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의 겸손과 굶주린 자의 허기는 소통되지 않는 서로의 고통일 것이다

이는 오만과 비굴의 오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환경의 눈치를 보면서

각자 절충 선을 긋고 나름 최선의 인내를 하고 있으며

그렇게 세상은 언밸런스 속에 덜컹거리면서도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고 행복 하고 싶기에 욕구가 충돌하고

자신의 환경을 고수하면서 필요치 않아도 상대의 환경마저 흡수 제한하려한다

그것은 아마도 동물적인 본능과 유사하여 위협에 대비하려는 심리일 것이다.

인간이 본능에서 다르다면 덕을 쌓는 것과 물리적인 힘을 비축하는 것이고

그 차이에서 인간적인가 원초적 본능인가를 비교하게 된다.

부아~~~~~앙.

뿌연 배기연기를 뿜으며 굉음과 함께 앞서가던 차가 갑자기 후진으로 달려온다.

황급히 급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쾅.~~ %$#@

아까부터 내 앞에서 얼쩡거리더니 결국 일을 저지른다.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해 내차에서도 뿌연 연기가 솟았다

황급히 차에서 내려 상황을 보니 화재는 아니고 냉각수가 터진 것 같았다

그런데 앞차에서 건장한 남자와 아가씨가 양쪽 문을 열고 달아난다.

“이런 씨부럴”

새벽의 광란의 레이스는 뜀박질이었다.

“야 xxx 거기 서.”

“그 새끼 뺑소닙니다 좀 잡아 주세요.”

하지만.

컴컴한 도로에서 고함소리와 도움소리에도 지나는 사람들 몇몇은 피해간다

너무 멀리 쫒아왔고 내 차와 소지품등이 생각나 포기하고 되돌아오니

아까 동행한 아가씨가 다시 돌아 와 못 챙긴 소지품을 챙기고 있었다.

분함에 숨도 가쁘고 살이 벌벌 떨리다가 회심의 미소와 함께 호흡이 평온을 찾는다.

“아가씨. 잠깐만.”

“네 네네.”

어둠속으로 남자 파트너를 따라갔으리라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니

아가씨는 당황하며 손에 들었던 소지품을 바닥에 와르르 쏟아 버린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너무 동안이다

“아가씨 학생이지.”

“네…….”

“그럼 아까 그 자식은.”

“친구…….”

“이놈들 봐라”

대가리 소똥도 안 벗겨진 것들이 심야에 차를 몰다가 사고내고 뺑소니를 쳐.

“니들 전부 경찰서 데려가야겠다. “

“으 아 앙. 아저씨 잘못했어요.” 갑자기 바닥에 쓰러져 대성통곡을 한다.

허. 그 참.

여학생을 본 순간 이미 사건의 진로는 결정 되었다

싸가지를 만났으면 일당은 물론 하는 품세를 보고 병원행도 결정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미성년인 것이 확인 되었고 이들에게는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그 시부럴놈이 도망을 갔으니.

“학생 그 친구 삐삐 번화가 뭐야.”

계속 울어대는 여학생을 별일 아니라 안정시키고 차에다 앉혔다

이 상황에 삐삐를 한다고 연락이 오겠냐마는.

이제 고2라니 참 어이없는 아이들과 한 밤중에 홍두깨를 맞은 기분이었다.

집 전화를 알아 휴대폰으로(솥뚜껑 모토롤라^^) 전화를 거니 한참 만에 연결이 된다.

“여…….”

탁한 목소리가 끊어지는 걸보니 깊은 잠에서 깬듯했다

하지만 차 넘버를 대고 상황을 설명하니 커뮤니케이션이 4G로 돌변했다 ^^

황급히 달려 온 사람은 애 아버지로 뭔가 포스가 있었다.

그리고 5분여 만에 애 엄마가 택시에서 내렸다

“어떻게 됐어요. 우리 애는요. 쟤는 누구죠..........”

“좀 가만있어 봐.”

