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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그 알싸한 추억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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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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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그 알싸한 추억
2014-12-20 오전 12:10 조회 3696추천 11   프린트스크랩
▲ (__)

해방이후의 어수선함과 전쟁의 비극을 거치지 않았지만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우리세대는 나름 애증의 추억들도 많다

굶주림과 가난을 벗겨준 고마움은 부모세대의 몫이고

우리는 양보다 질을 따졌고 사회에 좀 더 건강한 민주주의를 심기에 노력했었다

독재에 선배들은 목숨을 바쳤고 우리는 최루탄에 화염병으로.

그러나 민주주의가 도래 되었나하니 우리가 심은 나무가 소나무만은 아닌 것 같다.

이제 감당하지 못할 나이에 접어들었으니 시절을 따를 수밖에.

접고.

 

봄이면 파릇한 잔디와 개나리 만발한 길을 거닐며 뭔지 모를 희망에 부풀었고

여기저기 걸려있는 노란병아리들을 위한 동아리 모임들의 플래카드들.

과별 그룹별 미팅에 음악다방에 삼삼오오 모여서 쪽지에 신청곡을 띄우고는

이리저리 살피며 즉석 미팅건수를 찾아 헤매었지.

거기서 성공한 아이들은 좀 더 분위기 있는 음악 감상실로 가서 헤드폰으로 멋도 부리고.

제과점으로 가는 족도 있었지만 영화관으로 간 족들은 진도가 빠른 편이었다.

손을 잡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저녁이면 약속이나 한 듯이 학사주점으로 꾸역꾸역 모여 들었다

커플로 나타나면 축하주에 녹다운되고 싱글로 나타나면 안도(?)의 동료의식에 흠뻑 절었다.

통기타가 걸려 있었고.

백열등 아래 목로주점이 흘러나오면 세상 끝까지 같이 가리라 막걸리 잔을 수 없이 부딪쳤고

목마와 숙녀가 흘러나오면 삶을 성토했었지

고갈비와 두부김치는 성스럽게 중앙에 모셔놓고 번데기만 추가로 시켰었다

우리는 가난했으니까.

 

여름이면 불타는 태양을 온 가슴으로 들이마셨지.

봄에 뿌린 씨앗을 정성껏 가꾼 이들과 들러리들의 야합으로 산과 바다로 떠났다

커플은 무임승차고 양쪽 들러리들 아니구나. 남자 들러리들이 경비를 조달했다

요즘 후배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올림포스 카메라와 야전전축에 텐트와 부수장비 모두 임대였었다.

커플과 여자애들은 티켓을 끊어 정문으로 입장했고 경비 절감을 위해 일부는 엑스맨이다.

물론 버스는 안 되고 기차에 한해서.

불시검문이 있으면 달릴 때는 뒤 칸으로 뒤 칸으로 가다가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 화장실

그리고 당시엔 기차가 역마다 자주서는 이점을 이용해 하차하여 다시 앞 칸으로.

기차 구석구석에서는 내로라하는 통기타맨들의 연주에 그룹별로 손뼉 치며 노래를 불렀다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는 지금도 여름바다를 연상케 하는 불후의(?) 교향곡이고

밤바다에 둘러앉으면 윤형주와 양희은 박인희 그리고 대학가요제 스타들이 번갈아 출연했다한 사람 여기 또 그 곁에... 조개껍질 벗겨 그녀에 목에 걸면... 모닥불 피워 놓고....

가끔 식기를 도난당하고 즉석에서 조달하기도 했는데

방심하다가 파트너를 도난당하기도 했으며 분실물 회수를 위해 영웅시대 분위기도 연출했다.

 

가을이면 모두가 숙연해지는가.

이별이 없어도 슬프고 가끔은 슬프고 싶어 이별을 통보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홀로 통기타를 튕기며 소주잔을 들이켰다

이름 모를 소녀.

가을이 오면 단연 김정호를 연상하게 된다.

삶과 사랑과 뿌연 안개 속 젊은 날의 고뇌를 촉촉하게 전한 독보적 존재였었다.

그러고 보니 슬픈 노래를 부른 이들이 우리를 위로하고는 요절한 경우가 많다

축제의 계절

가을은 또 다른 만남의 설렘이 있기도 했으며

겉멋이라도 지성인으로 자부심을 누리기도 좋은 계절이었다.

