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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결국 광저우의 별이 되다.
2010-11-22 오후 11:18 조회 3269추천 4   프린트스크랩

오늘은 바둑팬이라면 누구나 기뻐할만한 뉴스가 전파를 탔다.

바로 박정환-이슬아 선수의 아시안게임 페어바둑 금메달!

얼마전 광저우의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글까지 써서 올리는 극성(?)을 부렸던 나로서는, 마치 결과가 내 예상대로 된 것만 같아 어깨까지 으쓱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에 크게 웃은 것도 잠시, 나는 두 어린 선수들의 드라마같은 스토리에 이내 잔잔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의 목에 걸린 금메달 속에는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어떤 값진 교훈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예선 2회전에서 두 선수는 중국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우리가 45분 타임아웃제에 의해 시간공격을 하던 중 심판이 대국을 중단시키고 회의에 들어간 것이다. 형세만을 놓고 볼 때 불리했던 우리 선수들은 (아마도 분위기에 휩쓸렸을 가능성이 큰데) 불계패를 선언하고 1패를 안게 되었다.

한국인 통역도 없이 자기들 언어로, 그것도 언제 끼워넣었는지 모를 규정을 근거로 우리 선수들에게 1패를 안긴 중국인의 진행에 많은 한국 바둑팬들이 분노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야 밝히지만 나는 그 소식을 접하고 박정환-이슬아 조는 메달권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이도 어린 선수들이 타지에서 타국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봉변을 당한 꼴이니, 얼마나 심정적으로 동요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들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나라도 그런 일을 당하면 그 다음부터는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초장에 1패를 당한 두 선수는 신통하게도 나머지 판을 전승하더니 준결승에 진출하고 다시 결승까지 진출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나는 이 두 선수들의 정신력에 주목하고 싶다. 정신력이야 프로기사라면 누구라도 보통 이상일 것이지만 내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어린 기사들의 정신력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정신력'이 아닐까 해서다.

즉 피아노를 열심히 치는 어린 소녀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순수함, 도화지에 물감으로 색칠하는 소년의 붓끝에서 느껴지는 순수함 같은 것이 발휘된 정신력이 아니냐는 것이다.



우승 직후 활짝 웃던 이슬아 초단이 이내 울어버렸다는 뉴스 보도에서, 카메라 앞이 어색해서 미소인지 뭔지 모를 표정만을 짓고 있던 박정환 8단의 사진에서, 나는 그들의 순수한 영혼을 보았던 것이다. 맑은 정신의 소유자가 오로지 하나에만 매진하는 모습과 결과는 바로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의 수를 찾으려는 노력과 이기고 싶다는 간절함이, 그간 연마한 실력과 어우러져 반상위에 피어올랐다고 한다면 너무나 지나친 비약이 될는지.



나는 과연 맑은 영혼을 가지고 하나에 매진하는 삶을 살고있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아니 우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아, 교훈은 하나 더 있다. 규정과 그 처리때문에 비난을 받았던 중국은 거꾸로 자기들이 규정에 의해 패배를 당했다는 점.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말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는 순간이다. 안좋은 일에 계속 슬퍼할 필요도 없고, 좋은 일에 계속 기뻐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 중도를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래서일 것이다. 단체전이 남아있는 이 시점에 너무 기뻐하는 것도 경거망동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무튼 박정환, 이슬아 두 선수 정말정말 장하고 큰 일 했다는 칭찬을 밤새도록 해주고 싶은 밤임에는 틀림없다.



소녀, 결국 광저우의 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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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시집 |  2010-11-22 오후 11:39: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넘 좋습니다.

 
당근돼지 |  2010-11-23 오전 3:19: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박정환-이슬아 선수의 금메달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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