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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퍽한 情 위에 비는 내리고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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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그시절 세상사는 이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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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퍽한 情 위에 비는 내리고
2010-07-13 오후 2:06 조회 6091추천 26   프린트스크랩

 

           질퍽한 情 위에     비는 내리고

 

요란한 빗소리에 눈을 떴다.

벽시계가 4시50분을 가리키고 있다.

날이 밝았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해도 멀리 도망만 가던 잠이 눈꺼풀 위에 내려앉는가 싶더니 빗소리 놀라 이내 달아나 버린 것이다.

어릴적 소풍 전날밤  잠 못 이루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어젯밤 TV에서 남부지방 호우특보 발표를 보고 88고속도로 날씨 정보를 누르니 온통 빨간색위에 120mm란 글씨만 눈앞으로 다가왔다.

-산간지방 계곡, 하천 피서객 대피요망

-농산물 점검, 유실방지

-여행객 주의 요망

이런 걱정스러운 멘트를 보고, 이번 내 여행을 반대했던 마누라가 지원군이라도 만난 듯 내 등에 집중사격을 한다.

“ 이런 날씨에 무슨 여행을 간다고 해욧. 당신 미쳐 가는가 보구랴.

그 험하다는 88고속도로로 간다며 미쳤지 미쳤어-. “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한다고 내 마음을 이해하랴.

이런 경우 어떠한 말도, 어떠한 부탁도 마누라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지난 50년 지내온 내 경험으로 얻은 마지막 무기를 사용한다.

“시꾸랏!”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비는 계속 내린다.

내 표정 속에서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읽은 마누라가 우산을 챙겨주며 걱정 섞인 잔소리를 한 아름 안겨준다.

“고마워. 잘 다녀올게……”

반 굽은 마누라의 등을 어린애처럼 토닥여준다.

이내 마누라의 눈 속에는 걱정대신 눈물이 번진다.

 

좀 서둘러 전주행 버스를 탔다.

바쁜 마음을 서두른 탓으로 대구행 차 예약시간보다 3시간 앞당겨 전주에 당도했다.

다행히 앞선 차에 자리가 있어 몸을 실었다.

빗발은 좀 약해졌다.

전주를 벗어나자 대구행 버스는 산속으로 질주한다.

첩첩이 둘러진 산은 짙푸른 녹색 옷으로 여름을 가꾸고 있다.

고국의 산하는 언제보아도 아름답기만 하다.

특히 빗속에서 보는 성하의 지리산은 아름다움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하다.

차창으로 다가오는 비오는 지리의 모습들에 취해 눈은 잠시도 차창을 떠나지 못한다.

시시각각 새롭게 펼쳐지는 봉우리와 계곡들에 도취되어

내 추억 속에 새겨진 아름다운 이름들을 계곡마다 붙여본다. 봉우리마다 불러본다.

피아골, 뱀사골, 칠선계곡, 청학동,

천왕봉, 반야봉, 바래봉, 촛대봉, 정령치, 노고단…….

생각대로 그리운 이름들을 붙여보지만 사실은 아닐 것이다.

 

3시간의 여정의 끝이 금세 눈앞에 다가온다.

대구의 톨게이트를 보고야 정신이 돌아와 선달에 전화를 눌렀다.

종착역에는 팔공선달과 서울에서 달려온 일곱길거리님이 반갑게 맞는다.

서울에서 오기로 한 당근돼지님, 소라네님, 영판님,등은 못 온다는 비보(?)를 알린다.

비보라면 좀 이상한 표현일지 몰라도 보고픈 이들을 못 만다는 건 분명 비보이다.

다행이 비는 멎었다.

 

아침부터 서두른 탓으로 예정보다 일직 도착해 팔공산 근처의 선달집이서 여유 있게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었다.

이번 모임이 고 선비만석님의 49제와 작년에 고인이 고성에서의 초청을 기리기 위한 것임을 듣고 뜻이 깊은 모임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런 뜻을 알리며 선달이 눈시울을 붉힌다.

