구자체에 다시 눈길을 돌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금년 들어서 서건창이 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려고 하는 차에
한화야구는 마약적 조짐을 보였고, 그러는 사이에 200안타의 청년은 부상을 입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가진 야구에의 관심은 거의 개인에 대한 것이었다.
김재박이 잘 하던 한국화장품 시절에는 한국화장품의 팬이었고
그가 청룡팀 선수가 되자 청룡의 팬인 셈이 되었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서 이종범의 움직임을 보면서 다시 매료되었었고
그가 일본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탄식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보니 양준혁이 양신으로 불리는 모습을 보면서는 왠 신? 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그의 기록을 보기도 했었는데
다시 야구는 마치 옛날에 노인과 바다에서 보았던 옛날 미국야구의 소식처럼 멀어졌었는데
이번에 서건창의 기록행진을 보면서 그가 200안타의 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었다..
한화팀을 보고 있자니 그 사이에 매력적 선수들도 몇을 보게 되었는데
그 하나가 이용규이다. 나는 이용규가 언제 free agent를 획득했는지 당연히 알지 못하였었는데, 이번에 보니 서건창 대신에 그가 거의 유일하게 200안타의 흐름이다.
지금 게임수와 안타수를 대비해보면 계산이 그렇게 나오는데, 단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그의 모습을 보면서 타격에도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맞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비의 진형을 보면서 bat control을 해서 공이 빈 공간으로 빠져나가도록 조절하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다.
말을 들어보니 이전에 장효조를 두고 광각타법이라고 하던 것이 내나 그런 뜻이었다고 한다..
나는 타격의 경우 단지 힘을 싣는 방식이나 원리 등에 주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전에 장효조를 보면서는 그런 주제는 알지 못하였었다가
이번에 이용규의 타격을 보는데 해설자의 말을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해설자나 전문가들은 당연하게도 일반인들이 모르는 정보나 개념을 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김태균의 타격폼은 아직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승엽의 폼은 이해가 잘 된다. 그는 좌타자이니 왼 발에 무게를 싣고 있다가
거기에서 중심이 전진하면서 bat의 무게를 공과 부딛게 만든다. 이건 어느 운동에서나 기본적인 원리이다. 사람이 치는 것이 아니라 bat을 조절하는 것이 사람의 일인 것이다.
골프스윙이나, 당구 cueing을 하는 데에도 같은 원리가 작동함을 알 수 있는데
김태균의 경우 그 모습이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상으로 이탈한 김경언의 경우 왜 잘 맞히는 지 아직 알 수가 없고
미국선수들과 한국선수들을 보면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bat이나 신장, 체중이 달라서인지, 미국선수들은 야구를 좀 쉽게 한다는 느낌을 이번에 받게 되었다..
하긴 한 해에 162게임을 해야 하니, 그 게임을 소화하려면, 힘으로 해선 안되고
당연히 아무런 일도 없는 듯이 꾸준함을 가지고 해야 할 것이다.
용을 써서 하는 것은 단기전에 가능한 것이고
장기 race에선 오히려 뒤쪽으로 갈수록 비중이 크고
잘 하는 것보다 꾸준한 실력이 더 중요해지게 될 것이다.
김성근 작전야구를 보면서 느낌은
bunt를 연습해두면 작전의 폭이 두배는 늘어나는 것인데, 다른 팀들도 조금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싶다.
bunt를 자주 한다고 해서 홈런을 못치는 것도 아니다.
bunt를 위해선 정확성과 방향성을 갖추어야 하니
사실 체중과 timing을 제외하면 bunt나 hit이 별로 다르지도 않다는 생각을 이번에 하게 되었고, 이건 상대적으로 보아서 게임의 두터움을 두배로 늘려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치 어린 이창호가 반집의 득을 여기 혹은 저기에서 보는 모습을 본 서봉수가 찬탄을 금하지 못하였다는 것처럼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작은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그 일의 작고 섬세한 부분, 혹은 본질을 파악하는 데에 큰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화야구는 이제 궤도에 진입을 한 듯하지만, 그래도 또 알 수 없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의 문제는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니고, 아직 두 계절 내지 세 계절을 지나야 비로소 수확기가 될 수 있고, 그 과정에 병충해의 문제나 가뭄이나 장마, 혹은 수확 이후의 탈곡, 그리고 탈곡까지 잘 되더라도 시장상황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잘 수확해서 도정까지 잘 해서 시장과 만나더라도, 다시 무슨 변수가 있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노자 말씀하길, 천하는 신기야, 불가위야,라고 한 구절이 있었다..
결국 현상계에선 구조적 원리적으로 고난을 면할 수가 없다. 4고와 8고를 면할 수가 없다.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길이 소위 언제나 현상과 공존한다는 열반의 문제에 참여한다는 방식이 될 것이다. 노자의 경우 그 구조를 두고 말씀하길, 무명과 유명은 같은 것인데, 다만 우리가 유명에 친근하다고 보니 마치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었다. 차양자동, 출이이명이 대개 그런 의미가 아니겠는가? 우리자신을 무엇으로 이해하는가에 따라서 펼쳐지는 세상도 달라보인다는 그런 식의 구조로 대개 설명되는 것 같은데, 이런 문제를 잘 파악해서 해설할 수 있다면, 장효조의 광각타법의 의미를 해설하는 것보단 8만 4천 배 정도 더 유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따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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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