내리자 말자 호들갑을 떠니 애 아버지가 일갈한다.

“지금 내가 가만있게 됐어요.”

다소 독살스럽게 대드니 애 아버지가 고개를 돌린다.

무면허에 미성년 그리고 뺑소니라.

“제가 책임지고 변상할 테니 좋게 해결 합시다.”

(허허. 저도 애들이 있는데 그러시죠.)라고 말하기도 전에 애 엄마가 끼어든다.

“사장님. 사장님도 애들 키우시잖아요.”

“제가 이렇게 빌겠습니다. 살려주세요.” 하면서 털썩 무릎을 꿇는다.

........................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았지만 그들로서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내가 잠시 상황에 적응 못하는 것이 오해를 불렀는지 애 아버지가 입을 연다.

“차 수리비 빼고 얼마면 되겠습니까.”

잠시지만 솔직히 야누스 같은 내 마음속의 두 얼굴이 피터지게 싸운 것 같다.

“삼촌 그 사람 너무 여려요 아시잖아요.”

“네”

“요즘 밥도 못 먹는지 너무 야위었어요.”

“알아요. 형수. 그래서 아까 삼계탕 한 그릇 억지로 먹였습니다.”

“고마워요 삼촌이 나를 두 번 살린 거 같아요.”

“제가 뭘”

“아녜요. 저를 정말 편안하게 해주었잖아요. 사실 겁이 무척 났었거든요.”

“삼촌 찌찌 다시 달고 왔는데 확인해 볼래요.”

“우 씨. 진짜로 ......”

“와하하 하하하하”

갑자기 입원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십여 년 전 자식 놈 사고 때문에 알게 되었다가 인연으로 형님 아우하게 되었다

그럭저럭 살았는데 보증 잘못섰다가 집 날리고 예민한 형수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우울증에 걸려 그 형님은 술도 못하면서 같이 자리를 자주 마련했었다

나는 형수랑 주거니 받거니 원님 덕에 나팔 불었고 그 형님은 대리기사까지 했었다

그래도 금실이 좋아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여는 연속극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도 몸은 그렇지 않았는지.

얼마 전 유방암으로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병문안 가서 한 말이.

“형수. 시동생은 형수 찌찌 만지며 큰다는 거 알지요.”

“지금 형수 수술하는 게 제 것이니까. 내 허락 없이는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말은 못했지만 빙그레 웃어주며 잡은 손에 힘이 꼬~옥 들어갔었다.“

수술 결과가 좋았고 그리고도 벌써5년을 넘겼고 건강하시다.

그리고 다시 5년여가 지났으니 참 세월이란 게.

요즘은 내가 병간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 몇 해동안 서로가 뜸 했었는데

형수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그동안 못해 본 여행이나 다닌다고 홀 애비 신세란다

그 놈은 벌써 33살인데 장가도 안 간다고 오랜만에 같이 야식을 하면서 걱정을 한다.

까맣게 잊고 있었더랬는데.

그 때 오르막에서 1단으로 스타트는 잘했는데 2단에서 클러치 조작 미숙으로

기어가 중립으로 빠져 당황하여 다시 1단을 넣는다는 게 백 기어를 넣어버렸고

기어가 들어갔다고 시원하게 액셀레이터를 밟았는데 그게 나에게로 달려 온 것이었다.

엄마 몰래 키를 훔쳐서 여자 친구에게 특별이벤트를 하려다가 자칫했다간. ^^

“차는 고쳐야하고 일당은 받기 그러니 소주나 한잔 사주소.”

지금 생각해도 그때 무슨 맘으로 그랬는지...............

그리고 군에 갈 때까지 그놈은 골통으로 지칭 되었고.

요즘도 간혹 보면 웃으며 말한다.

“여. 백기어 달인.”

그러면

“아저씨는 그때가 언젠데 자꾸..... ”

^^

그렇게 사고로 인연도 맺어진다는 것을 내 택시야화 한 구석에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