나도 콧날이 아려온다.

고인에 대한 정이 서로의 마음속에서 떠나지 못하여서 이리라.

못 내려온 것이 아쉬운지 영판님이 전화로 반가움을 전한다.

작은시집님이 경주에서 안부를 묻는다.

목소리만 들어도 반가움이야 숨길 수 없다.

 

빗줄기가 굵어진다.

빗속을 뚫고 청도에서 못안님이 달려온다.

지난번 서울 모임 후 3개월만인데 반가움은 3년보다 더한 것 같다.

서울에서도 몇 분이 도착하여 팔공산 약속장소로 갔다.

조금 기다리니 건장한 청춘(?) 4분이 활력을 몰고 도착한다.

죽시사님 부부, 淸風徐來님, 애린사랑님,이다.

분위기가 갑자기 활력이 넘친다. 그들과 함께 넘치는 활력이 부럽다.

알고 보면 그들도 지천명인데 청춘으로 보이는 건 내가 벌서 저만큼 가 있다는 것이겠지-

그러고 보니 일곱길거리,못안, 두 분도 40대이고 선달이 50대, 60대를 건너뛰어 내가 70대이니 좀 언바란스 같아 미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아무렇지도 안은 듯 감싸준 여러분들이 너무 고맙다.

사이버에서, 오로에서, 아무 이해도 없이 만나, 情 하나로 사심없이 맞아주는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다.

비 내리는 팔공산의 밤은 질퍽한 분위기와 함께 깊어간다.

비에 젖어 질퍽하고 情에 젖어 질퍽하고…….

질퍽한 분위기는 자정을 향하여 달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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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시사 |  2010-07-13 오후 3:36: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을 엮어 내려가는 솜씨 또한 질퍽하니 뚝배기 맛이 베어 납니다.....
건강을 챙겨 드려야 하는데 너무 혹사 시켜 드린건 아닌지,,,걱정이 앞섭니다...
좋아서 하시는 일이니 독보단 약이 될 겁니다 ㅎㅎㅎ  
그대그시절 여러가지로 고마웠습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가죽商타냐 |  2010-07-13 오후 3:53: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질퍽이란 단어가 이렇듯 느낌이 좋게 다가온 적이 없었는데..! 글에서 내리는 비 만큼이나 아니 더 많은 정이 흘러내리네요..! 부럽기도 합니다..^^ 잘 보았읍니다.. 굽벅  
그대그시절 타냐님 감사합니다.
팔공선달 |  2010-07-13 오후 4:16: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죄송하고 송구할 따름입니다. ㅡ.ㅡ

누군가는 왕형님의 기우를 탓할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만나보면 반기는 이들이
그 어떤 정보다 숭고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정이 많으시길래 서울로 춘천으로 강원으로 대구로...
그 노구를 이끌고 불원천리를 달리겠읍니까?
저의 집에서 하루를 묵으신게 아침에 일어나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는것이
선달이는 무한한 영광이었고 .  
팔공선달 왕형님의 질펀한 정을 흠뻑 마셔 버렸읍니다. 그날이 故 만석님이 고성으로 인연들을 초대한 날이기에 마지막으로 그의 순수함과 인연에 애틋함을 기리기 위해 궂은 날씨에 몇분의 불참 소식에도 강행을 한것이 못내 죄스러웠읍니다만. 무엇이던 의미는 있듯이 저는 그날로 만석님의 서러움을 한없이 내리는 빗물로 씻어내고 불어난 강물에 띄워 보내려 했읍니다. 하지만 반가운 분들과의 기약없는 이별을 접고 앉았으니 뜻모를 외로움에 야윈 마음이 퉁퉁 불었읍니다.
팔공선달 모두에게 고맙다고만 전할 뿐이고 건강하셔서 보다 좋은 인연들과의 인연을 마음껏 즐기시라 염원할 따름입니다. 진정으로 감사합니다. 철푸덕 ^^=
그대그시절 신세를 많이지고 와서 짐이 더 무거워 젔군, 우럼각시님께도 감사를 .
당근돼지 |  2010-07-13 오후 4:40: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집안의 갑작스런 경사로 참석치 못해 ........죄송합니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어 좋은 글 올려주시어 .......감사 드립니다.  
그대그시절 당근님 이번에도 맞낫으면 하고 기대했는데... 다음 10월 태백산에서는 꼭 뵙고 싶으오
才英사랑 |  2010-07-13 오후 4:46: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와우, 잘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대그시절 영재님, 건강까지 기원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꽁꽁수 |  2010-07-13 오후 8:11: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자상했던 옆집 아저씨에 다정스러웠던 모습이 떠오름니다 .
초등학교때 선생님에 얼굴처럼 인자스럽고 모습이 ...
첫 사회에 입문에 두려웠던 선배들에 얼굴까지 ..
수고 많으셨습니다 .
부디 건강하시고 예전처럼 광장에도 활발한 글 기대함니다 ..
사모님 말씀도 잘 들으세요 고집 피우지 마시고 ...
언제나 존경함니다 ..꿉벅

