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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2015-06-01 오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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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에 데미안이 올라 있는 것을 보니
세월이 바뀌었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스럽다..
삼중당 문고가 있던 시절에는 필독서로 통하다가
시절이 하수상해진 이후에는 대체로 사춘기의 통과의례 정도로 치부된 느낌이 있었는데
가끔 이런 기회에 헷세를 떠올리면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어떤 블로그에 실린 책의 목차를 보니
헷세가 공을 들인만큼 공들여서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지금 목차를 보면서 새로운 느낌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에바부인이 하나님을 상징하나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새가 알을 깨고 나온다는 화두는 앞에 있고
에바부인은 뒤쪽에 나오기 때문이다..
새가 알을 깨고나와서 만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분별의 틀을 깨고나와서 만날 사람이라곤 무분별 니르바나님 뿐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혹시 데미안이 성령을 상징하나 싶기도 하다..
검색어를 따라나오는 기사를 보니 누구의 마음에도 들려고 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건 조금 뻔뻔하고 냉정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만약 해석을 하다가보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과 조금 비슷하기도 하다..
나치케타의 목소리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세간의 소음 속에서 침묵을 길삼아서 가는 것은 쉽지 않다. 당연히 어떤 식의 연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막상 연대, solidarity를 희망해서
새로운 공동체에 연루되다가 보면 또 그곳도 인간세상인 경우가 많다...
그럴 때엔 조금 외롭더라도 양심을 속이지 말고 혼자서 가라는 말이니까
그리고 데미안이 언젠가 들었던 말처럼 다이모니언의 왜곡이라는 것이 타당하면
그러면 애써서 급우들의 마음에 들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싱클레어의 이름자도 singulrarity와 조금 닮아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고독한 자의 벗, 성령 데미안.. 조금 그럴 듯하다..
옛날에 내가 읽었던 데미안에선 알을 깨고나온 새가 아브라크사스의 신에게로 날아간다.. 라고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아프락사스가 조금 더 음절수에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웃었던 기억도 있다.. 아마도 아브라크사스는 일본어 가다까나를 그대로 쓴 것인가 싶기도 했었다..
알을 깨고 나온 새는 선악의 피안으로 날아간다는 것이다..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선악과 상대성을 낳는 것이 바로 심의식의 껍질이기 때문이다..
선종에선 이런 심의식의 껍질을 일컬어서 금강권이라든가 율극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게 무명의 껍질을 깨고나오면 아프락사스의 신에게로 날아간다는데
그 공안이 나온 후에 책의 뒤쪽에서 에바부인과 싱클레어가 만나니까 에바부인이 어떤 근원적인 면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는 것이다..
대유령에서 혜능이 했던 말과
데미안이 해주었던 말이 조금 비슷하다..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을 때에 당신은 누구인가? 라고 물었고, 쫓아왔던 장군의 껍질이 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황이 의외로 간단하니까 그가 혜능에게 묻기를
혹시 그밖에 별도의 기밀이 있습니까? 하니까 젊은 6조가 답하길 당신이 바로 비밀이오..
기적이 어디 따로 있습니까? 물긷고 나무하는 게 모두 기적이고 비결입니다.. 라고 답해주었다고 하는데, 그 불사선불사악이 바로 껍질 속의 새가 자라는 과정인 셈이고
그 새가 조탁된 후에 날아가는 곳은 아프락사스의 신인데, 에바부인이 책의 뒤쪽에 나오니까, 바로 그 신을 상징하는가 싶은 것이다..
옛날엔 데미안은 일종의 통과의례와 비슷한 것이었는데
요즘 가끔 헷세를 떠올려보면, 마음에 걸리는 장면들이 있다.
하나는 싯달타이고, 다른 하나는 유리알유희,인데
유리알유희는 노벨상을 받았다고 해서 관심이 있었지만, 잘 안 읽혀서 나중에사 한번 읽게 되었지만, 지금도 유리알유희가 무언지를 알 수가 없고, 따라서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싯달타,의 경우 기대했던 것과 흐름이 달라서 그다지 흥미를 갖지 못했는데, 나중에 가끔 생각해보면, 일종의 관음명상 비슷한 것을 말하고자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강물의 소리를 듣고 어쩌고 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제대로 파악해보지 않은 상태로 구경만 했던 것 같다..
별에서 왔다는 김수현이 드라마 속의 가수에게 선물했다는 데미안을 보고 있으니
요즘은 세월이 달라져서 데미안이 필독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새삼 해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먹고사니즘에서 조금 벗어나고 나면
데미안과 싯달타, 그리고 유리알유희 같은 것은 한번 더 보면 좋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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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