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0일 중국 상하이 푸동 공항.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으러 나가는 곳까지 어느 곳에도 짐을 찾을 수 있는 벨트의 번호를 알려주는 모니터는 없었다. 벨트 근처에 이르러서야 모니터 몇 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공항 청사안은 어찌나 더운지 겉옷을 벗지 않고는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푸동 공항을 빠져 나와 장가항시까지는 대략 138km 정도. 장자강시에는 대략 점심 시간이 가까운 오후 1시 반 정도에 도착하였으나 점심을 먹을 새도 없이 아파트에 짐을 던져 놓고는 백화점으로 갔다. 아파트에는 침대와 텔레비전만이 배치돼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백만 원이 넘는 물품들을 샀다.

배달을 요구하였으나 백화점측으로부터 거절당하는 바람에 타고 온 승용차에 모두 싣고 영업용 택시를 다시 하나 불러 타고서야 아파트에 겨우 도착할 수가 있었다.

내가 거주할 아파트는 엘레베이터도 없는 5층 아파트 건물 3층이다 보니 승용차에 실린 짐을 수 십번 계단을 오르 내리며 짐만 거실에 옮겨 놓고는 저녁 9시가 다 되서야 겨우 허기진 배를 채웠다.

장자강시는 도시계획이 비교적 잘 되어 있고 깨끗한 도시로서 우리나라의 포항제철이 진출해 있다.

장가항, 소주, 상주, 우시, 창수(常熟) 등 가는 곳마다 나에게 담배를 피우냐 묻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빼어주는 바람에 나는 매번 양손을 휘저으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뿌야오(不要)! '를 외쳐댔다.

그렇지만 마구 던져 주는 그들의 친절을 무시하기만은 어려워 뻐끔 담배로 태워 날려버린 담배 개수가 일주일 동안에 무려 담배 한 갑은 족히 되었으리라.

이들은 주 식사가 모두 기름을 퍼부어 만든 음식인지라 찬물은 거의 안마시고 뜨거운 차치(茶趣)차를 주로 마신다. 또 점심및 저녁에는 배갈 독주를 병으로 마시는 바람에 나는 일주일간 내가 평소 좋아하는 시원한 물과 커피 한 잔조차 입에 대보지도 못했다.

기름진 음식에는 반드시 양자강의 커다란 물고기 요리를 올리는데 중국 사람들은 맑은 물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들보다는 붉은 황토물에서 자란 물고기들이 각종 미네랄및 자양분이 많아 더 높은 상품 가치를 친다고 한다.

양자강에는 많은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들이 오가고 대국의 역동적인 중국의 변모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곳에 도착한지 일주일만에 잦은 술로 거북한 속을 달래기 위해 오늘은 한국 매점에 들려 배추 작은 것의 1/3 정도 되는 것을 한국돈 2200원을 주고 사왔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아침에 죽을 만들어 내오기에 혹시 새로 사온 압력솥을 사용할 줄 몰라서 그런가 하고 글씨로 수담을 나누려 하는데 문제는 이 아주머니 한자를 쓸 줄 모른다고 한다.

나중에 거래처 중국인에게 물어 보니 중국인들은 매 아침마다 죽을 쑤어 먹는다고 한다. 죽이 되었던 밥이 되었던 일주일만에 쌀밥에다 김치 조각 몇 개를 얹어 먹으니 그 맛이말로 정말 '띵 하오~!'이다.

양자강에 가보니 여러 군데 갈대숲이 바람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고 있고 강 한가운데로는 무슨 짐을 잔득 실었는지 컨테이너들을 잔뜩 실은 커다란 배들이 유유히 오가고 있다.

양자강 한 가운데 쌍산이라는 섬이 있는데 그 곳에서는 경차, 승마 등을 즐길 수 있으며 한 가운데에는 골프 클럽이 있어 골프광들에게는 좋은 휴식처로 우리는 큰 배에 승용차를 직접 싣고 들어 갔지만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전화 한 통이면 보트가 쏜살같이 육지로 다가와 그들을 실어 나른다.

다음부터는 그들이 아주 후한 인심으로 여기며 건네는 담배와 술을 어떻게 적절하게 거절하는 방법을 연구해 두어야 하겠다. 아니 술은 그들의 기름진 음식에 익숙해 질 때까지는 주량을 조금씩 줄여 나가야 할 듯 싶다.

<위 글은 부천타임즈 및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