 
그대그시절 뵌지가 어그제 같은데 벌서 3개월이 넘었군요. 그간 건겅에 문제가 있었다고요? 지금은 괜찮은지요? 10월 태백산에서 만나면 좋겠네요. 감사.
협객行 |  2010-07-13 오후 8:29: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20살때 배낭여행 한답시고 막무가내 지리산에 갔던 적이 있었지요.^^
그때도 비가오는 날 이였고요. 고속버스 라디오 방송으로 청춘가가 울려 퍼지는데
청~춘 하던 그대 그 소리가 아직도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글을 읽노라니 그시절 그때로 돌아온 것 같아 술 한잔 안 할 수 없습니다.그려~  
그대그시절 협객행님. 공감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지리산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있으시군요. 추억은 무형의 재산이지요. ㄱ ㅅ
일곱길거리 |  2010-07-13 오후 9:15: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왕형님 어르신과 만나기 이전부터 마음이 무척 설레였습니다.많은 말씀를 경청하며 좀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었습니다.다음 번에는 사모님과 손을 꼬옥꼭~잡으시고 함께 나들이하시는 모습을 보았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사모님께서 나들이가 불편하시다면 저희가 한 번 찾아뵈어도 좋겠지요.결국은 선비만석 형님께서 많은 인연을 이어주었구나~하는 생각에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또 뵙겠습니다.꾸우벅~  
그대그시절 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 여러분들을 뵙고나면 제가 한아름 마음에 담고가는 것이 많아 행복합니다.
꿈꾸는꿈☆ 안녕하세요 빈삼각님. 오로의 나도작가 코너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삭막한 승부세계인 바둑사이트에서 한 귀퉁이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공간을 마련하고 바둑인들중에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중에 문학적인 취향의 글은 나도작가에 바둑과 관련된 것은 오로광장에 기고하는 정도라고 봅니다. 수작이 올라오면야 여러모로 더욱 좋겠으나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해서 수작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다수 공감하고 넘어가는 정도라면 이런 공간이 아주 유용하고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삭막한 아파트 단지내에 중간중간 공원이 있는 것처럼요. 그 공원에 반드시 좋은 나무만 있어야 하거나 좋은 시설만 있어야 하지는 않듯이요
꿈꾸는꿈☆ 일방적으로 쓴소리 하신다고 이해하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애교스럽게 쓴소리를 하시거나 청원하듯이 쓴소리를 하시는 것은 눈쌀 찌푸릴 일은 없겠으나 자칫 그나마 좋은 분위기를 해할지 모른다는 염려를 하게 됩니다. 그럴 일은 발생되지 않으리라 믿어보겠습니다.
황소걸음마 |  2010-07-14 오후 1:46: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대그시절 큰형님 글 잘보고 있습니다
꼭한번 뵙고싶었는데 인연이 묘하니 자꾸 비켜 가는듯 합니다
이번모임에 저또한 가기로 약속을 했다가 게인적인 일로 못갔습니다
저번 서울모임도 그랬고요
사진으로나마 큰형님의 인자하신모습 뵐수있었으니 언젠가는 뵐날있겠지요
늘 건강하시고 왕성하신필력 기대 하겠습니다  
그대그시절 선달에게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남해안 쪽에 게시다고요? 한번 찾아뵐때가 오겠지요.그날을 기려봅니다.
AKARI |  2010-07-14 오후 4:44: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의 닉네임중...가장 아름다운 닉네임중의 하나를 쓰시는
(이건 아카리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대그시절님...^^

