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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절도
2015-05-14 오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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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는데
요리경연을 하다가 경연자가 자리를 피해서 통곡을 한다.
자신은 오랜 시간을 요리사로 일하면서 단련했지만
별달리 연습을 하지도 않은 선생의 딸은 이미 기술의 범주를 넘어서 마음을 담고 있다..
음식 또한 사랑을 담는 것이라는 그 딸의 말은 자신의 입으로 증명된다.
아무런 항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통곡을 하는 장면을 보니, 금강경에서 스브띠 존자가 심해의취를 하고서 체루비읍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지난 날 자신이 터득한 아라한의 혜안으로도 일찌기 알지 못했던 희유한 일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도 아직 체루비읍한 경험은 없어서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아쉬움이 있지만
요 근래에는 체루비읍은 아니지만 포복절도를 해본 일은 있었다..
석진오라는 스님이 있는데
원래 이전에 바가밧 기타의 주석자로 처음 접했던 분인데, 이분의 해설을 보니
자신이 오래 전에 어느 법당에서 문답하던 일을 그대로 그려놓았다..
기질이 남달라서 그런지
묻는 질문마다에다가 대꾸하길, 당신은 도대체 왜 그런 것을 묻는 것이오? 라고 반문한다.
그냥 묻고 그냥 답해주는 풍토에 길든 입장에서 보면
그런 일이 몇 번 지나가자 질문을 하기가 두려워질 지경이었고
어느 거사는 답변 수준이 너무 높은 것 같으니 조금 타협을 해주시오 라고 요청하는데
거기에다가도 또 대꾸하길, 당신은 왜 남의 걱정을 하는 것이오? 라고 또 반문한다..
대략 10종의 문답이 오가면서 나중에는 조금 더 편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주게도 되었지만
그 장면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고
질문자들의 당황한 마음과 진오스님의 꿋꿋한 침착성이 눈에 선한 것 같아서
웃음이 나오더니 종내에는 아랫배가 저절로 움직이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마침 시간은 새벽시간, 달밤에 왠 포복절도인가?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106940
** 이 버젼이 좋다.
왠지 마음의 어떤 선을 건드린다..
http://cafe.daum.net/musicgarden/DZXu/2553?q=free%20as%20the%20wind&re=1
http://blog.daum.net/50dkcjs50/4806
오늘도 한화는 정말 극적인 야구를 하였다.
정말 각본을 써놓고 해도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한화의 주자가 2, 3루, 타격감이 좋은 최진행을 걸러서 1루로 보냈는데
김경언을 빼고 김태균이 대타로 나왔다..
김 태균의 별명은 매우 많은 것 같다.
일본에서 도망왔다고 김도망, 홈런을 잘 칠 때엔 김홈런
온갖 상황에 맞는 두 자리 글자가 모두 그의 별명이다..
그렇게 나온 김홈런은 만루 홈런을 날려주었다..
과연 한화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 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원래 세간의 드라마에 중독이 되면 각성의 힘이 약해진다고 경계를 하곤 하는데도
그래도 한화의 금년 행보는 궁금증을 일으킨다.
원래 나는 선수중심으로 그 팀을 응원하곤 했었다.
김재박이 한국화장품에서 잘 할 때엔 한국화장품을 응원했고
이종범이 신기로움을 보고는 해태의 팬이기도 했었다.. 아니 이종범의 팬이었겠지만..
그러다가 다시 우연히 서건창의 200안타를 보면서 넥센이 사랑스러웠는데
이번에는 선수가 아니라 팀이 우선 다가왔다..
5할에 이르던 그 긴긴 젊음의 사투, 그리고 이후에도 곧잘 무너질 듯 아닐 듯
오늘 삼성을 이겨서 19승 16패가 되었으니 아직은 조금의 여분이 있게 되었는데
아마도 6월 언제가 되면 서건창이 돌아오면 다시 넥센으로도 눈길이 가겠지만
그러나 한화팀을 보고 있자니 어느 새 이용규의 흐름이 200안타의 흐름이라는 말도 들린다...
음식이 말을 하는 사건을 치자면
마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처음에서
주인공이 어느 쿠키를 입에 대는 순간 어려서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 긴
의식의 흐름이 방대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작가가 혹시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모티브를 차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요리경연의 주제가 마음의 위안이 되고, 현숙의 요리설명을 통해서
그 요리가 박총무의 마음을 달래줄 것이고, 그리고 그 요리가 말을 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요리 뿐이 아니라
산색은 부처님의 얼굴이요, 계곡물소리가 장광한 설법이라는 것은 저 유명한 동파 소식의 게송에서도 미리 전해진 바가 있었다..
다소 절반 쯤은 어거지로 글을 써서인지
흐름이 원만하지 못하다.. spirit이 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또한 그런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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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