잔디밭 벤치에서 시집을 펼쳐 들거나 낙엽 길 천천히 거닐며 사색하는 듯 했고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무협지도 보고 작은 단풍나무아래서 통기타로 장고를 튕기기도 했다

누구에겐가 편지도 써보고 방콕하면서 괜 시리 전화기만 온 종일 쳐다보고 있기도 했다.

때로는 서울 행 밤기차에 몸을 싣기도 했고

포장마차 아줌마랑 인생 상담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었다.

 

겨울이 오면 지난 시간들이 바보처럼 느껴졌었다

그래서 바보들의 행진에 동참 했다

겨울바다로 고래사냥을 떠나고 싶었고 허무주의가 아닌 어수룩한 삶을 추구했으며

소외되기 싫으면서도 홀로 있고 싶은 계절이었다.

겨울이면 종교적 호감을 떠나서 크리스마스를 뜻 깊게 생각했었지

크리스마스실과 엽서 캐롤송 구세군과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 빨간 코와 하얀 눈.

그리고 특별히 애잔했던 예배당 종소리.

뭔가 허전한 계절이었는데도 들뜬 분위기의 애매한 시간들.

이제는 모두에서 멀어진 듯 소주 한 잔 따르고 모니터보고 몇 자 치고 한잔 마시고

안주 먹고 담배 피워 물고.

삶은 의무만 남았고 몸과 마음은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애써 뒤척인 추억들이 위로가 되지 않는 것은 되돌려 감회가 새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살아왔듯이 죽어왔듯이

억울하지도 아쉽지도 않지만 이 시간 그저 덤덤한 것이 못내 슬프다.


또 한해가 가고


삶은 곡예다 


공 굴리며 좋아했지  줄을타면 신이났지.........

 

┃꼬릿글 쓰기
술파는꽃집 |  2014-12-20 오전 12:42:0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마조마조~~거진 다 맞는 거 같네요, 축하합니다~  
팔공선달 제가 로또 된 겁니까? ⊙⊙
따라울기 |  2014-12-20 오전 2:20: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모닥불 피워 🎶 놓고♫♩♮...

무슨 재미있는 이바구 하시능교?  
팔공선달 어여와서 막창으로 초읽기 회포를 풀어 봅시다^^
우주공0 |  2014-12-20 오전 8:49:2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옛날에는 정말 낭만이 많았었던 것 같습니다.  
팔공선달 지금도 나름 낭만이 있겠지요. 다만 랩과 발라드의 차이랄까. ^^
youngpan |  2014-12-20 오후 3:19: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ㅎㅎ 다르긴 하지만 상당부분 겹쳐지는 부분도 있고 ..역시 옛 세대는 통한다! 이신감~
시간을 따라 흘러서 이젠 그 모든 것이 우리의 대뇌 깊숙한 곳에 모셔져 있죠~ 때론 잊고 때론 생각나기도 하면서 지나간 과거입니다. 이제 하루를 살아도 과거 50여년의 바탕위에서 새로이 살고 있는 거죠! 가능한 멋지게 사십시당!  
팔공선달 멋지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집시야 |  2014-12-20 오후 7:22: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곡예묘사와 같은 과거 묘사의 글... 잘 봤습니다. ^^  
팔공선달 곡예같은 댓글 감사합니다.^^
BROVO |  2014-12-21 오후 6:40: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 글은 질퍽하게 살아온 세대에게 지난 세월을 파노라마로 보여주네요.

싫어도 지울 수 없는 흑백의 그 시절, 그래도 지나고 나니 그립습니다.  
팔공선달 어쩌면 우리세대가 파도타기 같은 세월을 보낸 듯 합니다^^
어리&버리 |  2014-12-21 오후 9:51: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꽃이 피고 지고 또 단풍이 들고...우리는 그런 모습을 수 없이 본 것으로 착각 하며 살고 있습니다만, 대략 봄에 핀 꽃을 70 번쯤 보고는 이 땅을 떠나는 거랍니다. 추억이라는 갈피 속에 겨우 70장의 사진 밖어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 장 한장 이 소중하고 그리운 거죠  
팔공선달 잘못하면 어리버리하다가 지나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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