늘 건강하시고 활기차게 행복한 나날들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좋은 글도 많이 쓰시고요...늘 그자리에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대그시절 아카리님 감사합니다. 제 아이디를 높게 사주시니...
난빈삼각 |  2010-07-14 오후 5:32: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죄송합니다....상세하게 보지도않고 경솔히 댓글달았습니다. 무슨친목회사이트냐 싶어서 댓글달았습니다만..다시 정독하고서야 년세도 많으신줄 알았고요...의도도 와닿더군여...사과드립니다.  
才英사랑 오해를 푸셨다니 다행입니다.^^ 걱정했었는데...
팔공선달 ^^=
그대그시절 하하. 제 잘못이 아니였군요. 저는 저의 아둔한 생각에 잘못이 있었나 싶어 마음에 걸렸었는데 면피를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글이나 몸가짐에 더 신경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술익는동네 역~~쉬, 삼각님 ....
술익는동네 |  2010-07-14 오후 8:22: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난빈삼각님 .홧팅!! .
여행기 2탄 좀 부탁해여 ..^^*  
그대그시절 오랫만에 뵙습니다. 술은 잘 익어가는지요? 깊은 향이 여기까지 퍼지는 군요. 감사합니다.
황포돛대1 |  2010-07-14 오후 9:50: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노익장을 과시하는 건강과 성의가 보기 참 좋습니다,,
비봉에서 대구라,,,,참 먼거리를 다녀오신 열정은 부럽습니다..
좋은사람들을 만나러 갔다오셨군요~~
비봉,,,언제들어도 정다운 지명입니다,,,건강하세요~~  
그대그시절 비봉을 기억해 주시는 군요. 고맙습니다.
淸風徐來 |  2010-07-14 오후 10:21: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물흐르듯 자유로운 글입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셨고, 마치 친구와 대화하는듯 격이 없었습니다. 다음에 뵐 때는 더욱 질퍽하니 즐거울듯 합니다.  
그대그시절 여러가지로 고마웠습니다. 불편을 마다 않고 받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래 잊지 않겠습니다.
youngpan |  2010-07-15 오전 12:18: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여러모로 운신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리..불가 였습니다..
아버님 49재 막재가 7월 25일이라 거푸 내려가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님은 잘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그시절 왕형님은 멋있으시군요..시꾸럇~ ㅎ..

건강은 늘 잘 챙기시구요..뭐 왕형수님도 얼굴 한번 보여 주세요..

두루 건강넘치시길..  
그대그시절 돼지고기와 밀가루를 못먹게하니 노력중입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외면하려니 쉽지가 않군요. ㅎㅎ.그래도 오래 살려니 전문가의 처방이 보약이겠지요. 감사
youngpan 그렇죠..이왕 사는 김에 무병하면 좋지 않겠습니까?..일찍 병마에 시드는 것은 차마 하지 못할 일인가 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차를 한번 챙겨 보세요..
회심가 |  2010-07-20 오후 2:22:2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갑자기 배가 고파 집니다. 질퍽한 보리밥에 짭조롬한 명란알젓이 떠오릅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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